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김 재진-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아직도 누군가를..., 어딘가에서...

opal* 2008. 11. 1. 17:04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김  재 진
나 몰래 집 나간
내 마음 돌아오지 않고
남의 마음만 바람 불어 심란한 날
길 위에 앉아 길 끝을 본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지.
원래의 그 자리,
너 없던 그 평온하던 자리로 돌아가야지.

나의 전쟁은
내 마음속으로
네가 들어온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너에게 쫓겨난 내 마음
집 나가고 돌아오지 않는다.

불에 덴 사람이 불에 놀라듯
네 이름 석자에도 놀라는 나.
사랑에 대해 생각하지만 아무도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김 재진

실패가 나를 눕게 했을 때
번민과 절망이 내 인생을
부러진 참나무처럼 쓰러지게 했을 때
날마다 걸려오던 전화
하나씩 줄어들다 다 끊기고
더 이상 내곁에
서 있기 힘들다며


아,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부터 돌아섰을 때
마음에 칼 하나 품고
길위에 서라.


지금까지 내가 걸어왔던 길.
이제는 어둡고 아무도
가는 사람없는 길.

적막한 그 길에 혼자서
다시 가라.

돌아선 사람을 원망하는 어리석음
조용히 비워 버리고
가진 것 하나 없던
처음으로 돌아가라

마음의 분노 내려놓고 돌아보면
누구도 원망할 사람없다.

원망은 스스로를 상처내는
자해일 뿐
가진 것 없던 만큼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빈 공간일수록
채울 것이 많듯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은
더 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말.

주머니에 찌른 빈손 꺼내 희망을 붙잡으며
다시 시작하라.
조금씩 웃음소리 번지고
접혔던 마음 펴지기
시작할 때

품었던 칼 던져버리며
용서할 수 없었던 사람을
용서하라.

아름다웠던 순간만을 떠올리며
한번쯤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라.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김 재진

만남이 이별을 감추고 있다면
기쁨은 또 슬픔을 감추고 있습니다
내 가슴이 사무치는 건 결코
당신이 떠낫기 때문이 아닙니다.
모든 만남이 마침내 다다르고 마는 이별 보다 나는
이별 뒤에 찾아올 망각을 아파하는 것입니다.
아, 내가 까맣게 잊어버리고야 말 당신은 이제
허공의 전설처럼 사라지고 없습니다.
당신이 떠난 뒤의 나를 나는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은 아무 것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없습니다.
떨어지는 저 나뭇잎 한 장의 의미도 우리가
아는 것은 없습니다.
만남이 이별을 감추고 있다면
희망은 또 상처 속에 숨어있는 지도 모릅니다.
이별 보다 아픈 건 망각이라 스스로를 베면서도 나는 또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