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추사 김 정희 - 謝菊(사국),重陽黃菊(중양황국)

opal* 2010. 12. 2. 15:43

 

  

謝菊(사국)

 

                                    金  正喜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最孤澹處華相(최고담처농화상)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라!

어느 날 아침. 활짝 핀 국화여! 기쁨 가득 피었구나!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라!

노랗게 핀 국화꽃, 한 송이 한 송이 황금 구슬 같구나!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이라!

외로운 듯 담백한 저 국화꽃, 농염한 모습 더욱 아름답다!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라!

봄에 가졌던 그 굳은 희망, 가을이 되어도 변함없이 지키고 있구나!

 

 

가을 한 가운데 핀 노란 국화, 어느 날 갑자기 활짝 핀 국화송이를 보았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송이 한 송이 마치 황금으로 만든 구슬처럼 활짝 피어있는 국화,

외로운 듯 하지만 담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화를 보며

추사는 봄에 가졌던 국화의 꽃을 피우고자 하는 꿈과 희망을 보았던 것 같다.

 

우리는 한 송이 국화꽃이 아무런 고통 없이 피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화려한 꽃을 보면 갑작스럽게 꽃을 피운 것 같지만, 그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희망을 놓지 않고

긴 세월을 견뎌내었던 국화를 추사는 높이 평가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시의 제목이 국화에게 감사한다는 뜻의 謝菊 이다

 

 

重陽黃菊(중양황국)

 

                                  金 正喜

 

黃金蓓藿初地禪황금배곽초지선

風雨籬邊託靜綠풍우리변탁정록

 

供養詩人須末後후공양시인수말후

襍花百億任渠先잡화백억임거선

 

 

중앙절 국화

 

누런 황금 꽃봉오리는 선의 첫 경지

비바람 울타리 곁에서 청정한 인연 맺는다

 

시인을 공양함은 맨 마지막 일이나

온갖 잡된 꽃에서도 가장 우두머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