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출발. 회원들이 다 타고나면 나눠주던 김밥과 떡이 생략 되었다.
07:30. 문막 휴게소. 다른 날 보다 일찍 휴게소에 들러 아침식사로 따뜻한 미역국과 밥을 담아주니 모두들 흡족해 하는 모습들이다.
09:30. 서 안동IC를 나와 시내를 거치는데 장날인지 길가가 복잡하다. 지인들이 있어 많이 드나들던 국립대학 앞을 지나며
안부를 물으니 반갑다며 들렸다 가란다. 보고픈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단체로 왔으니... 다시 보고픈 것이
어디 사람뿐이랴... 언제 들려도 호젓하고, 달팽이 같은 옛 화장실을 가진 병산서원, 하회마을,
제일 오래된 목조건물을 지녔던 봉정사, 도산서원, 새벽의 주산지, 임하 땜, 안동 땜, 많은 고택들...
10:50. 길가의 빨간 사과밭을 지나고, 세 군데의 약수 중 원탕이 제일 낫다며 오래 전에 식구들과 백숙을 먹던
달기 약수탕도 지나 월외 매표소에 도착. 차에서 내려 가을걷이가 한창인 산기슭의 고추밭 옆으로 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치고 오를 땐 종아리가 땡기더니 평지를 부지런히 걸으니 한동안 정강이가 아프다.
11:10. 달기폭포. 주변의 숲과 멋진 바위들과 맑은 물이 잘 어울린다. 몇 년 전에 왔을 땐 홍수로 다리가 없어지고 길이 망가져
자갈밭 같은 길로 지루하게 지났었는데 지금은 산뜻한 돌다리가 새로 놓여있어 걷기에 좋다.
11:30. 밭에 재배하는, 하얗게 피어있는 참취 꽃 밭을 지나 깊숙이 들어앉은 집 몇 채의 너구동 마을.
계곡물에 빨래하는 아낙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콘크리트 포장길은 여기서 끝이 나고 계곡물을 건너
금은광이로 가는 산길이 시작된다. 들꽃들과 수풀이 우거진 길에 분홍색 취 꽃을 보니 쑥부쟁이와 구별하기가 힘들
정도다. 큰 바위틈에 커다랗고 둥근 말벌집이 매달려 있다.
12:00. 월외 매표소 5.9km, 금은광이 1.1km 표지목, 평지 같은 산길을 부지런히 1시간 10분 동안 6km를 걸었다.
계곡물을 건너 가파른 오솔길 깔닥이를 치고 오른다. 땀은 줄줄 흘러도 여러 수종의 활엽들이 많아 한결 시원하다.
덩굴 우거진 나무를 지나 오르는 급경사의 자갈길을 스틱으로 콱 콱 찍으며 갈 之 字로 요리 틀고 조리 틀며 쉬지 않고 오른다.
12:15. 힘들게 능선길에 올라서니 금은광이가 아직도 700m 남았단다.
12:25. 산 중턱의 오솔길을 산허리 따라 뱅뱅 돌아 금은광이 삼거리 도착. 812.4m의 금은광이 봉우리를 옆에 놔두고
제 3폭포 쪽으로 내려서는데 급경사 길이 만만치 않다. 며칠 전 지리산 산행 때 혹사시킨 무릎 때문에 조심 하지만
워낙 가파르다 보니 맘대로 제동이 안 된다.
12:45. 계곡 물에 손을 닦고 과일로 목축이고 계곡 따라 내려선다. 옻나무를 닮은 붉나무의 잎이 어느새 물이 들어 제법 빨갛다.
13:00. 나무로 만든 아취형의 금은광이 다리 앞 도착.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 내원동과 가메봉, 상의 매표소 삼거리다.
맨 앞의 선두 몇 명은 가메봉과 내원동까지 들러온다 했는데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여 못 간다.
우리 뒤의 후미팀들은 주왕산 정상도 안가고 폭포 구경하러 간단다.
2단으로 떨어지는 제3, 아름다운 2폭포 구경하고 다시 산으로, 나무계단 오르니 굴참나무 숲에 섞인 붉은노송 춘양목이 돋보인다.
13:35. 후리메기 삼거리. 가메봉 가는 길과 주왕산 가는 세 갈래길.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주왕산은 아직도 2.5km가 남았단다.
앞뒤가 막힌 숲속 길이지만 맑은 계곡물을 따라 오르니 한결 시원하다.
13:45. 맑은 물위에 어느새 물든 낙엽이 한 둘씩 떠다닌다. 곳곳에서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대장님과 너 댓 명이
물가에 둘러앉아 맛있는 성찬의 시간. 집에서 담갔다는 포도주 반잔이 빈속에 들어가니 알딸딸해진다.
14:10. 주왕산을 2km 남겨놓고 오르는 바위 길은 포만감으로 더 힘든 걸까? 아직 공사 중이라 붉은 난간을 세우다 말았다.
다시 밧줄을 잡고 오른다. 바위가 부서진 자갈길, 가파른 오르막을 스틱을 부여잡고 오른다.
14:25. 쭉쭉 뻗은 송림 밭 능선에서 심호흡을 몇 번하고 나니 또 깔딱이다.
14:35. 칼등 고개. 아직도 정상이 1.1km 남았단다. 오래 전에 수피를 벗겨 빗살무늬 토기처럼 변한 아람드리 소나무가
군데 군데 꽤 많다. 일제 시대 때 송진을 채취하느라 그랬다는데 보기에도 흉하고, 나무가 불쌍하다.
14:45. 오르막에 흘린 땀을 보충하느라 얼음물 한 컵을 들이킨다. 정상은 아직도 600m...다시 오르막.
밥을 안 먹고 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몸이 힘든 만큼 맘도 힘들다면 이 짓을 아무도 안 하겠지?
14:55. 주왕산 정상(722m) 도착.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15:00. 기념사진만 찍고 그대로 하산한다. 내리막 자갈길에 무릎이 아프다.
15:15. 바위가 병풍같아 석병산이라더니 이제야 큰 바위들이 제법 보인다. 전에 왔을 땐 이곳을 안들려 이런 멋진 모습을 못봤다 .
15:30. 청련대 앞. 눈앞에 우뚝 솟은 바위가 위용을 자랑한다.
15:45. 산행을 다 끝내고 다시 관광코스를 돌기위해 자하교를 건넌다. 주왕산행을 벼르고 벼르다 오늘 처음 나왔다는
젊은 친구와 먼저 주왕암으로 가니 감탄사를 연발 내 뱉는다. 주왕암 암자 지붕엔 들꽃이 만발했다.
인원이 많아 자리가 부족하여 좀 불편하기는 했어도 오길 잘했단다. 하산 약속시간이 다 되가지만 이왕 왔으니
골고루 구경하라며 전망대, 급수대, 학소대를 지나 제1폭포까지 안내를 하니 이렇게 좋은 곳인 줄 몰랐단다.
단풍들면 더 멋있으니 다시 와 보라하며 재촉하여 내려딛는 하산 길은 낮은 구름이 모두 벗겨지고 높은 하늘에 가을 빛이 맑다.
청련대에서 사진 찍을 때 빛이 부족해 많이 아쉬었었는데...
17:00. 대전사 도착. 약속시간이 지났으므로 뒤에 보이는 멋진 바위 배경으로 사찰 사진만 찍고 주차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6시간 20분.
2005. 9 .27.(火) 주왕산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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