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 준호 감독
(한강, 가족,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는 첫 장면에는 <'아름다운? 나라' 사람>이 독극물 '포르마린'을 하수구에 그냥 버리도록 지시를 내린다. '명령'이라며...
그것도 엄청 많은 양을... '한강은 크고 넓어서 괜찮다'나 어쩐다나... )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눈 앞에서 내 딸을 잃었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가족의 사투가 시작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괴물과 맞서 싸운 박 강두네 가족들 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처절하고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했던 우리의 가족들.
아빠 박강두 (남, 36)_송강호
“현서가 당산여중 맞는데, 근데 사망잔데요… 사망을 안 했어요 … ”
한강 시민공원 매점 집의 큰 아들, 그리고 현서의 철없는 아빠, 나이에 비해 철이 없는 현서의 아빠.
어눌한 말투와 한번에 하나씩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단순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매점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게 하루 일과인 그는 평소에 잠이 많아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잠을 잔다. 세상 모든 것에 별 관심이 없고, 걱정도 없는 천하태평 스타일.
그러나 그에게도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 있으니, 바로 딸 ‘현서’다. 자다가도 현서 목소리만 들리면
맨발로 뛰어나가 맞이할 정도로 그에게는 오직 현서 뿐 이다.
할아버지 박희봉 (남, 59)_변희봉
“새끼잃은 부모 속냄새를 맡아본 적 있어?
부모 속이 한번 썩어 문드러지면 그 냄새가 십리 밖까지 진동하는 거여”
삼남매의 아버지, 한강 시민공원의 매점 주인 한강에서 매점을 운영하면서 혼자 삼남매를 키운 아버지. 몇 십년 째 매점장사를 하다 보니 그 어떤 세상사보다 오징어 다리 하나, 컵라면 종류 등 사소한 것에 더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배운 것도 없고,
큰 욕심도 없다. 오직 가족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세상의 전부인 그는 아무리 힘든 상황이 생겨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집안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이다
삼촌 박남일 (남, 29)_박해일
“(강두를 발로 차며) 잠이 오냐? 잠이 와? 이상황에 잠이 와”
한강 시민공원 매점집의 둘째 아들, 대졸 백수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은 졸업했지만, 빈둥대고 있는 백수. 취직도 안되고, 되는 일도 없어서 세상에 불만이 많은 그는 하는 일 없이 껄렁껄렁 돌아다니며 혼자 투덜대기 일쑤다. 다혈질 성격으로 쉽게 흥분하고, 항상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전형적인 날건달 스타일. 그러나 겉으로는 망나니 같아도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고모 박남주 (여, 25)_배두나
“그만 좀 투덜거려. 그럴 시간에 하수구 하나라도 더 뒤져봐 좀…”
한강 시민공원 매점집의 막내딸, 양궁선수. 전국체전 양궁 선수. 어릴 적부터 양궁을 시작했지만 운동선수답지 않게 행동이 굼뜨고 반사신경이 둔하다. 평소 움직임이 많이 느리고 남들보다 반 박자 늦게 반응을 보여 구박받기 일쑤. 집안에서 유일한 여자인 그녀는 현서에겐 언니 같고, 엄마 같은 존재이다.
박현서 (여, 14)_고아성
“ 이거 다 거스름 돈 짱박은 거지? 할아버지한테 이른다”
박강두의 딸, 매점집의 보배.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또래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여중생.
덤벙대는 아빠를 먼저 챙겨줄 정도로 마음이 넓고 의젓한 그녀는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집안의 보배이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줄 알고, 힘든 상황에서도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는 밝고 따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괴물 (♀ or ♂, 7)
정체불명의 괴생물체
2006년 여름, 한강 여의도 둔치에 나타난 괴생물체. 한강의 어류, 양서류, 파충류 중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생물체는 크기는 버스만하고, 다리 한 쌍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기형다리 1개, 뒷다리가 되다가 중단된 돌기, 길고 날렵한 꼬리, 그리고 마치 연꽃잎이 벌어지듯 5갈래로 갈라지며
흉측하게 벌어지는 형태의 입을 지니고 있다. 또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식욕과 탐욕으로 인해 먹이를 통째로 삼키고,
자신의 은신처에 먹이를 저장해 놓는 습성이 있다.
한강과 그 주변 둔치가 주요 활동무대인 이 생물체는 신경이 예민하고 날카롭기 때문에 매우 히스테리컬하고 예측불가능하다.
그래서 때론 사람들을 잔인하게 공격하며 난폭한 모습을 보이지만, 가끔 심술도 부리고, 엄살을 떠는 등 어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엔 장대비가 쏟아진다.
장대비가 억세게 내리는 날, 가벼운 웃음과... 조금은 긴장하며, 영화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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