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트레킹

Trek 7, Kibo Hut → Uhuru Peak→ Kibo Hut→ Horombo Hut

opal* 2009. 12. 11. 11:32

 

Trek 7, Kilimanjaro 정상 Uhuru에 서다.(이 날은 後記가 따로 있음)

Kibo Hut → Uhuru Peak→ Kibo Hut→ Horombo Hut

(키보산장→우후루피크→키보산장→호롬보산장)

 

사진 좌측 위 - 내 배낭을 메고 맨 앞에 선 guide 시나이(Sinai Kasi).

평소 선두에서 걷던 가이드 굿락(Good Luck)은 일렬로 늘어선 대원들 사이에 서고,

정상을 향하는 야간 산행엔 시나이(Sinai)가 앞장서서 가느라 덩달아 앞에서 걷게 되었다.

해발 4700m인 키보 헛에서 자정에 출발하여 01시 50분경에 고도 4825m에 오르고(좌측 아래),

02시 15분 경에 5000m 지점 윌리암스 포인트 지난다, 고도 300m오르는데 2시간 15분이 걸렸다.(아래 우측)

 

03시, 바람을 피해 커다란 바위아래에서 잠시 휴식, 가이드들이 말 하기 전 서로서로 '물 많이 드세요" 

해드랜턴 착용하고 일렬로 늘어선 일행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움직일수록 힘이들어 마음처럼 안된다.

좌측 아래 - 길만스 포인트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L 여사에게 물 마시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캄캄한 시간에 조명을 사용하지 않았더니 겨우 흐리게 나타났다.)

 

 여명 뒤의 일출.

 

마웬지봉 뒤에서 떠오르는 태양,  5000m가 훨씬 넘는 고산에서 어느 때보다 더 장엄한 일출 광경을 맛본다. 특히 구름 모습이 이채롭다.

 

 

 밤새도록 6시간을 넘게 올라왔건만 키보 산장은 여전히 발 아래에서 날 비웃듯 쳐다보고 있다.

높게만 보이던 마웬지봉도 캄캄한 밤 시간 동안 발 아래로 낮아졌다.

 

 지구에 있는 모든 구름이 다 내 발 아래에 있다.~~~!!! 비행기도 안탔는데 ㅎㅎㅎ

 

左-오르다말고 일출 모습 담는 대원 옆에 가이드들이 서 있다. 右-랜턴 불빛에 보이던 모래땅에 햇살이 퍼진다. 

 

이른아침 햇살에  붉게 물드는 마웬지봉(上左)과 키보봉(上右)의 바위들.(아래에서 볼 땐 모래땅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길만스 포인트에 올라서서 일출 광경을 보고 싶었었는데 몸이 안 따라 준다.

그래도 걸을 수 있는 체력과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좋은 날씨에 감사 할 뿐이다. 

세계 각지 어디서 왔던 체력에 관계없이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힘들어 하는 키보봉.

 

해발 5681m의 길만스 포인트. 자정에 키보 헛 출발한지 6시간 반 만에 고도 1000m 높아진 분화구 둘레 능선에 올랐다.

정상 우후루에 가려면 고도 200m 더 올라가야 한다.  가이드들이 박수로 축하 해주며, 더 갈 수 있겠느냐 묻는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분화구 건너 맞은편으로 보이는 빙하를 고배율로 Zoom in 해보있다. 

헛소리 같은 꿈도 못 꿀 焉敢生心(언감생심)이지만,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저 빙하 앞에 한 번 서보고도 싶다.

 

 길만스 포인트에 올라서야 비로소 보이는 우후루 정상을 향해 걷다 Zoom으로 찍었다. 보기엔 가까이 보여도 시간은 많이 걸린다.

돌 틈 사이 눈 위로 난 발자국따라 걷고 또 걷고. 봉우리 그림자가 분화구쪽으로 길다.

 

 화산이 두 번씩이나 폭발했다는 분화구 모습, 방대하게 넓어 그런가 깊이는 많이 깊지 않아 보인다. 

사진위 우측 - 까맣게 보이는 부분은 서있는 봉우리의 그림자 모습이다.

 

 분화구가 너무 넓어 화면 하나에 담기질 않는다. 백두산 천지나 백록담 같이 오목하질 않고 우측으로는 터진 형상을 하고 있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정상을 향하며 뒤돌아 본 마웬지봉. 분화구 밖으로 드디어 빙하가 가까이 보이기 시작한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머리 다리가 무겁고 또...  사진을 많이 찍고싶은데 네 개씩이나 낀 장갑 자꾸 벗기가 시간 걸리고 힘들다.

 

풀 한포기 살 수 없는 화산재 위에 과연 저 빙하는 언제부터 쌓이기 시작 하였을까? 볼 수록 경이롭고 신비스럽기만 하다. 

 

호롬보 산장에서 올려다 보거나 며칠 동안 아래에서 볼 때 나비 넥타이처럼 작게 보이던 흰 모양이 바로 이 빙하이다. 

 

 두께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두터운 빙하, 그런데 헤밍웨이가 말한 '얼어붙은 한 마리 표범의 시체'는 어디에 있는걸까?

과연 표범이 여기까지 올라올 수는 있을까?

 

 온난화 현상으로 전보다 많이 낮아지고 있다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 후세에 오는 이들도 모두 볼 수 있게 녹지 말았으면 좋으련만...

 

정상은 빤히 보이나 마음 처럼 그리 쉽게 다가가질 못한다. 바로 앞에서 걷는 사람들이 개미만하게 보인다.

 

분화구 안의 모습.

