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지인의 별세

opal* 2010. 1. 15. 19:30

 

 

 

아픔없는 안식처에서 편히 쉬시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전, 가까이 지내던 선배의 별세 소식에 크게 놀라며 허망함을 느끼는 남편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급성 혈액암'이란 소식을 접한지가 불과 며칠 전, 올해로 우리나이 72세가 되시는 분이다.

 

9년 전 2001년 2월, 한 달여의 입원생활 후 퇴원하여 집에서 항암제 투여로 내 가장 힘들어 할 때

우리집으로 병문안을 오시어 먹으면 몸에 좋다는 이런 저런 것을 권유하며 갖다 주셨던 분이다.

 

갖다주신 것을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잘 받아 놓았다 나중에 식구들 몰래 조금씩 버렸다.

물론 다른 분들이 갖다 주신, 지방에서 어렵게 구해주신 먹거리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항암제 투여 중이라 머리는 다 빠지고, 몸은 극도로 쇠약해지고 마음도 약해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럴수록 다른 것에 현혹되지 말자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에서였다.

 

병원 의사는 나를 살리기 위해 암세포 죽이려고 나를 죽기 직전의 초죽음 상태까지 만들어 놓는데,

먹을 수도없지만  몸에 좋다는 것 먹고 좋은 세포 살려 기운내려다 암세포 먼저 살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5월엔가? 지인이 집 가까이 와 있다는 연락에 같이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밥을 다 먹고난 후 물을 마시니 지인은 물을 안마신다며    

"식사 후 바로 물을 마시지 않고 나중에 식사 시간이 아닌 시간에 물을 따로 마신다"고 했다. 

"소화액이 물에 희석되어 소화가 안된다"나 어쩐다나 하며 건강요법이라며 어디서 들은 대로 실천하고 있단다. 

나보고도 그렇게 해보라기에 오히려 "젊은 사람이 그런 말에 너무 현혹되지 말라"고 했다.

"과식이나 과음으로 탈이 나면 났지, 식사 후에 물을 많이 마셔서 소화가 안되거나 탈이난 적은 없다" 고 해주었다.

 

오늘 별세 하셨다고 연락 온 분이 바로 그 요법을 실천 하셨다고 한다.

늘 건강하게 잘 지냈는데 한 달 전 병원에서 혈액암이란 진단을 받은 후 식구들에게 그 얘기를 하시더란다.

본인 마음에 "식사 후 바로 물을 마시지 않은 그 건강요법이 오히려 병을 만든 것 같다." 라고.

그것이 원인인지, 그분의 운명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내 투병 생활하며 지내는 동안 못먹을 때의 속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먹는 것이 없으니 소화 시킬것이 없어 위가 쉬고 있어 그랬겠지만 아무튼 투병생활을 마친 후에도

식사량을 줄이고 나니 늘 컨디션이 좋고 속이 아파 힘들어 한 적이 없다.

나이 먹으며 少食이 좋다는 것을 체험에 의해 스스로 터득하게 된 셈이다.

늘 조금 먹는 것은 아니고 ,외출시 가끔 칼로리 소비가 많을 때는 많이 먹기도 한다. 

 

460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식장에 다녀오며  (0) 2010.01.23
husband birthday  (0) 2010.01.19
외식과 전야제  (0) 2010.01.11
폭설 내린 새해 시무식  (0) 2010.01.04
ユン 집들이  (0) 2010.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