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

굴업도 트레킹 첫날(출발 ~굴업도 토끼섬)

opal* 2013. 6. 29. 21:30

 

 교통편이 까다로워 당일로 다녀오기엔 힘든 곳이라 선뜻 나서지 못했던 굴업도 트레킹,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기회란 잡으려는 자에게는 언젠가는 온다고 믿고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인천 연안여객 터미날에서 굴업도로 직항하는 배가 없어 덕적도까지 가서 다시 갈아타야 한다.

 

용산에서 출발하는 동인천행 급행 전철을 이용.

 

동인천역 앞(맥도날드)에서 연안여객 터미날행 12번이나 국제 여객 터미날행 24번 버스가 있지만  택시로 터미날 도착하여 일행 미팅. 

3월부터 성수기인 7,8월 전까지 옹진군에서 지원금이 지급되어 배삯을 50% 할인(\23,000이 절약) 받았다.  

굴업도를 당일에 다녀오거나 8일 이상 묵는 사람은 할인 행사에서 제외 된다고 한다. 

 

09:00 출발하는 덕적도행 개찰. 백령도나 다른 섬으로 가는 배들도 출항시간이 비슷하여 많은 승객들로 붐빈다. 

인천에서 굴업도까지 직행편은 없고 덕적도에서 작은 배로 환승 하는데 알아보고 가야 할 일이 있다.

홀숫날과 짝숫날에 따라 경유하는 섬이 달라 시간이 더 걸리고 덜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덕적도행 승선.

 

굴업도를 가기위해 덕적도행 배를 삼심 여년만에 타보게 되었다ㅎㅎㅎ,  

지금은 쾌속정으로 한 시간 여 정도면 갈 수 있지만 그 때는 작은 배로 두 시간 이상이 소요 되었었다.

 

인천항 출발 후 쾌속정 2층 뒷쪽문을 열고 나가보니 짙은 해무로 오리무중, 해무도 해무지만 좁은 공간은 흡연승객들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

 

밖에 나가 보았자 해무로 보이지를 않아 2층 선실에 앉아 조용히. 

 

인천항 출발하여 문갑도에 잠깐 들려 한 시간 15분 만에 덕적도 도이 선착장 도착하니 해무가 잔뜩 끼었다.

운치있는 분위기는 좋으나 굴업도행 배가 출항을 못할 수도 있겠다.

 

  타고온 쾌속정 코리아나호에서 내리니 바로 옆에 굴업도행 카페리 나래호가 기다리고 있다.  

 

덕적도를 둘러볼 시간은 없고 선착장만 잠깐 딛고 다시 굴업도행 배로 갈아 타야 한다.  

 

가이드 비타민님 굴업도행 배를 타기 직전 급하게 회를 구입하는데 소라가 많이 잡히는지 다른 생선은 별로 보이질 않는다.

 

덕적도에서 인근 작은 섬들로 운항되는 카페리.

 

코리아나 쾌속정을 하선한 덕적도 도이 선착장에서 바로 굴업도행 나래호에 승선. 카페리인데 차는 한 대도 안 보인다.  

 

추억이 담긴 덕적도는 아쉽게도 눈으로만 잠깐 보고 작별, 내가 처음 덕적도를 찾아왔을 땐 서포리 해수욕장 근처에 선착장이 있었다. 

1970년대 후반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여름, 덕적도 서포리 해변 옆 외진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지내던 어느날 밤 갑자기 폭풍우를 만났다, 

이이들은 피곤하여 깊은 잠에 빠지고, 바람에 텐트가 날아갈까봐 남편과 둘이서 바람오는 쪽을 등지고 앉아 두 팔 벌려  비와 바람을 막던 일,

고기 잡으러 나갔던 배가 돌아오면 선장님이 우럭 몇 마리씩 주시어 밤에 회를 떠서 먹던 일, (그 우럭의 첫 맛은 아직도 혀 끝에 남아 있는듯)

물을 갈아 마신 탓인지 집으로 돌아올 무렵  남편이 탈이 나 먹지도 못하고 고생했던 일 등... 이럴 때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친다고 했던가? 

