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 7, 산행 닷새 째, Uhuru Peak에 서다.
해발 4700m 키보 산장에서 자는둥 마는둥 뒤척이다 밤 11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자정에 출발,
너무 추워 사진이고 뭐고, 옆사람에게 셔터 눌러달라 부탁하기도 미안스러워 많이 생략 했다.
옷과 간식이 든 배낭은 가이드 Sinai에게 부탁하고, 1kg의 물백과 여권, 지갑 등이 든 작은 배낭만 메고 가이드 뒤를 따라 오른다.
헤드랜턴 불빛이 강해 불 끄고 다시 한 번. 하얗고 길게 어깨에 걸린 것은 물백에 연결된 호스,
물이 얼게 될까봐 단열제로 감싸고 테잎으로 감았다.
물 빨아 마시기 좋게 마스크 입부분도 일부러 구멍을 내며 오려 뚜껑을 만들었다.
낮은 온도에 대비하여 겹겹이 입은 옷이 몸을 둔하게 만든다.
해발 5681m의 길만스 포인드. 자정에 출발하여 능선에 도착한 시간이 06:30, 얼마 멀지 않은 아래에서 일출을 보고 올라섰다.
처음엔 일렬로 서서 올랐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페이스 대로 걷다보니 일행들이 다 흩어졌다.
오르는 중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배낭 위로 윈드자켓을 더 입었다.
산행 첫날부터 선두에 서서 걷던 가이드 Good luck(우측)은 일행 사이에 서고,
정상에 오르는 날 야간 산행엔 Snai(좌측)가 선두에 섰다.
길만스 포인트에 도착하니 "축하 한다"며 박수 쳐주고 시나이가 "정상까지 가겠느냐" 묻는다.
여기서 포기하면 또 다시 올 수도 없는 곳. "가겠다" 대답하니 재차 확인 후 옆에서 묵묵히 걸어 준다.
물이 통과하는 호스가 얼지않게 물백이 담긴 작은 배낭 위로 윈드 자켓을 입었더니 다행히 얼지 않았다.
일행 중 K 여사는 옷 위에 배낭을 메어 호스가 얼어 물을 못마셨단다. 내 배낭을 메준 Guide Sinai가 촬영.
힘겨워 하며 오르는 모습.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 나면 위대해지고 자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처럼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 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 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 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 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정상이 멀지 않은데도 고소증에 시달리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해냈다,! 드디어 정상을 밟았다, 내 의지로, 내 두 발로.!!!
감사 합니다. 감사 합니다, 그리고 또 감사 합니다.
먼저 도착했던 일행들은 도착하는 대로 모두 다 내려가고, 나중에 도착한 사람끼리만 기념.
가이드 7명 중 두 사람은 정상엘 못오고 길만스 포인트에서 하산 하는 한 사람 돕기위해 하산,
5명이 남아 증거인이 된다.
키나바루산 처럼 체크 포인트가 따로 있어 체크하는게 아니고, 함께 등정한 가이드가 증인이 되어 높이에 따라 등정 증명서를 발급받게 된다.
분화구가 너무 넓어 분화구 같지가 않다.
빙하를 배경으로.
마음은 오래 머무르고 싶으나 너무 춥고 배고프고... 고소증으로 견디기 힘들다.
키보산장을 향하여.
길만스 포인트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에 화산재를 밟으며 미끄러지듯 내려 딛는다.
가도 가도 하염없이 지루한 화산재 내리막 지름길. Guide Sinai가 촬영.
'킬리만자로 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물) Trek 8, 호롬보 헛→마랑구 게이트→케냐 암보셀리 (0) | 2009.12.12 |
---|---|
Trek 7, Kibo Hut → Uhuru Peak→ Kibo Hut→ Horombo Hut (0) | 2009.12.11 |
Trek 7, ★ 킬리만자로 정상, ♥ Uhuru에 서다 ★ (0) | 2009.12.11 |
Trek 6, Horombo Hut에서 Kibo Hut 까지 (2) (0) | 2009.12.10 |
Trek 6, Horombo Hut에서 Kibo Hut 까지(1) (0) | 20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