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신달자 - 4월의 꽃, 꽃, 어머니의 장롱

opal* 2015. 4. 5. 13:38

 

 

4월의 꽃

 

                                                             신달자

 

홀로 피는 꽃은 그저 꽃이지만

와르르 몰려

숨 넘어가듯

엉겨 피어 쌓는 저 사건 뭉치들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벚꽃 철쭉들

저 집합의 무리는

그저 꽃이 아니다

 

우루루 몰려 몰려

뜻 맞추어 무슨 결의라도 하듯이

그래 좋다 한 마음으로 왁자히

필 때까지 피어보는

 

서럽고 억울한 4월의 혼령들

잠시 이승에 불러 모아

한 번은 화끈하게

환생의 잔치를 베풀게 하는

 

신이 벌이는 4월의 이벤트

 

 

 

 

                                                        신 달자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팔을 들어

네 속닢께 손이 닿는

그 거리쯤에

오래오래 서 있으면 

 

거리도 없이

너는 내 마음에 와닿아

아직 터지지 않는 꽃망울 하나

무량하게 피어올라

 

나는 네 앞에서

발이 붙었다

 

 

 어머니의 장롱

 

                                                신달자

 

꽃밭이다

노랑 파랑 빨강

어머니의 희망이 방글방글 웃고 있다

 

찬란한 이부자리

향기 자욱한 꽃베게

 

멋스런 호랑나비

한 마리 우람하게 날고 있다

 

그 꿈을 지키시려고

누더기만 덮고

꽃밭 잠 속을 드나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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