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트레킹

Trek 8, 호롬보 헛→ 만다라 산장→ 마랑구 게이트→ 케냐 암보셀리.

opal* 2009. 12. 12. 11:45

 

Trek 8.  엿새 동안의 산행생활을 마치는 날.

호롬보 헛→ 만다라 산장→ 마랑구 게이트→ 케냐 암보셀리.

 

새벽에 잠 깨니 옆자리 P 교수님 아침 인사 건네며 한마디 하신다.  

"이 선생님 어제 많이 힘들어 하시더니 무척 고단하셨나봐요? 코를 많이 고시더라구요."

'그랬어요? 죄송해서 어쩌나, 나 때문에 다른 분들 다 못주무신건 아닌지요?"

"아니에요, 정상 다녀오느라 힘들어서 다들 고단하게 자느라고 몰랐어요," 젊은 친구 짝꿍이 얼른 먼저 대답해 준다.

 

킬리만자로 정상 우후루에 다녀와 호롬보 산장에서 쉬고,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한 행사 거행,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가이드와 포터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전달한다.

 

 한 사람이 산에서 5박 6일을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짐을 필요로 하는지... 

 포터들과 가이드님들 고마웠습니다. 당신들이 있어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가이드는 킬리만자로 주변의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 정상엘 여러번 다녀와야 가이드 자격이 주어진다.

wage는 가장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포터가 가장 적게 받는다. 

Porter 생활을 거쳐 Guide가 되고 가이드 생활을 한 후에 Chief guide가 된다고 한다.

 

이곳 호롬보 산장을 출발하면 만다라 산장을 거쳐 마랑구 게이트에서 등정 증명서를 받고 스텝들과 작별하게 된다.

그리고 탄자니아를 벗어나 오늘 안으로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공원까지 가야 하므로 일정이 바쁘다.

  

 이른 새벽기상, 식사 후 간단한 행사를 끝내고 바로 마랑구 게이트를 향해 출발. 하산 도중에 일출을 맞는다.

 

넘실거리는 구름 파도가 산자락과 맞닿은 호롬보 헛은  정상 가기 전에 쉬고, 고소에 적응하느라 하루 저녁 더 묵고,

정상 다녀와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하는 관문이다.

호롬보의 아침은 언제나 찬란하고 멋지지만 정상에 다녀와 맞는 이 아침은 더 더욱 찬란하다.~~~!!!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부지런히 내려딛는 대원들과 가이드.

 

이른 아침 맑은 공기를 폐 속 깊숙히 들이마시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두루 두루 전해 본다. 

 

 아름다운 길 내려 딛으며 아쉬운 마음에 가끔씩 뒤돌아 본다.

카메라 셔터 눌러가며 열심히 걷고 있으니 아침 인사 건넸던 P 교수님 또 한마디 하신다.

"이 선생님은 보기엔 힘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강단이 있으신가봐요? 어제 같아선 오늘 못 걸으실 줄 알았어요."

"ㅎㅎ 그런가봐요, 저도 조금 염려스러웠는데 자고 일어나니 많이 좋아 졌어요."

어제 몹씨 힘들어 했더니 방 대장님도 "내일 아침에 리어카 타고 내려가라"며 예약을 해놓겠다고 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푹 자고 일어나니 condition이 좋아 취소 했다. 

어제 제일 힘들어하던 L 여사, 남편이 리어카를 예약했는데 "혼자만 타고 갈 수 없으니 나도 걸어가겠다"며 걸으니

어제 종일 손 잡아 주었던 가이드가 오늘도 똑같이 손 잡고 행보를 맞춰 준다.

 

포터들은 짐 들고 먼저 하산하고, 쿡 대장도 가이드들과 함께 하산, 하산 길 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빠듯해 걸음걸이 속도가 무척 빠르다.

어제 종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시나이가 오늘도 묻는다.

"May I help You?"

"오늘은 컨디션이 좋으니 괜찮다, 고맙다" 대답해 주고 일행들과 같이 부지런히 걸었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어느새 옆으로 온 시나이가 또 말을 걸어온다, "배낭 메어주고 싶다"고.

"Today is no money"  농담 건네며 웃으니 "US 달라가 없느냐" 며 따라 웃고는 친구로써 도와주고 싶단다.

"고맙다" 대답 하고는 간단한 우리말 가르쳐 주니 재미있어 한다.

 

 마웬지봉과 키보봉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눈에 담고 작별 인사를 나눈다.

 

 아름답게 각인된 이 길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키보봉은 잠시 구름에 가려 안보이고 마웬지만 보인다.

 

05:40 호롬보 헛을 출발하여 초고속으로 내려딛느라 3시간 소요, 만다라 헛에서 호롬보 헛까지 오르던 날은 7시간이 넘게 걸렸었다. 

 산행 첫날, 마랑구게이트에서 올라와 산에서 첫 밤을 맞던 만다란 산장, 그날은 비가 내렸었다.  

 

어느 젊은이의 기행문을 잠깐 보다 혼자 깔깔대고 웃은 기억이 있다.  

