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청포도, 서울대공원('230609,금)

opal* 2023. 6. 9. 20:26

어제((6/8) 저녁,  며늘이  "내일 오후 친구들과 가평 사는 친구 집에 가 하루 자고 모레 올거에요" 했기에
"가서 잼있게 잘 놀다 오너라" 하고 오늘 아침 식사 후 먼저 집을 나섰다.  

어제 밤엔  소나기가 그리도 심하게 퍼붓더니 아침부터 날씨가 쨍 하다.  
쾌청한 날씨에 여행 가느라 못오는 친구는 괜찮지만,
몸이 편치 않아 불참 소식을 알리는 친구들은 날씨에 반비례 하니 마음이 좀 안좋다.  

급행으로 환승 후 한참을 달리다 문자 오는 소리에 잠시 휴대폰에 집중 중,  
안내방송 듣고 깜짝 놀라 얼른 내려 평소와 다른 모습에 정신 차리니 한 정거장 미리 하차,
다시 기다렸다 올라타고, '이번 차는 완행일테니 사이에 두 정거장 다 쉬며 가겠구나'
하며 느긋한 마음인데 웬걸? 바로 동작역이네?
눈에 익은 곳이라 곧장 앞으로 가 짧은 에스칼레이터 타고,
무빙워크에서도 부지런히 걷고, 다시 아주 길고 높은 에스칼레이터에서도 걸어 오르고,
계단을 피해 엘리베이터 타고 마지막 승강장까지 올라 바로 오는 차를 다니 ...
나도 그렇지만 차는 또  왜 이런대?
기껏 힘들게 갈아 탔더니 사당까지만 간다네?
어쩐지 사람들이 얼마 없더라니...  
또 내렸다 다시 타려고 기다리니 차는 왜 이리 더디게 오는거아?

친구들이 기다릴 것 같아 사정 얘기 문자로 써보내며
먼저  가 자리 잡아 놓으라 하고,
다시 오는 차에 올라
"현재 사당역 이번 오이도행 열차에 아무도 없나요?"
하고 문자 올리니 같은 차  앞칸에 있다고 한 친구에게서 답신이 온다.

아침까지 못나오겠다던 친구 둘이 나와 8명 중 5명 참석.(명ㅈ, 화ㅇ. 초ㅇ 불참)
전에 앉아 놀던 나무 아래 탁자와 의자가 붙어 있던 벤치는 없어지고,
파고라를 설치한 곳에서 다섯이 옹기종기 편하게 마주앉아  
각자 준비해 온 모듬 찰밥과 유부초밥, 찐감자, 맛있는 김과 반찬 등 펼쳐 놓고
골고루 나누어 먹고, 과일과 쿠키, 커피까지 마신 후
초록과 연두가 적당한 비율로 어우러진 녹음 속 그늘에
갖고 간 자리 깔고 팔 베고 누워 모든 걸 다 잊으니 만사가 태평,  이보다 더 편하고 좋을 순 없다.
가뜩이나 빽빽하게 키 큰 나무 그늘과 넓은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초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데다 차가운 땅바닥 온도는 그대로 체온과 밀착하니
한 친구는 춥다고 이불 타령을 한다.
"몸이 시원치 않아 약먹고 안나오려다 나왔더니 힐링이 되어 그런지
머리도 말끔해지고 컨디션이 매우 좋아졌다"며 "다음 정모 전에 번개 한 번 더 쳐달라" 하니
한 친구는 "다음엔 찰밥을 더 많이 준비하고, 
묵은지도 준비 할테니 느네들은 밥 가져오지 말라" 한다.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는 숲은 역시 사람 마음까지 바꾸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걸을 수 있어 행복한 날,
좋은 날씨에 좋은 곳에서 오래 묵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한 하루에 감사 하는 날.
사는게 뭐 별 건가? 혼자 있을 땐 고독도 즐기며,  
마음 맞는 이들과 즐건 시간 가지며 하루 하루 건강하게 지내면 그게 다 행복이려니...
더불어 함께한 친구들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과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빌어 본다.  


'모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포도('230714,금) 사당동  (0) 2023.07.14
'230623(금) 청포도 번개, 대공원  (0) 2023.06.23
'230530(화), 죽마고우  (0) 2023.05.30
E com, 아난티('230523)  (0) 2023.05.23
청포도, 물향기 수목원  (0)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