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모두 출타한 한 낮.
서울 기온이 35'C 란다.
집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옷이 푹푹 젖는다.
에어컨 바람은 싫어 아예 가동하지 않고,
선풍기 조차도 안 켰다.
집이 시원해서가 아니다.
'땀아 나오너라, 나는 흘리마' 주의자다.
집에 있을 땐 아무리 더워도 호들갑을 안 떤다.
"덥다"는 말 대신 "그래도 난 겨울 보다는 좋아"라고 표현한다.
추위를 워낙 많이 타는 체질이다보니 겨울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 여름이 더 길었음 좋겠다 그래야 겨울이 빨리 지나갈테니.
땀으로 손이 끈적 대면 얼른 물로 닦는다.
집에 있으면 수시로 물을 끼얹을 수 있으니
덥다는 노래를 할 필요가 없다.
아침 저녁으론 벌써 선선함을 느낀다.
오늘이 말복이니 더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볕이 뜨거워야 곡식이 잘 영글어 풍요로운 가을을 맞을 수 있다.
가끔 태풍도 있어야 오염된 공기를 깨끗한 공기로 바꿀 수 있다.
여름아 맘껏 뜨겁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렴.
전국적으로 곳곳에 폭염 주의보가 내린 상태다.
지역적으로 소나기 소식도 있지만 이곳은 불볕만 내리쬐고 있어
더위 타는 식구들 외출 중이라 걱정되는 한 낮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