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영월 곰봉

opal* 2010. 8. 10. 21:49

 

남쪽에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 예보를 듣고 집을 나섰다. 고속도로를 달려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에 오르니  비가 내린다.

 

 

영월이 가까워질수록 비 내리는 양이 많아진다.'어떻게 한다? 산행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갈등이 온다.

 

위 지도 사진 우측 아래에 보이듯 곰봉은 김삿갓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대산(김삿갓문학관 좌측)과 마주한다.

재작년 여름(2008.07.16)에 마대산 산행 후 김삿갓 문학관을 둘러 본 일이 있었다.

 

 

산행 들머리를 가는 도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청령포 앞에서 잠시 휴식.

차에서 내려 쳥령포를 바라보니 예전에 식구들과 배를 타고 들어가 둘러본 후 다슬기를 줍던 생각이 난다.  80년대의 일이다. 

쳥령포는 세조에게 쫓겨난 단종이 유배 생활을 하던 슬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영월 청령포(寧越 淸泠浦)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기념물 제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12월 26일 명승 제50호로 변경되었다.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있다. 강의 지류인 서강(西)이 휘돌아 흘러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으로는 육륙봉()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서 마치 한반도처럼 생긴 지형이다.

1457년(세조 3) 6월 조선 제6대 임금인 단종()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해 여름, 홍수로 서강이 범람하여 청령포가 물에 잠겼다. 
단종은 강 건너 영월부의 객사인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기기 전까지 두어 달간 이곳에서 생활하였다. 워낙 지세가 험하고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단종이 이곳을 '육지고도()'라고 표현했다고 전한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말해 주는 단묘유지비()와 어가,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 외인의 접근을 금하기 위해 영조가 세웠다는 금표비()가 있고

관음송(천연기념물 349)과 울창한 소나무숲 등이 남아 있다. 단종은 그해 10월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숨졌다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유적지가, 휘돌아 흐르는 서강과 어우러져 자연 경관이 뛰어난 명승지이다.

 

 

 

코스 : 곡골⇒민화박물관⇒지능선 안부⇒바위지대⇒주능선⇒안부⇒정상⇒횟대바위⇒삼거리⇒김삿갓유적지

곰봉(930m)은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하동면, 김삿갓면에 있는 산으로 마대산(馬垈山, 1052m)과 마주보고 있는 산이다.

정상에 곰 모양의 바위가 있어 곰봉이라 부른다. 마대산보다 암릉이 잘 발달되어 있어 전망이 좋다.

암릉에는 소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그 뒤로는 산들이 첩첩하게 서 있어 매우 아름답다.
산행은 민화를 전시하고 있는 조선 민화 박물관을 출발하여 암릉을 타고 올라 855m 봉우리에서 시루봉을 지나 정상에 오른다.

하산은 김삿갓묘가 있는 능선 쪽으로 한다. 산행코스의 거리는 약 7㎞ 이다. 

 

김삿갓계곡 중간지점에 위치한 곡골 조선 민화박물관 입구인 들머리 도착하니 비 내리는 양이 더 많아진다.  

"에이 난 오늘 안 갈래"

"이렇게 많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갈 필요까지 있을까?" 제각기 변명을 하며

대형 버스 한 차 메운 인원 중 십 여명이 종주산행을 포기하고 역산행을 하겠다며 도로 주저 앉는다. 

 

어쩐다? 잠시 망설이다 우비를 입고 종주팀을 따라 나섰다.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첫 산행지이기 때문이다.

곰봉입구라고 쓰고 화살표까지 있는 안내판을 보고 올라서니 달맞이꽃이 산비탈에 가득하다.

사람 키보다 큰 달맞이꽃 사이를 헤치며 오르던 선두, "길이 없어요, 도로 내려가세요"

 

몇 명씩 갈라져 이리 저리 오르다 능선에서 만나진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길이 좁고 흐릿하다.

비 내리는 흙길은 된비알로 미끄럽고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는 험상궂다. 

앞 서 오른 남자분이 잡아줘 간신히 바위를 올라섰다. '바위 길이 험하다더니 혼자서는 도저히 오를 수도 없겠군.'혼자 중얼거리며 뒤쫓는다.

 

등로에 있는 바위 자체가 험악해 뵌다.

 

우중 날씨라 조망이 없다.

 

계속 되는 오르막에 바위가 점점 많아지고 곳곳에 밧줄이 달려 있다. 젖은 바위가 미끄러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빗줄기가 굵어지니 신갈나무 활엽에 떨어지는 소리가 더크게 들린다. 

오르고 내리지 않고 계속 오르기만 하니 오늘 처음 참석한 남자 한 사람이 무척 힘들어 한다. 

 

우비 속의 옷은 이미 다 젖고, 이마에 질끈 동여맨 스카프도 다 젖어 빗물보다 더 많은 양의 땀이 얼굴로 흘러내려 뚝뚝 떨어진다. 

차라리 비 맞는게 더 시원하다며 우비를 벗으니 어떤이는 빗물과 땀에 젖어 물에 빠진 생쥐처럼 몸매가 고스란히 다 드러나기도 한다.  

" 볼 일 보기위해 시간 할애하지 않아도 되겠으니 좋으시겠네?" 농담들을 주고 받는다.

 

곱봉 정상에서. 어찌보면 뙤약볕 아래 산행보다는 차라기 비 맞는게 더 시원하고 좋다며 궁핍한 위로로 낑낑대며 올라섰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망경대산, 응봉산, 두위봉이 보이며 , 동으로는 태백산, 남으로는 백두 대간 고치령과 소백산 형제봉이 하늘금을 그리며 장쾌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다고 하는데 날씨가 도아주질 않아 먼 곳을 전혀 볼 수가 없다. 

 

 

 

 

 

날머리 난고 문학관,

 

 

비가 내려 곰봉에서 식사도 못하고 난고 김삿갓 문학관 방향으로 하산하여 계곡물에 들어앉아 땀 씻다 장갑 한 짝 물에 떠내려 보고,  

물가에 옹기종기 앉아 점심 식사를 마치니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진다.

 

평소엔 조용히 다녔는데 오늘 돌아오는 차안에서 특별 시간을 갖었다.

'방랑시인 김삿갓' 한 곡을 지정하여 "이 노래를 제일 잘 부르는 사람에게는  다음주 참가비 회비 면제~"

몇 사람이 같은 곡을 연속으로 부르는데 옛노래이다 보니 역시 젊은이들 보다는 나이든 사람이 박자 좋고 리듬을 잘 탄다. 

나도 한 목청 쭈~욱, 차 안에서 노래를 불러도 대장 한 사람 외엔 모두 앉아서 박수로 호응하는 조용한 분위기라 회원들께 고맙다.

 

 

 

 

비가 내린 올림픽대로가 마치 유리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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