중환자실에 계신 모친 찾아 뵙느라 만사 제쳐놓고 열흘 동안 병원에만 다니다 어제 퇴원시켜 집으로 모시고
2주 만에 배낭 메고 나섰더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영동고속국도 들어서니 빗줄기는 굵었다 가늘었다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내린다.
어제 퇴원하신 모친이 궁금하여 전화하니 병원에서 달고 나온 음식물 넣는 코줄을 뽑으셨단다.
동생이 새벽 3시까지 밤새 지커보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6시에 일어나 보니 몰래 뽑으셨다고 한다.
약은 모두 가루로 만들어 무척 쓴데 어떻게 삼킬런지, 목에 가래가 많아 음식물 드시다 기도로 넘어가
응급 처치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퇴원 하신건데 음식은 또 어떻게 드셔야 할지,
당분간만 끼고 계셔도 좋으련만 그 새를 못참고 뽑으셨다니 걱정이 크게 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침식사 후 몇 십분 후 들머리 도착, 산행 거리가 짧은 2진에 머무를까 생각도 해 보다가
언제나 그렇듯 날씨에 관계없이 산행은 진행되므로 이번에도 예외없이 1진 종주 팀에 합류했다.
가늘게 이어지는 빗줄기 속을 헤집고 오르니 얼음 위로 물이 흘러 길이 빙판을 이룬다.
높이 오를수록 눈은 그대로 쌓여있고 낙엽 밑엔 녹다만 얼음이 숨어 복병을 이루고 있다.
들머리 고도가 높아 정상까지 600m 정도의 고도를 이루는 가파른 길을 오르려니 미끄럽고
내린지 오래된 눈에 발이 빠져 걷기가 더 힘들다.
계속 내리는 비에 우비를 입고 걸으니 금방 땀으로 범벅되어 윈드자켓과 점퍼 벗어 배낭에 넣고 운무 속을 헤멘다.
비가 쉬지않고 내리고 있어 사진 찍는 일을 많이 자제하고 열심히 걸어 보지만 여전히 뒤로 처진다.
해발 1175m 거문산 정상.
가파른 경사로 이루어진 오솔길따라 거문산 정상에 오르니 정상석은 없고 눈 위 이정표 기둥에 글씨만 써 있다.
거문산에서 금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무척 아름답다. 많은 고산들이 조망되는 곳이건만 날씨가 훼방을 논다.
전망대 바위에서 뜨거운 물과 과일로 칼로리 보충하고 다시 행진,
거문산에서 조망되는 금당산엔 눈이 퍼얼~ 펄~
일주일에 한 번씩 산행을 해도 따라 다니기 힘든데, 한 주 빠졌다 나온데다 눈이 쌓여 더 힘들다.
이정표 있는 사거리 지나 금당산 오르막은 거문산 오르막 보다 경사도는 낮지만 쌓인 눈이 많아 힘이 더 든다.
해발높이 1173.2m인 금당산 정상에서의 조망. 눈이 내리고 있어 멋진 모습이 다 감춰졌다.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Bus mate?
차 안에서는 언제나 내 옆에 앉는 짝꿍(左). 그러나 산에서는 걸음이 너무 빨라 어디쯤 가는지 볼 수가 없다.
입으로는 늘 "애인이 있었으면 쫗겠다"는데 그 앤은 언제쯤 나타날런지...ㅋㅋㅋ
금당산 정상에 오르니 많은 일행은 다 떠나고 몇 명만 남아 점심 식사 중,
라면과 만두가 끓는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공기 먹으니 몸이 한결 훈훈해진다.
밥을 다 먹고나니 함박눈이 펼펄 내린다. 아래에서 내리는 비가 높은 곳이라 눈으로 내린다.
구름 위로 우뚝 우뚝 솟은 산 봉우리가 군데 군데에서 손짓한다.
금당산은 사시사철 산행지로 알맞은 곳, 여름엔 금당계곡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금당산에서 금당리로 하산하는 길은 가뜩이나 가파른데다 눈과 얼음으로 덮여있어 긴장되니 다리가 엄청 아프다.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 길은 빙판을 이루고 눈도 녹지않고 그대로 쌓여있어 위험 요소가 많다.
하산하니 금당교 아래 물가에선 산행 길이를 짧게한 2진 일행들의 막걸리 파티가 끝나고 있다.
산행 소요시간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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