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김소월- 초혼,

opal* 2005. 4. 1. 20:49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어!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김소월 (1902∼1934) 

본명 정식. 평북 곽산출생. 오산학교 배재고보에서 수학.
한국 최대의 민요시인,국민 시인이라 일컬습니다.
시집에 <진달래꽃><소월 시집> 등이 있습니다.
소월의 시가 세상에 처음 발표된 것은 1920년 <창조>지 제 5호 부터였습니다.
당시 오산학교에 재학중이었던 소월은 그의스승 김억 시인의 영향을 받아서
정적이고 아름다운 리듬으로 짜여진 민요적인 시를 터득했습니다.
소월은 흐름에는 관계없이 그 스스로 자기의 개성이 보이는 세계를
개척해 나갔습니다. 그것은 슬픔, 그리움, 체념을 주제로한 한의 정서입니다.
그가 살아간 33세의 짧은 생애는 그 고독과 그 불행함에 있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려주고 있지요.

출생 : 평북 정주
  호 : 소월
학력 : 오산학교 중학부(1919), 배재고보 졸업(1923), 도쿄상대 중퇴
등단 : 1920년 『창조』에 「낭인의 봄」「야(夜)의 우적(雨適)」등 발표

경력 : 영대』동인, 광산 경영, 동아일보 지국 경영.
저서 : 시집 『진달래꽃』(매문사, 1925), 『소월시초』(박문서관, 1939)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