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22 설날

opal* 2022. 2. 1. 16:01

멀리서 영상으로 세배하는 손녀, 

"그래 그래, 예쁜 우리 손녀야 고맙다. 

울 손녀도 새해에 복 많이 받고 

건강하고 예쁘게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코비드 19로 인원 제한 지침에 따라 설 풍경이 달라져

명절 때 큰댁 못간지도 세 해가 지나갔다.   

한 달전 세 식구가 와서 하룻밤 자고 간 작은 아들네는 이번에 못 오고,  

딸은 "엄마 우리 애들이 컸나봐요.

이제 안따라 다니러 들으니 나도 다음에 갈께요."

"그래라, 코로나도 위험하니 조심히들 지내거라."

 

 

 

새해 아침의 기도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 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 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의 생명인
우리네 영혼 안엔
사철 자라나는
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
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날마다
주님의 음식상에
바치게 하옵소서

 

애들이 오지않아 웬지 쓸쓸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일찌감치 눈 쌓인 산으로 달려가니 

오히려 덕분에 횡재한 기분,

낮시간 지나 녹거나 바람에 다 날리면 어쩌나... 

 

오후 되어 큰아들 내외는 아들 데리고 처가로 간 저녁   

작은 애들이 오지 않으니 이번 명절은 일상의 저녁이 되었다.    

 

첫마음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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