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0. 지역적으로 가까워 다른 날 보다 30분 늦게 출발.
07:30. 안성 휴게소 마당에 테이블을 펼치고 따뜻한 국과 밥으로 아침식사.
08:50. 남 공주 IC. 오는 동안 날씨가 좋더니 이곳에 오니 구름이 많다.
지난 4월에 왔다가 안개만 보았는데 오늘도 전망을 못 보게 될라나?
09:20. 신원사 입구 도착. 매표소를 지나니 길 옆 집에서 낙엽을 긁어모아 태우는데 냄새가 싫지 않다.
몇 십 년 전 교과서에서 읽었던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며’ 생각이 난다.
극락교를 건너는데 계곡에 물이 없다. 봄에 왔을 땐 계곡에 물이 많더니... 땀을 뻘뻘 흘리며 돌계단을 오르니
며칠 전 잃어버린 스틱이 생각난다. 잡목 숲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역광으로 예쁜 단풍 색을 찍어 본다.
10:05. 버드나무면 버드나무고, 회나무면 회나무지 ‘버들회나무’가 뭐람? 처음 들어 보는 ‘사람주나무’(대극과)도 있고,
산딸나무, 쪽동백, 자귀나무... 많은 활엽들의 잎들이 지기 전에 마지막 모습들을 멋지게 색칠을 하고 있다.
10:20. 산행시작 1시간. 오르막 돌계단에 서서 한 모금의 물로 목을 축이고 숨을 고른 후 다시 오른다.
어제 비가 내린 후 갑자기 기온이 많이 내려가 쌀쌀해졌어도 흐르는 땀의 양은 여전히 많다.
나무계단 가운데에 줄을 매어 분리시키고 좌측통행을 시키니 질서란 지키면 편한 것.
나무계단 앞에서 안개 속의 나무들을 찍던 생각이 나 그대로 찍어보지만 날씨가 맑으니 분위기가 영 딴판이다.
10분 이내에 나무계단 4개를 다 오르고 나니 연천봉 고개. 갑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지는 사거리다.
좌측의 연천봉으로 암릉 따라 오르니 우측 아래로 갑사가 보인다. 이쪽에서 오르는 사람들도 많아 좁은 길이 복잡해진다.
헬기장을 지나 안개 속에서 멋져 보였던 소나무가 있는 곳에 가니 나무는 메말라 보이고 그 옆에선 사찰을 짓는지?
전기 톱질 소리가 온 산을 흔든다.
10:45. 연천봉(738.7m) 도착.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서서 동쪽을 향해 서니 우측으로 쌀개봉과 가장 높은 곳에
통신회사 중계 탑이 있는 계룡산 천황봉 (845.1m)이 우뚝 솟아 앞을 막고, 좌측으론 뾰족한 기암괴석의 봉우리들이
연속으로 줄지어 서있다. 닭의 볏을 쓴 용의 모습이라 했던가? 멋진 산줄기의 모습 감상하느라 사람들이 얼른 내려서지 못한다.
11:10. 연천봉 고개로 다시 내려서서 관음봉을 향하는 숲 속엔 어떤 나무는 불이 붙은 듯하고 어떤 나무는 색동옷을 입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 산에 바람이 한 줄기 불어오니 견디지 못하고 우수수 떨어지는 녀석들도 있다.
11:20. 관음봉 고개에 도착하니 반대편 동학사에서 오르는 사람들과 만나 복잡해지고, 관음봉(761m)에 오르니
관음정 정자에도, 표지석이 있는 바위 에도 사람들로 꽉 찼다. 자연 성릉의 암릉이 시작되며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돌길과
철 계단에도 한 줄로 늘어서서 걸어야 하니 속도를 낼 수 가 없다.
11:45. 좌측으론 갑사, 우측으론 동학사 계곡이 한 눈에 보이는 능선도 길이 좁아 남들 따라가며 비경 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12:30. 가파른 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시장기를 느끼지만,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과 멋진 바위 봉우리 보느라 눈이 바쁘니
산행을 하러 온 것인지? 비경을 담으러 온 것인지... 함께 온 일행들은 어디에 있는 건지...
12:50. 삼불봉(775.1m) 도착. 비켜서기도 힘든 철 계단을 딛고 올라서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둘러보니 입산금지 구역인 제일 높은 천황봉과 쌀개봉, 처음에 올라섰던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이
모두 한 눈에 들어온다.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고 조망이 뛰어난 이곳의 설경이 계룡8경 중 2경이란다.
13:10. 삼불봉 고개를 지나 남매탑 도착.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대니 일행을 찾는, 오늘 처음 후미대장 맡으신 분의 눈이 바쁘다.
그냥 하산하신 분들도 있고, 다른 곳에서 이미 식사를 하시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 배가 고프니 이곳에서 함께 도시락을 펼친다.
13:40. 사람들이 많아 동학사 길을 피해 갓바위 쪽으로 향하니 등산로가 폐쇄되어 큰배재 고개에서 하산 할 수밖에 없다.
점심 식사 후 한 시간 동안을 내려서는 울창한 활엽교목 숲. 간간히 섞여있는 새빨간 단풍잎과 노랗고 파란 형형색색의
호젓한 숲길이 더 없이 멋지게 보이는 분위기에 압도당하니 갑자기 마음의 동요? 옆에 좋은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14:40. 무풍교 앞 도착. 아침에 타고 온 애마를 찾아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5시간 20분.
2005. 10. 29.(土). 6개월 만에 같은 코스로 계룡산을 오르다.
'山行 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남 알프스 신불산과 영축산. (0) | 2005.11.29 |
---|---|
영남 알프스 천황산과 재약산. (0) | 2005.11.22 |
공룡능선(2) (0) | 2005.10.09 |
공룡능선.(1) (0) | 2005.10.09 |
주왕산 산행. (0) | 2005.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