 

굴업도행 나래호를 타고 덕적도를 출항하니 해무가 금방 가려 놓는다.

 

 

갈매기를 친구하며 달리는 동안 방금 전 구입한 소라회와 아직도 따뜻한 닭 튀김을 안주 삼아 취향에 따라 소주나 맥주  한 잔씩. 

 

바다 한 가운데 이렇게 작은 돌섬이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갈매기 쉼터.

 

"배에서 내리면 민박집에서 차를 갖고 와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팀도 같이 타야하니 빨리 내리라"기에 뱃전으로 내려왔다..

2층 갑판에 있다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더워서 땀이 졸졸 흐르는 계절에 바닷바람만으로도 추위를 느낀다.   

 

 

배가 달리며 가르는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추위를 느껴 점퍼 착용. 굴업도행 배에서 단체 기념 남기고 바로 하선.

 

목기미 해변 옆, 굴업도 선착장 도착. '사람이 엎드려있는 형상 같아 굴업도'라고 했다고 한다. (시진을 클릭하면 조금 크게 볼 수 있음.) 

 

배에서 내려 배낭은 짐칸에 싣고 작은 트럭 기사님 뒷자리에 네 명이 앉았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로 잠시 붐비는 선착장, 해무가 이곳 귤업도도 살짝 가려놓았다.  

 

운송수단이라고는 경운기나 작은 트럭 뿐 이다. 

 

매 끼니를 민박집에서 매식한다면서도 먹거린 왜 그리 많은지...술과 삼겹살, 수박, 과일 등을 얼음에 채워오니 짐이 크고 무거울수 밖에.

 

민박집 앞에서.

 

민박집 도착하여 점심식사 부터 해결. 새벽 일찍 출발하느라 식사가 부실했던 탓일까 모두들 꿀맛으로 느끼는듯,   

돌김, 고동무칩, 얼큰하고 시원한 해물 매운탕 등은 이곳에서 생산된 재료라 더 맛있다며 어떤이들은 밥을 더 달라기도 한다. 

 

식사 후 물 빠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 본 샤워실과 화장실. 따로 떨어진 건물에도 싱크대와 냉장고가 있어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민박집에서 식사를 직접 해먹는 팀도 있으나 우리팀(남 6명, 여 8명)은 매 끼니마다 민박집에서 해결하기로 결정,

일행들은 밖에 떨어진 건물 큰 방 두 개를 이용하여 6명씩, 우리 자매는 안채에 있는 작은 방을 차지했다.

 

점심 식사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다음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선다.

 

물빠지기를 기다렸다 해변으로 가니 민박집 여주인께서 토끼섬에 들어가 오래 있으면 섬에 갇히니 늦지않게 빨리 나오라고 부탁 하신다. 

 

마을이라고는 집 몇 채  정도. 공동 샤워실과 공동 화장실이 있다.

 

시야가 탁 트이는 썰물 중인 굴업(큰말) 해변의 아름다운 모습, 면적이 넓어 사진 한 장에 담기에는 화각이 부족해도 많이 부족하다.  

 

해변사진 찍고 맨 뒤에서 토끼섬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선두의 몰래 카메라에 잡혔다.

 

자매끼리 찍고 찍히는 이런 저런 모습까지도 몰카에...

 

모래가 고운 굴업(큰말) 해변에서 토끼섬 배경으로,   

 

해변 위 마을 쪽으로 보이는 흰 건물은 태양광 발전소 이다.

 

굴업(큰말) 해변에서 바라본 토끼섬. 물이 빠져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홀수와 짝수 날에 따라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의 소요시간이 다르고,  간조 시간도 맞춰 계획을 세워야만 토끼섬엘  들갈 수 있으니

날자나 배편 등 조목조목 따져가며 트레킹 행사 주관을 한 비타민님의 세심한 배려에 새삼 감사를 느끼며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배에서 내린 선착장에서 트럭을 타고오던 중 바다 멀리 바위 세 개가 보여 기사님께 물으니 '선단여'라고 한다.

