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立春大吉 建陽多慶

opal* 2024. 2. 4. 18:22

 
'240204(일)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의 노래 

                         정연복 

겨울의 끝이
저만치 보이네

가슴 시린 오랜
추운 날들을

지금껏 잘
견디어 온 그대.

헤쳐가야 할
아픔과 시련의 시간

아직 그대의 발 앞에
놓여 있어도

이제는 눈물 거두고
웃으며 걸어가도 좋으리 

꽃 피는
봄이 눈앞에 있으니

가슴 가득 희망을 품고
기쁘게 살아가리라

힘차게
노래해도 좋으리 
 

봄을 위하여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여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입춘단장 

                             
박형진   

바람 잔 날 
무료히 양지 쪽에 나앉아서 
한 방울 
두 방울
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녹아내리는 
추녀 물을 세어본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천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 
흘러가는 물방울에 
봄이 잦아들었다 


 


난 지금 입덧 중-입춘 

                                   
목필균 

하얀 겨울, 
치마끈 풀어내고 살그머니 
가슴에 작은 꽃씨 하나 품었다 

설 넘긴 해가 슬금슬금 담을 넘자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역겨움
토해도 토해도 앙금으로 내려앉는 
금빛 햇살 

매운 바람 속에 꼼지락거리던 
꽃눈 하나 눈 비비고 있다
 




 24절기 중 첫 절기인 입춘은  봄이 시작되는 날 
군대 간 손자 훈련 받기 좋으라고 
봄 날씨 같이 많이 따뜻해진 포근한 낮 시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산허리 한 바퀴 돌았다 
저 멀리 여기 저기 솟아나는 건물이야 그렇다 쳐도 
산은 늘 그자리 지키며 우뚝 솟아 있었건만 
두 번을 더 다녀오고서야 알게 된 산 
 
사람은 누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만큼 살았어도 아직도 모르는게 너무 많으니 
얼마나 더 살아야 이 것 저 것 골고루 많이 알려나? 
 

 

※ 오늘 날씨
전국 '입춘 고온'...서울, 12.2℃ 역대 최고 기온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3월 중순의 봄 날씨, 
특히 서울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입춘'으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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