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트레킹

Kilimanjaro 등정 증명서

opal* 2009. 12. 15. 12:33

 

보잘 것 없어 뵈는, 그러나 산엘 좀 다닌다하는 사람들이라면 대개는 갖고 싶어하는 이 종이 한 장을 받기 위해

여러 날 동안 남 모르는 신경 쓰느라 제대로 먹지를 못해 얼마나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는지

 

킬리만자로 키보봉 정상 UHURU PEAK(해발 5895m) 등정 증명서. 

(산행 시간은 개인 차이에 따라 모두 달라 써넣지 않았다)

키보산장에서 자정에 출발하여 길만스 포인트 06:30, 정상 우흐르 픽을 딛은 시간은 09시 이다. 

 

산행 시간은 키보 산장(00:00) 출발하여 키보산장 하산(13:00)까지 당일 산행만 13시간 소요

그리고 바로 키보산장에서 호롬보 산장까지 네 시간을 또 걸어 내려갔으니 하루에 17시간을 걸었다. 

산행 시간은 개인차가 있어 모두 다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국내 산행도 남들보다 늦다.

우흐르 픽 5895, 키보 산장 4700, 호롬보 산장 3720m, 하루에 고도 2175m를 떨어뜨리며 걸었다.(12/11)

 

그리고 다음 날(12/12) 호롬보산장(3720)에서 만다라 산장(2700)을 거쳐 마랑구 게이트(1980)까지,

이틀에 걸쳐 올랐던 고도차 1740m를 떨어트리며 쉬지않고 부지런히 6시간을 걸어 내려왔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 마랑구 게이트부터 고소에 적응하며 닷새 동안 올라 정상 딛고(12/7~11),

바로 뒤돌아  이틀치씩 초 고속으로 달려 내려 섰으니(12/11~12)  산행에만 모두 엿새가 걸렸다. 

 

나이도 많은데다 배설이 두려워 맘대로 먹지 못하는 조건과 수면부족으로 일행 중 후미 대열에 속했으나,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문 산악인이 아닌 아마추어로서 오를 수 있는 지구상의 최고의 높이를

내 두발로 올랐다는 의지력과 자신감만은 남보다 몇 배 뿌듯하다. 자신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

60대 중반인 이 나이에도 또 다른 나(自我)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등반 증명서는 위에 표시된 바와 같이

우흐르 픽(5895m), 스텔라 포인트(5756m), 길만스 포인트(5685m)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우흐르픽까지 고도 200m 오르는데만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산소가 부족하여 마음 대로 걸을 수도 없거니와 내려갈 체력 안배에도 신경 쓰느라 무조건 천천히 천천히.

  

 아래 증명서는 동행한 일행 중 길만스 포인트(5685m)까지만 오르고, 정상을 포기한 일행 중의 남자 분이 받은 증명서이다.

길만스 포인트는 6시간 넘게 소요되는 급경사 오르막인 가장 힘든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을 포기해 안타까웠다.

말레지아 키나발루산 증명서 처럼 그림 색이 다르고, 일련번호와 종이 크기도 달라 정상 증명서보다 조금 더 길다.

말레지아 키나발루 산 등정 때도 일행 10명 중 남자 두 분이 정상엘 못 갔었다. 나이도 한참 아랫 사람이었는데.

 

 

작년 9월 초, 말레지아에 있는 Mt, KINABALU(4095.2m) 를 오른 후 마음에 간직 되었던 자신감이

일년만에 Mt, KILIMANJARO(5895m) 로  이어졌으니 이젠 또 어디로 발을 옮길 것인지???

 

내 힘에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최고봉엘 올라 봤으니 이젠 힘드는 트레킹은 접고

관광이나 다녀 볼까도 잠시 생각해 보지만 성취감이 없으니 짜릿한 재미를 느길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