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낮도 좋고 밤도 좋아라

opal* 2022. 1. 30. 17:20

남쪽에선 계속 꽃소식 날아와도
이곳은 아직 동토(冬土)의 나라

낮에는 산으로 간다.
늘 같은 길 걸으며 같은 나무를 보아도 나무들은 어느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색을 달리하고 모습을 변화 시키며 기다려 준다.
자연의 모습이 사시사철 은근슬쩍 슬그머니 달라지듯 내 생각도 늘 같지 않다.
그래서 낮이면 산에서 살고 싶다.
그들만의 은밀한 대화 엿들으며 함께 동참하고 싶은 낮 시간이 좋다


저녁이면 다른이가 책 읽어주는 걸 듣고 있다.
책은 그날 그날 장르 구별없이 무작위(無作爲)로 듣게 된다.
어느 땐 한 편도 다 못듣고 잠들 때 있고 어느 땐 두 세 편도 듣는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들은 것을 또 들을 때도 있다.
온세상이 바이러스로 나다니기 힘든 때지만
남들의 삶 엿볼 수 있는 길고 긴 밤 시간도 좋다.


산둘레 한바퀴 휘 돌고 돌아오니 단지내 주차금지 라바콘을 어떤이가 차에 싣고 줄행랑을 친다.  
아니 훔처갈 게 없어 저런 용품까지 도둑질을?
까민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유유히 떠나는 남자,  지긋하도록 먹은 나이는 어디로 먹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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