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고흥, 거문도 여행 중 만난 꽃과 시

opal* 2022. 6. 6. 23:29

지역이 남쪽이라 더 일찍 피고, 밖에서도 잘 자라는 치자
호랑가시
무화과
복숭아
연홍도에서 만난 '당아욱'.

오늘 동행인이 전에 대마도 여행 때 같이 갔던 일행이기에 이 꽃(당아욱)
"대마도 여행 첫날(2013.6.10) 수선사 앞에서 처음 보았다"고 했더니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 한다. 

 

▼ 거문도에서 

등대 따라 가는 길
           
                            최원준 

등대 따라 가는 길...
바다를 가없이 비추인다는 것 
비추어 길을 내어주고 이끌어 준다는 것 
참으로 경건하고 엄숙한 일이다 
하여 그 길 따라 간다는 것은 
안온하면서도 기꺼운 일 
어미의 자궁 찾아 가는 길과 다름 아니다 
해서 배들은
바닷길 따라 제 길을 내고 
등대는 늦은 귀항의 배들을 기다린다 
하루 종일 자궁 속처럼 드나드는 자식을 품어 주는 것 
그래서 바다를 ‘희망의 도가니’ 로 만드는 것... 
등대 따라 가는 길이다 

 

광나무
바닷가에서 자라는 상록 '우묵사스레피'.
찔레

그 길 


                          김민휴

내 생애 딱 한 번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숨긴 사랑이 있게 된다면 
아무도 모르게 
그 사람과 함께 걷고 싶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 

뜨겁고 무거워 
목넘길 때마다 아픈 내 생 

아껴 두었던 내 하루 헐어 
함께 다 써버리고 싶은 그런 
사랑이 있게 된다면 
목넘어 길 손잡고 건너 
동백숲 굴 함께 걷고 싶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 

 

갯까치수염, 구 등대 담벼락 높이 있는 것을 줌으로 당겨 찍음.
갯메꽃

섬 

                                   최정원


마음속에
섬, 하나 자라고 있다

때로는 밀물에 떠밀려
아득히 먼 수평선 끝자락에서
보일 듯 말 듯,
애를 태우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해일처럼 다가와
미역 자라듯
가슴속에 뿌리 내리고
태산처럼 자라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해당화도 피우고
마냥 슬퍼 보이는
갯메꽃도 피우면서 
                                     (최원정·시인, 1958-)

 

갯강황
상록성 '광나무'

주로 남부지방에 분포, 물푸레나무과, 정목 또는 여정목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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