 

 

물이 빠지며 들어난 굴이 잔뜩 붙은 갯바위,  

 

굴업(큰말) 해변에서 우측으로 보이는 개머리 능선,

 

굴업(큰말) 해변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토끼섬,    개머리 능선과 토기섬은 큰말 해변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 

 

물이 다 빠지질 않아 해변에 서성대는 일행들.

 

토끼섬 앞에 와 섰는데도 바닷물이 아직 다 빠지질 않았다. 

 

 

토끼섬과 연결되는 곳에 있는 바위엔 해초가 붙어 살고 있다. 물이 드나드는 여건과 생활 환경이 맞는 해초인가 보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모세의 기적은 이곳에서도 일어난다. 바닷물이 빠지게 되면 가장 먼저 들어날 부분,

 

이곳을 쳐다보며 서 있으려니 소매물도 갔을 때 추억이 떠오른다.

물이 덜 빠진 상태에서 성미 급한 사람이 먼저 건널까하고 바위 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져 다치는 바람에 소매물도는 구경도 못하고...

 

본인은 일부러 아쿠아 신을 신고 갔기에 물에 빠져가며 그냥 건넜더니 다른 사람들도 물이 다 빠지기를 못기다리고 건넌다.ㅎㅎ  

 

 

잠깐 사이에 바닥이 조금씩 들어난다.

 

토끼섬 위로 올라가며 좌측을 보니 해식와가 보인다. 지금은 물이 아직 덜 빠진 상태라 직접 가 볼 수가 없다.

 

해식와 (notch, 海蝕窪)

노치(notch)라고도 한다.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인하여 해안의 절벽 아랫부분에 좁고 깊게 형성된 침식지형을 말한다. 
이곳은 오랜 세월에 걸쳐 밀물과 썰물로 섬이 잠겼다가 드러나기를 반복하면서 바닷물의 염분이 해안 절벽 아랫부분의 응회암을

서서히 녹여 깊고 좁은 통로 모양의 해식와가 형성되었다. 본섬과 연결된 부분에서부터 약 120여m에 걸쳐 길게 형성되어 있고,
깊이는 3~5m에 이르러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해안지형의 백미로 꼽힌다.  2010년 4월 1일 문화재청은 이곳의 해식와를

학술적으로 귀중한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토끼섬 일대의 2만 5785㎡에 대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것을 예고하였다.

 

 

토끼섬 등성이 비탈면에  원추리가 보이기에 간신히 가까이 근접.

 

어떤이는 더덕 발견. 스틱을 이용하여 캔다는데 뿌리가 워낙 깊게 박혀 힘들어 한다. 더덕 냄새가 섬 전체에 진동 하는 듯...

 

토끼섬에서 바라본 굴업(큰말) 해변. 물이 빠지지 않으면 토끼섬에 들어올 수 없으므로 굴업도에 올 때 물때를 잘 맞춰와야 한다. 

지도에 보이듯 섬 자체가 둥글게 생기지 않고 들쭉 날쭉하여 리아스식 해안으로 굴곡이져 더 아름답다. 

 

칡덩굴과 망개 덩굴 등이 얽히고 설켜가며 섬 등성이를 덮고 있어 길이 흐릿하다.

 

해무에 가려진 선단여를 배경으로 서 보았다.  이 정도라도 볼 수있는 날씨에 감사.

 

마주 보이는 개머리 능선에도 해무가 오락가락.

 

 

칡덩굴로 뒤덮인 토끼섬. 모양이 토끼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 아니라 모 재벌회사에서 섬 전체를 거의 다?  매입하여 개발한다고 하니

환경단체에서 토끼 몇 마리 갖다 풀어 놓고 토끼섬이라는데... 암튼 요즘 매스컴에 계속 오르내리는 회장님은 비자금 문제로 곧 구속될 형편.

