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54(토) 한 달여만에 나선 산책길
삼월 마지막날 다녀오고 사월 한 달 산책을 나서지 못했더니 봄꽃들이 피었다 지고, 쪽동백도 어느새 하얀꽃은 다 떨어지고 넓은 잎만 너울너울, 숲에 생기가 돌고 신록은 이미 건너 띄어 녹음방초(綠陰芳草) 우거지고 꾀꼬리 소리 요란하다.
바위 틈에 뿌리 내리고 사는 제비꽂이 있어 돌보다 그동안 뜸했더니 다른이가 대신 사진을 찍어 보내 욌는데 꽃송이가 작년보다 숫자도 적고 생육상태가 부실하다. 작년 봄엔 열심히 물주며 신경쓰다 올봄엔 만나지 못해 손길이 덜 닿는 것을 꽃은 먼저 눈치 챘나 보다. 혹여 내일 비가 올 지언정, 종말 전 사과나무 심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물을 흠뻑 주고 왔다
밀양 위양지를 떠오르게 하는 하얀 밥풀 이팝꽃도 어느새 피어 숲과 조화를 이루며 돋보이고, 그동안 즐겨 다니던 오솔길은 풀밭으로 변해 버렸다. 이른 봄 한파에 개구리 알이 얼어 걱정했던 습지엔 작고 까만 올챙이들이 꼬물대며 신나게 놀고 있어 얼마나 반갑던지...
오전엔 쾌청하던 날씨가 오후엔 꽃가루 탓인지 미세먼지 인지 바다에 해무 끼듯 뿌연 날씨로 변했다.
정상 커다란 신갈나무 그늘 아래 긴 의자에 누워 잠시 쉬려니 멀지 않은 곳에서 딱따구리가 반복되는 리듬으로 정적을 깬다.
오랫만에 걸어 그런가? 산 길을 걷는데 허깨비가 걷는 느낌? 지난 가을 대둔산 갔을 때 몸의 균형이 맞지 않고 어지러움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그 무렵과 같은 느낌 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주변 상황이 비슷한 걸 보면 스트레스 여파 같다. 스트레스는 그때 그때 풀어 내려고 애쓰는 편이니 며칠 걷다 보면 나아지리라 믿는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0614(금) 공원 저녁 산책 (0) | 2024.06.14 |
---|---|
'240509(목) 연속 사흘 산책 (0) | 2024.05.09 |
22대 총선 투표일, 진도 운림산방 (0) | 2024.04.10 |
'240405(금) '24총선 사전 투표일 (0) | 2024.04.05 |
'240331(일) 묵언 수행 (0) | 2024.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