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과 혈구산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 보고 있다.
원래는 이번주에 흑성산, 다음 주에 강화 고려산, 혈구산이 계획 되었으나 고려산과 혈구산의 진달래가 한창 피어 산행지를 바꾸었다.
지난주(2015.4.14.)엔 비도 내리고, 참석자가 적어 산행(동산, 작성산)을 취소했었다. (산행10년 중 한 두번 있을까말까 하는 일이다.)
고려산은 여러번 다녀왔으나 혈구산은 첫산행이기에 기를쓰고? 다녀왔다.
미꾸지고개에서 산행 시작하여→ 낙조봉(혈구산 갈 욕심에 적석사로 내려가는 일은 생략) → 고려산 정상,
날씨가 좋아 정상 부근의 진다래 군락지엔 많은 인파가 몰려 있고, 진달래는 한껏피어 유혹한다. 이미 진곳도 많다.
정상 군부대 시설아래 바람없는 따뜻한 곳에 자리잡고 혈구산을 마주보며 다 같이 맛있는 점심식사,
밥을 먹는 중에도 저곳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로 갈등, '거리가 가까운데도 한 번도 못와본걸 보면
앞으로는 기회가 없을것 같아 이번에는 꼭 가야할텐데'가 80%이긴 한데 과연 체력이 될런지???
마주보이는 혈구산 줄기는 끝없이 뻗어있어 산행지에 나와있는 5~6시간으론 어림없게 생겼다.
(아침 햇살에 화사한 진달래 사진은 우측 목록 '꽃과 단풍' 중 → 강화 고려산과 혈구산 진달래 ← 클릭)
점심식사 끝내고, 가파르게 떨어지는 고비고개로 내려가 잠시 고심끝에 다시 혈구산을 향해 오르막 →
1,2,3봉을 거쳐 혈구산 정상으로 가야하는 것을 1봉에 올라 잠시 휴식 중 일행들 보다 앞서서 걷다 2봉 오르막에
좌측으로 우회로가 보이기에 중턱으로 혼자서. 세 번째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우회로는 여전히 이어지기에 가다보니 완전히 혈구산 정상 뒷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위치상으론 더 돌고 돌은셈.
ㅎㅎ약삭빠른 고양이 밤눈 어둡다더니... 편한길 찾다 더 멀리 와버렸다. 그나저나 일행들 못만나면 어쩌지?
뒷쪽에서 혈구산 정상으로 오르는 깎아지르는 오르막은 얼마나 가파르던지...
초반에 2, 3봉을 오르는게 훨씬 나을뻔한 생각을 하니 후회막급.
이미 때는 늦은일, 몇 발작 오르다 말고 뒤돌아 조망 감상하며 몸은 고달퍼도 마음은 즐겁게~
오전내 걸었던 고려산을 마주 보며 정상에 오르니 후미대장 소리가 들려 얼마나 반가운지.
전체 20여명 중 반은 고려산 산행으로 끝내고, 반 정도 혈구산으로 온 것인데 모두 퇴모산 향해 떠나고 2명만 남아있다 만난 것이다.
정상에서 기념 남기고 다음 봉우리 퇴모산을 향해 능선따라 내려딛고 다시 큰 봉우리를 만나 퇴모산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작은 봉우리를 또 넘고 또 넘기를 계속, 다음 봉우리 오르며 지쳐갈 무렵 노송 군락지 그늘에서 잠시 휴식,
맛있는 커피와 싱싱한 사과로 목 축이고 다시 오르니 그때서야 퇴모산이 나타난다. 외포리까지는 아직 끝이 보이지도 않는데...
퇴모산에선 조망이 완전히 바뀐다. 북쪽의 고려산 줄기 대신 남서쪽 바다로 이어지며 펼쳐진 조망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고도를 떨어뜨리며 솟아오른 봉우리들은 아기자기 재미있지만 산행 시간이 길어지니 지루하기 짝이 없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이젠 마지막 봉우리이겠지 하며 오르고 보면 저 앞에 봉우리가 또 보이기를 계속,
멀리 임도가 보여 내려가면 끝나나 보다 하고 가보니 절개지 위로 다시 오르라는 선두의 안내지가 보인다.
"와 또 속았네?" 오르막에 "이젠 발이 안떨어져 못오르겠다" 고 하니 후미대장이 스틱 잡고 끌어 준다.
그러고도 뒷동산 같은 봉우리들을 넘고 또 넘고...
그래도 편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암릉이 아닌 육산이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완전 바닷가 외포리 선착장까지 내려오니 7시간 20분이 걸렸다.
혈구산 오르며 셋이 걷다 떨어진 두 사람,
혈구산 오르는 중 먼저 떠났는데 퇴모산 지나 다른 방향으로 내려가 아직 도착 안했다며 걱정들하고 있다.
모두들 지치긴 했지만 얼굴은 화기애애한 모습들이다.
'이제는 긴산행 못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해냈다" 는 성취감은 고생한만큼 크게 와 닿는다.
몇 주전 큰일 치루신 가페지기님, 외포리에서 식사 턱 내시어 맛있게 저녁까지 먹고 귀가.
산행 시간은 많이 걸렸어도 거리가 가까워 집에는 일찍 도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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