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방화대교 야경(夜景)

opal* 2021. 10. 22. 23:26

낮 시간에 산책을 못해 저녁식사 후 공원 걷기에 나섰다. 

한 번 걷기 시작하면 보통 열 바퀴, 공원까지 가고 오는 시간 합치면 딱 두시간이 소요된다. 

날씨가 추워도 두 세 바퀴만 돌면 몸에 열이 나고 땀이 후줄근 배어 나온다. 

여름 날씨엔 일부러 낮시간 피해 저녁에 걷기도 하지만, 요즘은 공원길 걸은지가 한참 되었다. 

 

부지런히 땀 흘리며 다섯 바퀴 돌고 여섯 바퀴 째인데 앞에서 걷는 이에게 길 묻는 소리 들리고,

대답은 "모른다" 였다.  카메라 가방 메고 삼각대 들고 묻는 폼이 내가 알 것 같아 참견을 했다.

"어디 가려고 그래요?"

"팔각정 가려고 그러는데요."

"팔각정이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잘 몰라요, ㅊㅎ정 찾는거 맞죠?"

"네"

"여기선 아무리 설명해도 캄캄한 산 속인데다 오솔길이 여러 갈래라 못찾아가요. 

내가 같이 가 줄테니 날 따라와요."

 

평소 자주 다니는 곳이라 앞장서서 산 속으로 들어서서 오르막 오르니

뒤 따라오며 휴대폰으로 불빛 비춰주며 "가로등이 있는 줄 알았어요." 한다. 

 

"다음부턴 조금 일찍 오세요, 그래야 저녁하늘도 파랗게 예쁘게 나오고, 다리 불빛도 예뻐요."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인데 이렇게 늦게 왔나요?"

"본가는 ㅂㅅ동인데 지금은 천안에서 부터 오는 길이라 늦었어요." 

 

삼각대 받쳐 놓고 느린 셔터 소리 내며 찍기 시작하는데 옆에서 보니

달리는 차가 많지 않으니 멋진 선이 나오질 않고 도로가 너무 밝게 나온다. 

"다음엔 차 많이 다니는 퇴근시간 무렵에 와 봐요."

"그래야겠네요. 내일 주말이니 또 와봐야겠어요."

 

덕분에 나도 몇 컷 터치 해보았다. 

휴대폰으로는 셔터 속도 조절도 안될 뿐더러 여러가지로 조건이 좋지 않아 

잘나오지 않을 것 알면서도 "떡 본 김에 제사 지내는" 마음으로 눌렀다. 

 

"오늘 참 많이 감사했습니다."

"잘 들어가고 좋은 작품 많이 남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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