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추분의 코스모스를 노래함

opal* 2021. 9. 24. 19:32

추분의 코스모스를 노래함 

                                    김명인

 길섶에 뿌려놓은 코스모스 여름내내
초록줄기를 뻗더니
길가에 추분의 꽃대들을 잔뜩 세웠다
아침나절에 내려놓은 햇살 제법 선선해졌지만
아직도 한 무더기 무더위가 짓누르는 한낮,
코스모스가 이룩한 생산은 수백 수천
꽃송이를 일시에 피워낸 것인데
오늘은 우주의 깃털바람 그 꽃밭에다
하늘하늘 투명한 햇살의 율동 가득 풀어놓고 있다
알맞게 온 색색의 꽃잎들이 결을 맞춘다
새털처럼 가벼워진 지구가
코스모스 잎잎 위에서 저마다의 이륙을 준비한다 

 

햇살 밝은 한 나절 하늘 아래 빈 의자 
모진 비바람과 폭설을 이겨내며 
그 자리 지키던 한 그루 나무  
그늘을 만들어 기다려주던 기다림이 
듬직한 의자로 변모 중   
혼자 보다는 동행이 좋다며 
한 몸을 똑같이 반반씩 나누어 쌍으로 만들고  
누구에게나 기회 주기 위해 접근하기 쉬운 
산책로 바로 옆에 
네 다리보다 더 튼튼한 안정감 있는 그루터기 

 

고마리 
여뀌 
도토리 
미국등골나물 

 

제 철 찾아온 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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