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듣고 차에 오른다.
07:35. 치악 휴게소 도착하여 아침식사.
고속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구불대는 길을 한동안 달리니 한 번도 없었던 멀미가 느껴진다. 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전국의
많은 산들이 3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입산금지되는 곳이 많고, 특히 강원도 지역은 모두 입산금지다.
10:00. 싸리재 도착. 두문동재라고도 한다. 태백산은 언제라도 산행을 할 수 있으므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함백산 구간을 먼저 산행 할까하여 방향을 돌린 것인데 입산이 안되어 차를 다시 화방재로 돌린다.
10:30. 화방재 도착. 화방재는 태백산과 함백산을 다 오를 수 있다. 종아리가 당기는 오르막에 금방 땀이 흐른다.
두 달 만에 다시 걷는 이 길은 군데군데 잔설이 남아있어 미끄럽다. 겨울 산행지라서 볼거리 대신 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 준다.
11시에 산령각을 통과하고 20분 후에 유일사 입구에 도착하여 목을 축인다. 사길령 매표소 2.4km. 고도는 1300 여m 고지.
양쪽으로 밧줄을 매어놓은 돌길 오르막은 오를수록 눈과 얼음이 녹지 않아 조심스레 오른다.
누군가가 흘리고 간 녹슨 아이젠 한 쪽을 후미대장이 주워 채워주니 많은 도움이 된다. 4월 초까지는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12:00. 주목 군락지. 고도 1525m 지만 여전히 오르막은 계속된다. 겨우내 눈을 머리에 무겁게 이고 있던 주목나무도
겨울옷 벗은 나처럼 홀가분 할까? 망경사 갈림길을 지나니 얼음이 녹으며 흘러내려 길이 질펀하다.
12:25. 어린 주목나무 보호 울타리를 지나 將軍壇(1566m) 도착.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3기 天祭壇 중의 하나이다.
중앙의 天王壇 북쪽으로 300m지점에 위치한다.
천왕단을 향하는 능선에 세찬 바람과 눈발이 날린다. 태백산은 오늘로 다섯 번째 산행인데 추울 때만 와서 그런가?
4월인데도 여전히 춥고 눈이 날린다.
12:30. 사길령 매표소에서 4.1km거리의 天王壇(1560m) 도착. 둘레가 27.5m나 되는 세 곳의 천제단 중 제일 큰 단이다.
까만 돌에 붉은 글씨로 단군왕검을 높이어 이르는 '한배검’이라 쓰여 있다.
눈이 더 세차게 몰아치는 가운데 몇 명의 회원들이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간단히 시산제를 올린다.
휴일이면 서로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키보다 훌쩍 크고 넓은 太白山 표지석이 오늘은 홀로 있어 동무해 주고 싶다.
12:50. 작은 천제단인 下壇. 일부 회원들은 이곳에서 눈을 맞으며 식사를 한다.
13:00. 천제단에서 0.8km 떨어진 부쇠봉 갈림길(1546.7m). 좌측방향은 문수봉으로 가는 길이고 대간 길은
부쇠봉을 오르기 전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린다. 탈출로도 없는 잡목 숲에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비가 조심스럽게 망설이며 오락가락 한다.
13:45. 눈 쌓인 곳을 피해 낙엽이 깔린 곳에 성찬의 자리를 마련하고 빙 둘러앉아 막걸리가 한잔씩 돌아간다.
배고플 땐 배도 부르고 힘도 나니 한잔 주욱 들이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14:10. 부쇠봉에서 4km거리의 깃대기봉 도착. 봉화군에서 설치한 백두대간 안내도가 있다.
좌측으로 가면 두리봉으로 연결되는 삼거리길이라 조심해야 할 곳. 이곳에서 우측으로 향한다.
천제단에서 제를 올려 그럴까? 예보엔 비가 많이 내린다 했는데 잘 참아 주신다.
맞아도 춥지않고 속까지 젖지 않을 정도로 살금살금 내려준다. '이슬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한동안 이어지는 신갈나무 능선 길은 지루할 만큼 낙엽을 밟으며 걷는다. 나뭇가지마다 매달려 기생하는 겨우살이가 무척 많다.
14:40. 지루하던 길이 끝나고 다시 오르막에 힘이 든다. 낮은 봉우리를 오르며 흐르는 땀에 다시 옷을 벗는다.
이슬비는 여전히 오락가락.
15:15. 차돌배기 갈림길. 반대쪽에서 걸어왔던 지난 구간 때와 시간이 거의 같다. 한 번 걸었던 길이라 편하게 내려딛는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는 안 좋아도 지난번 보다 야생화가 많이 눈에 띈다. 손가락 길이보다 짧은 너도 바람꽃을 보니
너무 반가워 이른 봄이면 꽃 찾아 헤매던 생각이 난다. 빛이 있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쉽게도 어둡다.
앞으로 꽃은 점점 더 많이 필 테고 렌즈는 들이대고 싶을 텐데 어쩌나...
17:30. 차돌배기에서 두 시간 넘게 걸려 차가 기다리는 애당2리 복지회관 앞 도착.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7시간.
2006. 4. 4.(火). 백두대간 종주 31구간을 오르다.
(화방재~장군봉~태백산 천제단~부쇠봉 갈림길~깃대기봉~차돌배기-애당리)
'백두대간 종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구간 두 번째 산행(우두령~석교산~화주봉~밀목령~삼마골재~삼도봉) (0) | 2006.04.22 |
---|---|
백두대간 36회(4구간. 노치마을~수정봉~입망봉~여원재~고남산~매요리) (0) | 2006.04.18 |
10구간 두 번째 산행.(신풍령~삼봉산~소사고개~초점산~대덕산) (0) | 2006.03.25 |
백두대간 34회(30구간,도래기재~구룡산~고직령~곰넘이재~신성봉~차돌배기) (0) | 2006.03.21 |
백두대간 33회(9구간,신풍령~갈미봉~대봉~횡경재~송계삼거리~동엽령) (0) | 200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