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 단풍 들것네
김 영랑
"오 ―― 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 ―― 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 ―― 매 단풍 들것네"
언덕에 누워 바다를 보면
김영랑
언덕에 누워 바다를 보면
빛나는 잔물결 헤일 수 없지만
눈만 감으면 떠오는 얼굴
뵈올 적마다 꼭 한분이구려
미움이라는 말
김 영랑
미움이란 말 속에 보기 싫은 아픔
미움이란 말 속에 하잔한 뉘침
그러나 그 말씀 씹히고 씹힐 때
한 꺼풀 넘치어 흐르는 눈물...
내 마음을 아실 이
김 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냐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본명은 윤식(允植)
1903 1월 16일 전남 강진읍 남성리 221출생
1915 강진보통학교 졸업
1917 휘문의숙(徽文義塾) 입학
1919 3·1운동 직후 휘문의숙 중퇴, 강진에서 의거하려다 일경에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 6개월간 옥고
1920 도일 아오야마학원(靑山學院) 중학부 입학
1922 아오야마학원 영문과 진학
1923 광동 대지진으로 학업중단 귀국
1930 정지용 등과 더물어 박용철 주재의 <시문학> 동인으로 참가
1945 강진에서 대한독립촉성국민회 결성, 단장 역임. 대한청년단장 역임
1949 공보처 출판국장 취임, 6개월만에 사임
1950 9월 29일 사망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집 <영랑시선> 중앙문화협회 1949
시집 <현대시집 > 정음사 1950
시집 <영랑시선> 정음사 1956
시집 <영랑시집> 박영사 1959
시집 <모란이 피기 까지는> 삼중당 1975
시선집 <김영랑, 박용철> 한국현대시문학대계 지식산업사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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