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海運 會社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내일(7/14) 배가 뜰 확율이 50 %래요.
그래서 산행을 취소 할까 했더니 신청하신 많은 분들이 '다른 곳이라도 가자' 하여
태풍 영향이 안 미치는 백령도로 가려고 하는데요, 언니는 어떻게 하실래요? 백령도는 다녀 오셨죠?"
백령도는 물론 전에 다녀왔고, 어제 밤 아홉시 반이 넘어 걸려 온 전화다.
정식 산행 다녀 온지가 3주일도 더 된다. 힘든 산행은 무리일 것 같아, 섬 산행이 있어 신청 했던 것인데...
그랬더니... 그것도 태풍 '마니'가 심술을 부린단다.
(욕지도 산행 시 연화도를 지나며 찍은 사진)
이렇게 늦잠 자 보기는 처음. 일어나니 열 시다. 산엘 안 간다기에 새벽녁에 잠을 청했다.
아침은 거르고 오후, 산행 할 생각으로 밥에 물 부어 한 수저 넘기고 얼음물과 간식 챙겨 집을 나섰다, 오후 2시.
토요일 오후라 한적한 길로 차를 몰았다.
태풍영향일까? 가시거리가 길어 백운대가 코 앞으로 다가온다.
뉴타운 지구로 개발 되는 곳을 지나려니 전에 다니던 길이 없어져 새로 생긴 길을 통과 했다.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라 이 사진도 운전 중 찍은 모습이다.
한 시간이 채 안걸려 오후 세시 가까이 북한산성 주차장 도착.
다른 날 같으면 삼각산이 잘 보이는 의상봉 코스를 택했을 텐데
삼각산 백운대. 계곡 옆 탐방로 코스는 병석에서 일어나 회복기 때 처음으로 찾은 곳.
그리고 산행을 위한 워밍업이 필요할 때, 자신에게 뭔가 새로운 다짐이 있을 때 찾던 곳이다
늘 혼자 찾는 이곳은, 오늘도 중병?에서 헤어나고자 함일까?
백운대 정상까지 제일 짧은 거리. 된비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시간 이상 오르기만 하는 너덜 길.
능선이 아니라 보이는 것이라곤 돌과 나무 뿐인 곳.
가파른 내리막 하산에 혹시나 잡념으로 발 잘 못 딛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하며 계곡 탐방로로 들어섰다.
물과 바람과 그늘이 있는 계곡 탐방로, 들어선지 십 여분 어느새 허기가 느껴진다.
걸은지 30분도 안 되었는데 다리가 아프다. 일부러 사진 찍으며 천천히 걸었거늘...
15:40. 보리사 뒤 돌 계단, 병석에서 일어나 처음 왔을 때 기력없이 오르던 생각이 난다.
그 동안 팔팔했던 기력 다 어디가고, 또 그런 모습처럼 걷고 있는지...
한 번도 쉬지않고 오르던 길을 물소리, 까마귀소리 들으며 계곡 옆에 자리 잡는다.
16:10. 맑고 차디찬 계곡물에 손 담궈 열을 식힌다. 30분 걸리던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걸었다.
한 발 한 발 올릴 때마다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머리 속을 꽉 메꾼 요즘 생각들은 언제 쯤 없어 지려나?
간이의자가 있던 쉼터엔 의자도 없어졌다. 계곡 물소리도 끝나는 지점, 과일로 목 축이며 휴식을 갖는다.
장마통이라 건수로 넘치는 약수터 찬물에 손 적시며 땀을 닦는다.
녹음 속 통과하고 계단을 딛어 위문 도착. 두 시간 반이 걸렸다. 다른 날 같으면 정상을 다 오르고도 남을 시간이다.
산행 시간으론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 하산 서두르고 싶지 않아 위 계단으로 향한다
조망이 좋아져 여기 저기 보느라 행보가 늦어진다. 암반에 박힌 쇠기둥, 쇠줄 잡고 힘들게 정상을 향한다.
휴일엔 교행하기 힘들 정도로 붐비며 밀리는 곳인데 시간이 늦어 한적하다.
정상, 태풍은 여기도 있었다. 태극기가 찢어지도록 불어댄다
인천 앞 바다까지 조망되는 날씨 오랫만에 접한다.
도봉산도 수락산도 불암산도 바로 옆에서 날 쳐다본다. 사방을 둘러보니, 내 모습만 변했을 뿐이다.
마냥 앉아 있고 싶은데 추워서 도무지...
이 사람. 저 사람. 낯 선이들에게 카메라를 맡기는 메모리 칩엔 한 장, 한 장 모두 다른이의 솜씨가 담긴다.
하산하여 주차장 도착하니 덩그마니 내 차 한 대, 카드 챙기는 것 잊고 와 생각보다 많은 주차비 지출했다.
사방이 어두워진 공간을 질주하며 집을 향한다.
같은 날자의 산행사진 폴더에 '백운대의 하루' 사진이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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