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트레킹

한 보따리의 고민

opal* 2009. 12. 2. 22:21

.아프리카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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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한라산 등산 후 올레길을 걸으며 킬리만자로 산행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집에와 며칠 고민하다 '그래 한 번 해보는 거야,' 출발 날자 20여 일 앞두고 신청을 했다.

환갑에 시작한 산행, 산행 경력 5년차, 더 나이들어 산행 마치기 전 한 번은 꼭 가 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신청 후 며칠 뒤 여행사 사장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혹시 네팔에는 다녀 오셨는지요?"

"아니요, 네팔엔 한 번도 못 가봤습니다."

"그러면 高山 산행 해보신 경험이 있으신지요?"

"고산이라고는 말레지아 키나발루 한 곳 밖에는 못 가봤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신청을 하시게 되었는지요?"

"아마추어로서 갈 수 있는 제일 높은곳이라기에 나이 더 먹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어서요."

"연세는 지금도 많으신데요 뭐.ㅎㅎㅎ"

"그래서 저도 걱정이 되네요. 과연 오를 수 있을런지...ㅎㅎㅎ"

킬리만자로를 오르기엔 내 나이 많은게 사장님도 걱정 되기는 마찬가지였나 보다.

 

 

고산도 고산이지만, 집을 나서면 우선 남다른 생리구조로 먹거리부터 걱정해야 한다.

국내에서 조차 안해본, 짧은 기간도 아닌 긴 시간을 과연 버텨낼 수 있을런지...

 

그렇다고 먹지 않으면 기운 딸리는 것은 당연지사, 

나흘 동안 오르고 이틀 동안 내려와야 하는 오지의 험난한 산에 과연 화장실 시설이 잘 되어 있을지?

 

다인실 산장에서의 가뜩이나 짧은 취침시간 동안 화장실 드나드느라 타인 잠 다 깨어 놓지는 않을지,

남도 그렇거니와 본인도 잠 제대로 못자며 산행을 할 수 있을런지...

남 안하는 고민이 한 두가지가 아닌 나이먹은 여자의 몸으로 과연...

 

나이나 체력을 불문하고 높은산에선 고소증이 제일 견디히 힘들고 무섭단다. 

국내 산행에서 늘 꼴지를 못 면하는 신세 인지라

고소증엔 무조건 천천히 걷는 것 만이 약이라는 말에 그 한 가지만을 믿고 갈 생각인데  어찌해야 하나.

 

 

 조금은 단열되는 위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재단하여
아래사진 호스에 두껍게 감고, 테잎으로 마무리하여 물백 호스 얼지않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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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

 

조용필의 노래 흥얼거리며 마지막 짐 챙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