 

무지개떡 처럼 층층히 쌓아가며 두께를 높인 빙하.

 

거대한 빙하 뒤로 메루산이 보인다.

탄자니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해발 4000m가 넘는 산인데 킬리만자로의 유명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Mt, Kilimanjaro Uhuru Peak(킬리만자로산 정상 '우후루').

<축하 합니다. 당신은 지금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해발 5895m 탄자니아 우후루 픽에 있습니다...>

 

어쩐지 노란 글을 쓴 판 하나가 떨어진 것 같다 했더니... 전에 찍힌 다른이의 사진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다. 

전에 찍힌 他人 作

 

정상을 딛고 내려오며 뒤돌아 본 모습이다.

 

정상을 다녀오며 빙하를 좀더 가까이 Zoom in.

 

빙하와 메루산.

 

 

 

아주 가까이 보면 얼음이 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빙하가 녹아 없어지기 전에 몰 수 있는 행운에 행복하고, 감사하고.

 

 

사진 위 좌측 - 정상에 놓여진 쓰레기통 일부와 화산재로 된 검은모래 땅.

분화구가 넓어 한 화면에 다 담기질 않는다.

 

위사진 좌측 - 가이드 총대장 알렉스씨, 늘 뒤에 다니며 대원들을 챙긴다. 분화구 뒤로 마웬지봉과 빙하.

 

길만스 포인트를 지나 화산재에 미끄러지며 하산 중 뒤돌아본 모습. 맨 뒤 후미 가이드가 지켜보며 따라 오고 있다.

 

키보 헛은 보이나 쉽게 내려서지를 못한다. 내려딛고 또 내려 딛어도 제자리에 있는 듯 지루하다.

 

키보 헛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취한 후 호롬보 산장을 향해 하산.

 

어제 아침 호롬보 산장을 출발하여 저녁에 키보 헛에서 쉬고,

밤을 새워 정상을 올랐다가 하산하는 동안 일기변화 없이 맑은 날씨만 주시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정상 산행을 마친 후 키보 헛에서 호롬보 산장으로 하산 중 비가 내려 황톳길이 아닌 미로로 변해 버렸다.  

3년 전에 다녀온 해외봉사단 S씨, 호롬보 산장에서 키보 헛 가는 날(우리로 말하면 어제에 해당), 십여 년만에

 눈이 많이 내려, 길이 안보여 가이드까지 길을 잃고 헤메는 바람에 공포에 질리며 걷고 또 걸었었다는 바로 그 길, 

바람은 심하게 불지만 이 정도의 안개와 싸락눈엔 오히려 감사해야 할판이다.  

결국 그 사람들은 눈으로 인해 다음 날 정상엘 못 오르고 키보 헛으로 만족하고 후일을 기약하며 하산했다 한다.

 

정상에서 키보 헛 까지 먼저 하산한 대원들은 모두 호롬보 산장을 향해 떠나고 

 가장 힘들어 하던 여인들만 뒤에 쳐져 가이드들이 뒤에 따라오며 책임을 완수하고 있다, 고마운 사람들. 

당신들이 있어 우리는 마음 편하게 저 높은 곳엘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저 높은 곳, 능선에서 이런 날씨 변화를 만났었다면?  세찬 바람에 눈이 날려 우선 앞이 안보일테고, 

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미끄러지고... 상상만해도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을 것만 같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天地神明께 감사드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아주 아주 황홀하고 훌륭한 최상의 날씨였으니 

나는 무슨 복이 많아 이렇게 보살핌을 받는 걸까?

 

 

잠깐 내린 비에 설산으로 변한 ↑마웬지봉과 키보봉↓.

 

 

마웬지 언덕 가까이 오니 구름 걷히고 비도 완전히 개인다.

 

마웬지 언덕에서 뒤돌아 겨울산으로 하얗게 변한 키보봉을 바라 보며 또 감사 드린다.(Zoom in)

 

↑ 마웬지봉 Zoom in. 사막화되어가는 황토벌판을 내려딛고 용암지대를 걷는다.

 

마웬지 언덕을 지나 내려오며 돌아서서 바라본 키보봉. 마지막 습지가 있는 쉼터가 어둠 속으로 묻히고 있다.  

지표면을 덮고있던 용암지대를 지나 관목으로 빽빽한 숲엔 땅거미 내려앉고 힘없는 석양은 서서히 그 빛을 줄여간다. 

 

시네시아가 보이면 호롬보 산장이 가깝다는 증거. 호롬보 산장 아래 위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다.

 

호롬보 산장에서 보이는 키보봉.

저 꼭대기에 보이는 나비 넥타이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빙하인 줄을 몰랐었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오니 속이 시원하다.ㅎㅎㅎ

 

하루 17시간을 걸은 오늘은 호롬보 산장에서 쉬게 된다. 호롬보 산장은 산행 기간 중 세 번의 휴식을 제공한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왜 자정에 출발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 저녁은 내일 아침까지 느긋하게 푹 늦잠이라도 자고 싶지만

내일은 이틀에 걸쳐 올라왔던 만다라 산장을 거쳐 마랑구 게이트까지 6시간을 빠른 속도로 하산해야 한다.

그리고 

마랑구 게이트에서 등정 증명서를 발급 받고 그동안 정든 스텝들과 이별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탄자니아를 떠나 케냐 암보셀리까지 가야 하는데 국경의 출입국 업무 시간이 오후 6시면 끝나 문을 닫는다,

고로

4시에 일어나 새벽부터 서둘러 하산해야 하므로 늦잠을 잘 수가 없다.

나망가(탄자니아 국경도시)에서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까지의 이동 거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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