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송편 빚기는 어린시절이나 결혼 후나 계속 이어지는 변함 없는 일, 다른 풍속은 생략된 것이 많아도 송편 빚기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송편 속 고물은 예전부터 늘 넣던 계피내어 쪄서 얼레미에 내린 노란색 녹두, 그리고 풋콩, 참깨 등을 미리 준비해 놓는다.
쌀가루 반죽도 치차로 물을 내어 노랑색, 쑥을 빻아 초록색, 쌀가루 그대로 흰색의 세 가지.
예전에는 익반죽하느라 뜨거운 물로 반죽 했는데 근래에는 찬물로 반죽해도 많이 치대면 송편을 찐 후에도 터지지 않고, 맛이 훨씬 쫄깃하다.
큰동서는 이것 저것 여러 음식준비에 손이 바쁘고, 장조카 며느리는 송편 빚는 솜씨 없다며 아예 전과 나물 등을 담당하고,
늘 같이 만들던 조카딸은 바쁜일로 외출하니 송편은 우리 두 며늘과 셋이 차지. 새로 들어온 둘째도 큰며늘 처럼 송편을 예쁘게 잘 빚는다.
위 사진 쟁반에 담긴 송편은 본인 솜씨. 본인은 송편이 한 입에 쏘옥 들어가도록 작게 만든다. 시간 더 걸리는게 흠이지만 더 맛있기 때문이다.
송편 만드는 일이 다른해 보다 더 오래 걸렸다. 점심먹고 빚기 시작하여 해가 넘어가도록 종일 밪어 지루하지만, 그래도 늘 즐거운 마음으로.
송편 빚는 일은 한 사람의 손이 얼마나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일인지 ... 나중엔 아들까지 합세.
큰 상도 모자라 만드는 대로 한쪽에선 찌고, 한 쪽에선 만들고...
솔잎을 떡에 직접 닿게 찌면 떡이 깨끗하지 않고 씻을 때 번거로워, 솔가지를 밑에 따로 걸치고 쪄도 된다.
금방 쪄낸 떡에 참기를을 바르면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 버릇을 해서 아직은 송편을 사먹어 보질 않았다.
집에서 만들면 휠씬 쫄깃하여 이웃에 나누어 주면 떡 맛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만들기는 힘들어도 잔뜩 만들어 놓으니 마음이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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