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기

12구간 두 번째 산행(우두령~석교산~화주봉~밀목령~삼마골재~삼도봉)

opal* 2006. 4. 22. 22:55

 

백두대간 종주 셋째 날에 걸었던 12구간에 이어 석기봉, 민주지산까지의 산행 날.

 

05:30. 출발, 07:30. 다른날 보다 조금 이른 죽암 휴게소에서 아침식사.

 

09:30. 우두령(720m) 도착. 아스팔트포장의 차도 위로 산 짐승 이동 통로가 설치되어 있다.

삼마골재로 오르려면 물한계곡에서 거리가 멀어 차가 닿는 우두령에서 역으로 산행을 한다.


길에서 올라선지 10분 만에 814.6m봉의 삼각점(영동 464)을 만난다. 파릇파릇 나오는 새싹들 사이로

노란 제비꽃이 많으나 그냥 지나친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거리가 조금 짧은 대신 백두대간 길에서 약간 비켜있는

석기봉과 민주지산까지 산행 할 기회를 덤으로 얻었기에 지체할 수가 없다.

며칠간 겨울이 다시 오려는 듯 춥더니 진달래 봉오리가 얼어 아직 피지 못하고 등산로엔 녹지 못한 눈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10:10. 헬기장을 지나 부지런히 걷는 중인데 “꽃띠님 이 꽃 찍고 가세요.” 가랑잎 속에 하얗게 핀 개별꽃을 가리키며 뒤에서

누군가 불러 고마운 마음에 렌즈를 들이댄다. 꽃 옆으로는 발자국까지 남길 정도로 눈이 있어도 계절은 어쩔 수 없나보다.

10:30. 1062m봉. 고도표엔 석교산이라 표시되어 혼동되는 무명 봉에 올라 돌아보니 우두령에서 연결된 찻길과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시원스럽다.


10:40. 오늘의 대간 길 구간 중 제일 높은 1207m의 석교산.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의 경계인 이곳은 작년 3월 초에

왔을 때도 없던 작은 표지석이 생겼다. 지도에는 ‘가래골 뒷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날씨는 흐렸어도 사방으로 보이는

산줄기들이 시원스럽고 장쾌하다. 몇 주 전에 걸었던 삼봉산, 삼도봉, 대덕산 그 뒤로 보이는 덕유산의 슬로프,

2주 전과 오늘 오를 삼도봉, 그리고 석기봉과 민주지산, 각호산... 많은 봉우리들이 모두 한 눈에 보인다.


석교산을 내려서니 싸락눈이 제법 큰 소리로 가랑잎을 때린다. 다시 오르는 오르막에 노랑 제비꽃, 현호색,

개별꽃, 양지꽃 등 작은 꽃들이 많다. 오늘같이 흐린 날은 흰 꽃과 노란꽃 찍기 좋은날인데 아쉽다. 


11:25. 가느다란 밧줄과 굵은 밧줄을 번갈아 잡으며 암벽을 타고 올라 암봉인 화주봉(1175m) 도착.

높은 암봉 일 뿐 아무 표시가 없다. 바로 앞 봉우리(1111m)에도 표시가 없어 헷갈리는 곳이다.

아직 눈이 남아있는 능선, 들에서만 사는 줄 알았던 달래가 많다. 점심에 먹겠다며 몇 분이 스틱을 이용해 캔다.

병꽃나무를 닮은 얽히고 설킨 관목 가지들이 온몸과 얼굴을 할퀴며 진로를 방해한다.


12:00. 비가 조금씩 내린다. 비옷 입고 땀에 젖는 것보다 비에 젖는게 나을 것 같아 그냥 걷는다. 고도의 차이가 별로 없는

봉우리들과 능선을 계속 오르내리는 행진 이다. 삼도봉의 북쪽 사면에 남아있는 눈이 하얀 줄무늬를 그려 놓았다.


12:20. 밀목령(1000m). 오늘 처음 보는 이정표에 좌측으로 삼도봉 2.86km,우측으로 우두령이라는 표시만 있고

기둥에 누군가가 밀목재라 써 놓았다.

다시 오르는 오르막에 비는 그치고 해가 잠시 얼굴을 내민다. 가방의 크기로 보아 대간 꾼인 듯 한 두 사람이 반대쪽에서

내려온다. 대간 길에선 사람 만나기 힘든데 호젓해 뵌다. 딱따구리의 나무 파는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산란의 시기라 바쁘겠다.


12:55. 1123.9m의 무명봉. 이정표 기둥에 개인이 고도 표시를 써 놓았다. 오늘은 1000m가 넘는

고봉(대간에만 여섯 봉우리)을 계속 다니고 있는데 이곳은 눈이 녹아 길이 질다.


13:20. 헬기장으로 내려서고 바로 삼마골재(1000m) 도착. 지난 구간 때 해인동으로 하산 하던 곳이다.

우두령에서 시작하여 4시간이 채 안 걸렸다. 해가 아직 중천에 있는 걸 보면 빨리 온 듯하다.  오늘의 대간 길 종주는

여기서 마치고 지금부터는 특별 서비스를 받는 시간. 하루라는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공짜로 간다.

 

13:45. 삼도봉(1176m) 도착. 세 번째 올라본 정상의 조형물은 여전히 흉물스럽다.

비가 내린다던 예보는 빗나가고 날씨가 완전히 개이며 하늘이 파래진다.


14:30. 삼도봉 아래의 헬기장에서 점심식사 후 다시 석기봉을 향해 오른다.

식사 후 힘들게 봉우리 하나를 오르니 뒤에 돌이 많고 뾰족한 석기봉이 숨어있다.

 

2006.4.22.(土). 백두대간 종주 12구간을 두 번째 산행하고, 이어서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산행하다.

(우두령~석교산~화주봉~밀목령~삼마골재~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송천리) 

 

*** (글 내용이 길어, 용량이 많아 플래닛에 안 올려져,

삼도봉 부터의 후기는'석기봉과 민주지산'으로   산행 일기 폴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