 

토끼섬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굴업도에서 제일 높은 덕물산(138m)이 조망된다. 수평선 뒤로 길게 보이는 섬이 방향으로 보아 덕적도 같다. 

 

섬은 많이 보이는데 이름은 잘 모르겠다. 

 

 

토끼섬 언덕에서.

 

칡덩굴과 망개 덩굴로 뒤덮인 토끼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나 하고 칡 덩굴을 헤치며  혼자 내려가보다 줌으로 등대 찍는 몰카에 잡혔다.

 

 

덕적도 남쪽 14km 거리에 위치한다는 선단여, 토끼섬에서 조망되는 모습이다. 

 

덕적면 백아리에 있는 기암절벽인 이 바위는 전하는 말에 의하면 예전에 노부부와 남매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노부부가 하루 사이에 모두 죽게 되었다.
그러자 인근 외딴 섬에 홀로 외로이 살던 마귀할멈이 여동생을 납치하여 자기가 살고 있는 외딴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 후 십여년이 흘러 장성한 오빠는 홀로 조각배를 타고 낚시를 하다 풍랑을 만나 어떤 섬에 정박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어여쁜 처녀를 발견한 총각은 사랑을 느끼게 되어 둘은 마귀 할멈이 없는 틈을 타서 사랑의 밀회를 즐기게 되었다.
서로 이루어질 수 없는 남매의 사랑을 개탄한 하늘은 선녀로 하여금 그들의 관계를 설명해 주게 하여 알려 주었다.

그러나 남매는 그의 말을 믿지 못하고 오히려 함께 죽는 편이 좋겠다고 고집하므로 하늘은 이들에게 천둥과 번개를 때리게 하여
불륜의 관계를 맺었던 남매와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 놓았던 마귀 할멈을 모두 죽여 버리고 만다.
그 후 그곳에는 세 개의 바위가 우뚝 솟아올라 사람들은 이것을 '오빠바위', '누이바위', '할미바위'라 하고,
또 다른 이름으로는 선녀의 말을 믿지 못하고 고집하다 벼락을 맞아
선녀들이 너무 안타까워 붉은 눈물을 흘리며 하늘로 올라간 곳이라 하여
 '선녀단'이라 하던 것이 점차 변음되어 '선단여바위'로 불리게 되어 한자로는 '선대암'이라 하게 되었다고 한다.

 

 (▼ 아래 사진은 해무가 없는 날 찍힌 모습으로 타인 작을 빌려왔더니 반대쪽에서 찍은 모습이다.)

낚시배에서? 백아도에서? 어디서 찍었을까?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낚시배에서 소리 지른다. "절벽이니 내려오지 말라" 기에 되돌아 서서 다시 꼭대기로 올라섰다.   

 

육안 보다는 렌즈의 힘을 빌려야 더 잘보이는 선단여. 인천에서 출항 할 때부터 끼었던 해무가 종일 걷히질 않는다.

 

많은 섬들과 멀리 보이는 선단여,  낚시배도 다시 한 번 쳐다보고 되돌아선다. 

 

해초가 물 속에 잠겨 있던 곳을 신발과 바지를 적셔가며 건넜던 곳은 물이 완전히 빠져 바닥이 다 들어났다.

 

토끼섬에서 본섬으로 되돌아가기.

 

 

오랜 세월동안 파도에 의해 동굴처럼 변형된 해식와 모양.

 

물이 빠진 동안은 햇빛도 많이 받고, 물에 잠기기도 하면 살아가는 해초.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밀물과 썰물을 환경으로 이용하며 바위에 붙어 살아가는 해초.

 

"목욕 시킨 후의 강아지 털 같다"는 동생의 한 마디에 같이 웃었다.

 

<개머리 능선>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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