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권 경업 -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시작하면서, 백두대간 겨울바람은 왜 거친

opal* 2005. 2. 17. 18:49

 

 

  백두대간 
  
                      권 경업 
  
  내 누구의 오름일 수 있을까만
그대라는 그리움은
몰래한 내 오름의 시작이었네

아직은 미명의 산하

오솔길들의 새벽잠 눈 비비며 깨워
젖은 이슬의 아침 열어 가는, 한줄기
아! 백두대간

 

 

백두대간을 시작하면서
 
                            권 경업 
  
  지리산에 살았던 젊은이들은
삭이지 못하는 열정을 다해
서로 같은 조국의 운명을 지고
이 깊은 산자락에 피를 뿌렸다

반세기 통한의 세월은 가고
쓰러지며 부르던 옛노래는
멈추지 못하는 바람이되어
연하천 갈참나무 숲에서 울고
찢어져 펄럭이던 그날 깃발은
색 바래지지 않는 단풍이 되어
노을 비낀 천왕봉 아래서 탄다

자 이제 떠나자 모두 떠나자
산자와 죽은자 모두 깨어나
위대한 민족혼이 살아 숨쉬고
모두가 하나되는 조국을 위해
통일의 바람불면 같이 떠나자
 
기나긴 세월에 침묵을 지킨
지리산 넓은 자락 깊기만하여
모두와 모든 것을 용서하면서
넉넉한 품으로 감싸안 듯이
그날의 피바람을 용서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면서
통일의 바람따라 같이 떠나자

 

 

백두대간 겨울바람 왜 거친지 아는가
  
                                       권 경업 
  
  그 순턴 솔바람들
동면(冬眠)에 들지 못해서네
숫눈 아래 은폐(隱蔽)된
교활한 아귀(餓鬼)의 아가리, 올가미 벼락들
여리고 착한 목숨 겨냥한 비겁한 자의 총구
비겁하게 버리고 간 쓰레기
쓰레기같은 놈들에 의해
난자당한 시산(屍山)의 상처 위
어디 몸 누일 곳 있어야 말이지

 

 

 경북 안동 출생
자(字)는 여광(汝廣) 호(號)는 소산(小山), 대정(大鼎), 또는 관악재(觀嶽齋)
1970년대 부산지역을 대표하던 전위산악인의 한사람으로, 많은 암,빙벽(岩氷壁)을 등반하고 개척함.
1990년 10월부터 백두대간 남녘 약 1600여 Km를 80여 일 동안 종주하고
월간 ≪사람과 산≫에 백두대간 연작시 60여 편을 연재
현 부산 시인협회 부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2004. 2. <문학의 즐거움> 부회장

주여 저서 시집 목록
시집 <백두대간> 도서출판 미광 1991
시집 <삽당령> (주)산악문화 1993
시집 <내가 산이 될 때까지> 도서출판 빛남 1995
시집 <산정노숙> 도서출판 빛남 1996
시집 <잃어버린 산> 도서출판 빛남 1998
시집 <자작 숲 움틀 무렵> 도서출판 명상 1999
시집 <어느 산친구의 젊은 7월을 위해> 도서출판 빛남 2000
시집 <오래전, 그대도 꽃다운 누군가의 눈부신 눈물이었습니다> 문학과청년 2001
시집 <사랑이라 말해 보지 못한 사랑이 있다면> 도서출판 명상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