일부분만 읽어 트레커가 몇 명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랑구 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으로 오르는 산행 첫날,

 <짐을 지고 올라온 포터들 중 4명이 너무 고생스러웠던지, 만다라 산장에서 몰래 도망가는 바람에 너무 황당하여 올라가느냐 마느냐로 옥신각신,  대장 가이드가 그 밤으로 내려가 다시 다른 포터 4명을 구해와 저녁밥도 남들 다 자는 밤에 늦게 먹었다>는 에피소드를 읽으며 웃은적이 있었다. 

 

각종 이정표를 거치며 아래로 아래로.

 

속도가 늦어 뒤에 오고 있는 대원들을 기다리는 동안 가이드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판도 벌린다.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는 노랫소리도 힘들어 뵈더니 그 무겁던 마음들이 하산 때는 모두 편하고 가볍기만 하다. 

며칠동안 함께 지내며 겪어보니 사람들이 참으로 낙천적이고 순박하다.

 

올라가던 날들은 언제나 맨 앞에서 "천천히 가세요"를 계속 강조하던 선두 가이드 Good Luck,

기다란 다리로 성큼 성큼 내려 딛으며 뒤에서 걷는 나를 가끔씩 부르며 챙긴다, "이 누님 빨리 오세요." 

'천천히'의 반댓말이 '빨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며칠동안 배운 우리말을 제법 잘 구사한다. 

우리말을 잊지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다음엔 어느나라 사람을 만나게 될지...  

궁금한게 많은지 이것 저것 묻는데 형편없는 외국어 실력이라 다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지니 장난도 친다. 동물 얼굴같이 생긴 나무가 있어 카메라 들이대니 짖궂게 가린다. ㅎㅎㅎ

이심전심 이랄까?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니 굿락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꽃사진 찍으며 이름을 물으니 잘 가르쳐 준다. 

 만다라 헛에서 10분간 휴식하고 1시간 반 정도 걸었으니 마랑구 게이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밀림 지대를 벗어나 마랑구 게이트 도착. 만다라 헛에서 두 시간 남짓 걸렸으니 참 빨리도 걸었다.

 

 마랑구 게이트에 견학 온 학생들이 선생님 말씀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 

 

 마랑구 게이트 주차장에 먼저 도착한 포터들이 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짐을 확인하고 등정증명서 받기를 기다리는 중인데 비가 쏟아진다.

날씨에게 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조금 더 늦게 내려 왔거나 비가 일찍 내렸다면 흠뻑 맞을 뻔 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아래 다 같이 옹기 종기 모였다. 그동안 친절을 베풀며 최선을 다하던 이들과 작별하려니 마음이 짠~ 해온다.

등정증명서 작성되는 시간이 길어져 경쾌한 킬리만자로 송을 부탁하여 듣고 또 듣고, 박수치고 같이 부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드디어 등정증명서가 나오고 간단한 식이 거행되었다. 그동안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말을 서로에게 전한다. .

 

 등정 증명서는 정상에 같이 올라간 가이드가 증인이 된다.  대원 19명 중 남자 1명을 제외한 18명이 등정에 성공을 했다. 

 

 Chief guide Alex씨가 등정 증명서에 대한 설명을 하고 방 다니엘님이 통역,  가운데 검은 양복입은 이는 총책임자 Andrew씨. 

 

 左下, 정상에 못오른 사람의 증명서는 색이 다르다. 

右下 - 탄자니아 관청장(Director General)의 서명과 킬리만자로 국립공원장(Chief park warden)의

서명 옆에 치프 가이드 알렉스씨가 서명하고 있다.

 

 작별식을 마친 후 우리는 버스에 오르고, 포터들은 그들 나름대로 모여 수고비를 나누어 갖는 듯,

너무 친절하게 잘 해주어 포터들까지 품삯 외에 조금의 tip을 주었더니 처음 있는 일이라며 좋아 한다.

다음엔 어느나라 사람들을 만나 친철을 베풀까? 저들에게 늘 행운이 뒤따라 주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

 

총책 앤드류씨와 치프 가이드 알렉스씨 등 우리가 가는 방향에 집이 있는 가이드 몇 명이 동승했다.

처음 대하던 날은 한 사람만 옆에 있어도 체취가 역겨워 참기 힘들었는데, 며칠 지내다 보니 체취보다는 그들의 친절에 매료되어 손을 잡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으니...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지구촌 사람들.

 

 가까운 지역에서 제일 먼저 내린 가이드를 보니 '기다리는 가족들이 얼마나 반가울까? ' 하는 생각에 나도 갑자기 집 생각이 스치며 식구들 얼굴들이 잠시 떠오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새로운 풍광에 금방 지워진다.   

알렉스씨는 킬리만자로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모쉬에서 하차하고, 다른 가이들도 차례 대로 내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의 사진 세 장을 상, 중, 하로 이어 붙여 보았다. 

 

아래의 사진도 마찬가지.

 

 上左 오동나무를 닮은 보라색 꽃, 각종 농산물들이 생산되는 아루샤 지역. 

