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문화,여행)

번개 데이트 - 강촌

opal* 2010. 8. 20. 23:30

 

"오늘은 수업이 없어서..."  갑자기 만나고 싶다는 문자가 와 "날도 더운데 어디서 만나지?" 

 "글쎄요,한 번 정해 보세요"로 시작되어

결론은 "기차타고 춘천 가자. 가고오는 차 안에서는 일단 시원할테니까"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 청량리 역 광장, 무더위는  맹위를 떨치는데 모 백화점이 오픈한다니 사람들이 많아 더 덥게 느겨진다.  

 

게단 옆 에스커레이터를 이용하거나 건물내로 이어지는 통로로 다니는지 밖 계단은 한산하다.

 

이런 저런 생각 없이 무조건 "춘천까지 얼마에요?  두 장만 주세요."

 

전철은 많이 타고 다녔지만 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는 일은 2000년 쯤인가? 정선엘 가느라 기차를 타 본후 처음이니 십 년만의 일이다. 

춘천에 다닐 땐 주로 차를 갖고 다녔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복선 전철 공사 중이니 경춘선 기차를 타는 일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 

 

ㅋㅋ 늦은 시간에 약속이 잡혀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 먹거리를 사들고 와 차안에서 먹는데... 예약을 안해 좌석도 따로 따로.

그러나 옆 사람에게 부탁하여 나란히 앉아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제 자 리에.ㅎㅎㅎ

 

춘천을 다닐 땐 주로 작은 차를 이용하느라 앞만 바라보고 달렸는데 운전을 안하니 엄청 편해 세상 구경하기 바쁘다.  

마석엔 천마산이나 수동계곡 다닐 때 많이 다녔고, 대성리나 청평은 호반을 찾을 때 많이 다녔던 곳이다.

 

정류장마다 정차하는 밖을 내다보며 추억어린 낭만도 즐기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며 기차 탄 것을 실감한다.

 

예전엔 대성리에 놀러 다니는 젊은들이 많았는데, 가평역에서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우르르... 역사도 새롭게 산뜻하게 지어졌다.

 

철교와 다리가 강물 위에 나란히. 차를 갖고 다닐 땐 저 다리를 이용했다.  다리를 건너 춘천이 가까워 지니 마음이 변한다. 

"김유정 역에서 내리면 어떨까?"

"내가 한 번 가봤는데 차가 없으면 많이 걸어야 해요.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 걷기에 힘들거에요"

"그래? 그럼 더 가지뭐."

 

강촌역에서 내렸다. 근처에 구폭폭포를 품은 검봉산이 있고 건너편으론 등선폭포를 품은 삼악산이 있는, 젊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찾는 곳.

 

인증 샷~

 

 

 

기차에서 내려 구곡폭포 행 버스를 기다렸다. 춘천시 후평동에서 시내를 거쳐오는 버스 배차시간 간격이 길다.

 

구곡폭포 입구. 추운 계절에 차를 갖고와 높은 구두를 신고 눈 길을 꼬드득 꼬드득 걸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입장료도 있고, 많이도 변했다.

 

 

 

 

 

 

 

겨울이면 빙벽 훈련을 하는 장소 구곡폭포 이다

 

사진 찍느라 폭포 맨아래쪽에 서있으니 바람에 날리는 작은 물방울들이 날아와 옷을 적시며 시원하게 해준다.

 카메라 젖는 일만 없다면 마냥 서있고 싶다.

 

 

무더운 날씨에 찾아온 보답으로 시원함을 한없이 선사해 준다. 

 

 

 

 

땀을 식힌 후 버스 시간에 맞춰 온 길을 되돌아 내려 딛는다.

 

 

   

 

가며 오며 만나는 구곡혼을 머리 속에 담아놓고, 내려오는 길에 서로 외어 보라며 깔깔깔.

 

다 내려와 찬 물에 발 담근 후 버스 승강장으로. 

 

 

 

 

 

 

 

 

다시 강촌 역으로 와 저물어가는 북한강 감상. 어디좀 더 둘러보고 싶어도 기차 시간이 촉박하여 돌아다닐 수가 없다. 

차를 갖고 오지 않으니 집에까지 가야할 전철 시간까지 계산을 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

 근사한 곳에 가서 저녁을 멋지게 먹을 생각하고 왔는데... ㅎㅎㅎ 그 흔한 '춘천 닭갈비' 조차 먹을 수가 없게 되었다.

 

 

  강촌역엔 사랑을 약속한 이들의 징표가 즐비하게 달려 있다.

 

 

 

약속했던 사랑이 깨어졌는지 자물쇠는 그대로 있는데 글자는 일부러 지운 흔적이 보인다.  

 

작은 자물쇠로는 부족했던지 커다란 자전거 자물쇠까지 이용하여 꼭꼭 잠궈 놓기도 했다.

 

  '벼르는 제사 냉수 못 떠놓듯'이 근사하게 먹기는 커녕 캔맥주와 오징어 안주 그리고 아이스크림, 과자 한 봉지...ㅋㅋㅋ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며 청량리 도착하여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고나니 자정이 가까워졌다. 오붓하게 보낸 반나절, 건강함에 감사하는 하루. 

각자 집으로 가는 마지막 전철은 과연 탈 수 있을 것인가?  bye~~~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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