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미니 난로

opal* 2009. 3. 26. 23:52

 

 

 .

그제 24일 쇠뿔바위봉 산행 나서며 작은 손난로에 불 붙여 들고 나갔더니

난로도 꽃샘 추위 한파 예보에 겁 먹었는지 차 기다리는 동안 불이 꺼졌다.

다른 산행 날도 새벽에 불 붙이면 계속 타는 경우 보다는 한 번 꺼진 후 

다시 붙이면 그으름이 나는 커다란 불꽃이 일다 사그라지며 계속 유지되곤 했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행담 휴게소에서 다시 불 붙였으니 아침 8시 반이 안된 시간이다.

겨우내 사용하다 지난주엔 날씨가 따뜻해 사용을 안했는데

24일(화)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바람에 카메라 배터리를 위해 다시 지니고 나선 것이다.

 

산행 날은 카메라와 set로 작은 가방 속에서 지내게 한 후 귀가하면 바로 불을 꺼주곤 했는데

이번 겨울의 마지막이려니 하고 연료 타는 시간이 궁금해 불을 끄지 않고 그냥 나뒀다.

 

바깥 기온이 차가우니 실내공기도 덩달아 서늘 하기에 몸에 지니다

자는 동안 꺼지려니 생각하고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다음날 아침(어제 25일) 만져보니 따뜻하다, 오잉? 그러면 불꽃 수명이 24시간이나 지속되었네?

따뜻함을 좋아하는 체질이라 주머니에 넣고 하루 종일 같이 시간 보냈다.

저녁엔 꺼지겠지... 머리 맡에 놓고 잤다.

 

오늘(26일,목) 아침 잠에서 깨어 만져보니 여전히 따뜻하다, 어머나 이게 어찌된 일이래?

그럼 일단 이틀은 증명 되었다. 

 

나 몰래 꺼질까봐 이젠 몸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 여지껏 지켜본 일이 허사가 되지 않게 하기위해

 스카프로 더 감싼 뒤 오후에 유아원에서 돌아온 원우와 번갈아 몸에 지니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니

오늘 하루 낮시간을 또 같이 지낸 셈이다.

 

저녁시간, 온도가 낮아지며 서서히 식어가더니 금방 싸늘해 진다. 시계 보니 오후 7시다.

영구적일 것같이 신기하게 식지않고 오래 버티던 열꽃이 종말을 알린다.

성화처럼 훨훨 타 오르는 불꽃은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불꽃으로 이틀 반을 태웠으니 60시간 정도다. 

태우는 시간이야 연료 양과 비례 하겠지만, 몇 해 겨울을 지낸 후에야 알게 된 셈이다.

 

이 난로는 3년 전인가 겨울 고대산 산행을 하며 하도 추워하니 동행했던 산님이 보다 못해 건네준 것이다.

고마운 마음만 받겠다며 정중히 거절함에도 산님은 두 개가 있으니 걱정 말라며 호의를 베푸셨다.

주신 분께 늘 감사하는 마음 갖고 있지만,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전달 못한 채 지내고 있다.  

이 다음 산행을 접게되는 날 등산 용품 모두 후배들에게 넘겨 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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