 

 아루샤 임팔라 호텔에서 점심 식사,  한 잔씩 곁들여 마신 'Kilimanjaro' 맥주는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던지...

나같은 술치의 입맛에도 맛있었으니... 갈길이 바쁘지 않으면 여유있게 앉아 몇 잔 더 마시고 싶다. 

아프리카에선 물보다 맥주값이 더 싸다, 맥주값이 싼 건지 물값이 비싼건지... 물은 매일 사서 먹었다.

 

 

 점심식사 같이 한 총책 앤드류씨는 아루샤에서 내렸다. 처음 발딛던 아루샤의 인상이 강하게 뇌리에 남아있다.

거리를 메우며 축제를 열던 지역 주민들의 웃음띈 얼굴들, 메루산 기슭에 자리잡은 아루샤는 녹색 도시로 보기에도 풍족한 지역 같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메루산(Mt, Muru).  탄자니아에서 킬리만자로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산으로 해발 4565m 이다.

킬리만자로 남서쪽으로 68km, 정상엔 바위가 많아 불모지이지만 경사면은 비옥하고 하천이 있으며 산림이 울창하다. 

 

 

메루산 기슭에서는 소와 양도 방목한다. 저지대에서는 차가族이 살며 풍부한 강수량으로 땅이 비옥하고 커피, 설탕, 바나나 등이 생산된다. 

 

길가에 피어있는 다육식물인 용설란 꽃대가 엄청 크다. 먼지 뒤집어쓰며 덜컹대던 길을 며칠만에 다시 지난다.

 

 킬리만자로 산이 멀리 보이나 구름에 가려져 있다. 강우량이 적은 곳에 사는 잎이 좁은 가시나무들이 인상적이다.

 

  킬리만자로를 향해 달리던 멀고도 머나먼 길, 길, 길. 그 길을 반대로 달리고 있다.

이 길이 다 포장된 뒤에 오는 이는 먼지를 안 마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몇 년전 금강산에 가던 날 추억이 떠오른다.  육로를 처음 개방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가는데 그때는 비포장 도로라 흙먼지가 얼마나 날리던지.. 

 

 국경도시 나망가에 도착하니 케냐 미니 버스 네 대가  마중와 기다리고 있다. 탄자니아에서는 한 대로 다녔는데.

탄자니아 출입국 관리소에서 출국 신고를 한 후, 길 건너편 케냐 관리소로 가 입국신고를 한다

 

 우리를 마중나온 켄코(케냐+코리아) 버스.  차에서 내려 사무실로 들어가려는데 사람들이 제지한다. 

쳐다보니 국기 하강 시간이라 잠시 서서 기다리다 들어갔다. 국기에 대한 경례,ㅎㅎㅎ

우리는 업무시간 끝나기 전에 빨리 일을 마쳐야하는 급박한 상황인데... 

 

차가 똑같고 기사님 얼굴도 금방 구별하기 힘들어 내가 탈 차 번호를 촬영했다. 

 

 사진 上,  탄자니아 출입국 관리소와 탄자니아로 통하는 문, 사진 下, 케냐로 통하는 문,

사진 右下 우측으로 케냐 출입국 관리소가 있다.  지금 서 있는 곳은 두 문 사이의 국경 완충? 지역.

 

上, 암보셀리로 가며 잘 볼 수 있도록 이용할 차 맨 앞자리에 자리 잡았다. 

上右,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데도 값을 지불해야 한다.   下, 케냐 입국 신고서 작성과 입국 신고서.

 

 탄자니아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 출국 신고를 마친 후  케냐 출입국사무소로 장소를 옮겨 입국 신고를 마치는 동안 날이 완전히 어두워 졌다. 어떤이는 자기 짐 실린 차 찾느라 우왕좌왕,  미리 사진 찍어놓으니 편했다.

마중나온 차에 다섯 명씩 나누어 타고 암보셀리 국립공원으로 향하는데 비포장 도로라 차는 덜컹 덜컹,  먼지는 뽀얗게 날아들고, 기사님 네 분 무전교신으로 쉴 새없이 웃고 떠드는 소리는 완전 소음공해, 그러지않아도 모두들 피곤한데. 밖의 풍광 골고루 잘 포착하려고 앞자리 잡았으나 모두 허사. ㅎㅎㅎ

 

사파리 여행 하면 탄자니아의 대 평원 '세렝게티'도 있지만 우리는 케냐의 '암보셀리 국립 공원'으로 향한다.

 

 나망가 출발한지 한 시간 여만에 Meshanani gate에 도착하여 통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메샤나니 게이트에서 다시 한 시간 정도 비포장 길을 달려 센트림 호텔에 도착.

4000 feet, 피트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해발 1200m 정도의 높은 고원지대 이다. 

 

 바짝 마른 비포장 황톳길에 먼지 날리는 차로 도착하니 물수건부터 내어 준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런가 음식은 그럭저럭 되는데 과일이 부족하다. 

 

 'Tusker (엄니가 있는 동물) 맥주' 맛은 낮에 마셨던 '킬리만자로 맥주' 맛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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