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휴대폰 분실

opal* 2008. 11. 21. 12:45

 

 

따르릉~~

집 전화 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혹시 전화기 잃어 버리신 분 계시지 않나요?"

 "예 접니다, 산에 갔다 내려오는 길에 잃었습니다, 어디신가요?"

 "울산 입니다, Wife와 운문산에 가다 휴대폰을 주웠는데 번호가 있어서요."

 

"이렇게 연락 주셔서 대단히 감사 합니다.

제가 화요일에 운문산 갔다가 석골사 가까운 곳에서 잃었습니다.

운문산에서 상운암 쪽으로 하산하며 문자와 전화 오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  

등산로가 가파른 너덜 지대라 위험해서 안받고

거의 다 내려와 평지 낙엽길에서 확인 후 배낭 옆 주머니에 넣었는데

주머니가 얕아 잘못 넣어 떨어졌나봐요, 차에 탄 후 없어진 걸 알았습니다.

이미 해가 넘어가 어두워 다시 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제 주우셨나요? 낙엽길이라 사람 눈에 안 뜨일지도 모른단 생각도 했었는데요."

 

"예, 평지 낙엽길 이구요, 수요일에 주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글쎄요, 제가 직접 가지러 울산으로 갈 수도 있는데요?"

 "울산까지요? 너무 멀지 않나요?"

 

"그렇긴 하죠?, 그러면 택배로 보내주시겠습니까? 그러면 더 고맙구요,

택배비는 착불제로 하시고 비용은 보내드리겠습니다.

귀찮으시겠지만 이왕 연락 주셨으니 수고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어제도 추월산 산행 후 혹시나 해서 다른 사람 전화로 걸어보고 

'전원이 꺼져 있다'는 응답을 들었었다.  

 

양쪽 주소와 이름 교환 후 끝맺고, 막내에게 바로 전화.

"ㅇㅇ아, 엄마 휴대폰 주웠다고 연락이 왔는데 울산이래."

"그래요? 멀기도 하네,"

"엄마가 먼 곳엘 가서 흘렸으니 당연 하지뭐,"

"전화기는 이미 신청해서 오늘이나 내일 집에 도착 할텐데요?"

"벌써? 엄마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고 얘기 했잖니~, 당분간은 없어도 괜찮다고."

"그럼 엄마가 반품처리 하시던지 새 전화기 사용하시던지 마음 대로 하세요."

"알았다 아들아 고마워~ 엄마가 알아서 할께."

 

"엄마가 휴대폰을 잃었으니 문자 보내지 말고 연락은 집 전화 이용하라"고

아들 딸 등 식구들에게 얘기했더니 막내가 벌써 주문을 해놓았단다. 분실한 것도 전에 막내가 사 준 것인데.

당분간은 전화기 없어도 불편해 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 했건만. 

'핑계 김에 전화 번호를 바꿀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휴대폰엔 그룹 별 전화 번호와 문자, 사진 등 많은 것들이 입력되어 있다.

몇 종류로 나누어 잠금 장치로 정리 해두기도 하고 많은 문자를 삭제한 일이 불과 사나흘 전이니

선경 지명일까? 잃어버릴 징조였을까? 

 

집 전화로 연락이 온 걸 보면

'우리 집'이라 표시하고 번호를 입력 시키길 참 잘했단 생각든다.

 

울산 옥동에 사신다며 연락 주신 고마운 분, 고 ㅌㅎ님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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