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日記

백운대

opal* 2009. 11. 28. 00:44

 

보통 여행이라고 하면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으로 표현 되지만,  트레킹 또 다른 무엇인가가 내재되어 있다.

모험심과 자신에 대한 능력과 자신감의 테스트라고나 할까?

남들보다 뒤늦게 나이들어 시작한 산행, 끝내기 전에 한 번 멋지게 장식해 보자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번에 트레킹할 킬리만자로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높이(5895m)이기 때문이다.

 

남들 얘기로는 제일 힘든게 고소증이라지만 내게는 한 가지 더 보탠 체력이 문제 된다.  

한 해 한 해 지날 수록 현저하게 감소되는 체력이니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정상에 안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몰라 뒤를 두고 얘기했더니,  

남편은 "악착스레 끝까지 오를 생각하지 말고, 힘들면 도중에 내려와요."

며늘은 "집에서도 추위 많이 타시며 그 추운델 어떻게 가시려구요?"

아들은 "엄마 ,그렇게 힘들다는 고행을 왜 사서 하려고 하시나이까?"

딸은 "엄마 멋져요, 열심히 다니세요."  반응이 제각각 이다.

 

늦은 아침 수저 내려 놓은 후 오전 열 시 반,

집에 있어봤자 마음으로만 걱정 될뿐, 체력엔 아무 보탬이 안되겠기에 무조건 배낭 메고 나섰다.

힘든 산행은 피로가 누적될테니 가볍게 하기로 맘먹고 북한산의 여러 등산로 중 일부러 정상 지를길을 택했다. 

 

산성 주차장에 차 세우고 들머리부터 부지런히 걸으니 금방 땀이 줄줄 흐른다.

긴 산행 전 워밍업이나 훌쩍 나서는 산행 때 가장 많이 애용하는 코스다.

부지런히 걸어 두 시간 반이면 백운대에 도착 하는 코스, 정상까지 가장 짧은 거리인 만큼 경사가 가파르다.   

 

'정상을 향하는 다섯 째 날 키보산장에서 길만스 포인트까지의 7시간이 가장 가파르고 힘들어

두 시간만 더 걸으면 정상인 우흐르 픽에 도착할 것을 포기하고 뒤돌아 내려서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가파른 곳 오르며 머리 속엔 미지의 킬리만자로로 가득차 있다.

 

북한산 산행엔 늘 혼자 다니던 것을 오늘은 동행인 두 사람이나 앞세우고 나선 점도 다르지만,

오랫만에 백운대에 오르니 그사이 달라진 점이 있다.

정상 부근 가파른 바위, 철기둥에 매어놓은 쇠줄을 잡고 있는 힘을 다해 오르던 곳에

짧으나마 철계단이 새로 놓여져 있어 온 힘을 안들여도 될 만큼 편해졌다. 그리고

좁은 바윗길에 난간 한 줄을 더 매어 왕복 차선처럼 교행하기가 편해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정상에 오르니 날씨는 포근하나 연무로 주위가 온통 뿌옇다, 가시거리가 짦아 답답하지만 기분은 Very Good~ 이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바람없는 바위 틈에 자리잡아 오찬을 거나하게 나누고,  

하산은 산성 계곡 코스로 정하고 쇠줄에 의지하며 미끄러운 바위를 잠시 더 오르 내린 후

산성따라 걷다 북한산 대피소에서 계곡을 향해 하산하니 총 소요 시간 5시간 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산행시간과 승용차로 움직이니 왕복 시간도 짧아진 상큼한 하루에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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