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지리산(智異山) 바래봉(1,165m)

opal* 2011. 5. 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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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 한라산 진달래를 만나 횡재하고, 이번엔 바래봉 철쭉을 만나는 날, 다음엔 봉화산 철쭉산행이 계획되어 있으니

계졀따라 찾아다니는 별미산행이라 더 즐겁다.

 

바래봉은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회수리와 용산리, 인월면 중군리, 산내면 내령리이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산의 모습이' 바리때(스님의 밥그릇)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바래봉이라 불린단다.  
산행 코스는 개념도에 있듯 정령치에서 시작하여 큰 고리봉, 세걸산, 세동치, 부운치, 팔랑치, 바래봉, 용산마을 하산 한다.

 

날자가 오늘과 똑같은 바래봉을 처음 왔던 날(2005.5.24.)은 세동치로 올라 반대쪽 세걸산을 들려 바래봉으로 갔었고, 

3년 전(2008.5.22.)에 왔을 땐 정령치에서 바래봉으로 가 덕두산까지 연결한 긴 산행을 하고 인월 마을로 하산 했었다.


전에는 어두울 때 차를 탔는데 일출시간이 빨라 출발이 늦어진 기분이다. 차에 올라 달콤한 졸음을 즐기고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마친다.

 

10:30 산행 들머리 정령치 도착, 네 시간 반이 걸렸다.  산행 몇 년 동안 처음으로 카메라를 구입한 김 ㅂㅎ님 첫 작품의 모델이 되었다. 

 

정령치(鄭嶺峙)하면 떠오르는 추억 ... 2005년(10.22) 지리산 성삼재에서 정령치, 만복대를 거쳐 주촌리까지 백두대간 종주하던 날,

값을 조금 비싸게 주고 새로산 스틱을 깜빡 잊고 정령치 휴게소에 두고 고리봉을 오르다 생각이 났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때 후미대장에게 다녀와 달라고 부탁을 한 일이 얼마나 미안하던지, 몇 년 후 다시 만난 대장에게 정중히 사과를 했다.

 

정령치 휴게소 위에 그림과 함께 정령치에 대한 소개 안내판이 있다. .

 

등산로 중 빨간 부분은 산불 조심 기간에 산행 할 수 없는 곳이다.

 

정령치 해발 높이 1170m, 고리봉을 향하여 능선을 잠시 치고 오르니 금방 발아래로 조망이 펼쳐진다.

차에서 내리니 찬 바람이 몹씨 세게 분다. 겉옷을 입을까하다 금방 땀 흘릴 생각에 그냥 걸으니 역시 시원하게 느껴진다.  

 

가파른 나무계단, 철쭉 터널을 통과하는 본인. 뒤에서 걷던 산님의 카메라에...

 

오늘산행의 주제 답게 철쭉이 인사하며 반긴다. 옆에서 걷던 산님 "팔랑치 가면 더 많은 꽃을 볼 텐데 겨우 이것을 보고 찍느냐" 한다.

그러나... 다른 사진도 그렇지만 특히 꽃사진은 빛이 중요하다. 아침 햇살 역광이라 더욱더 화사하지 않은가. 팔랑치에 가면 이미 오후가 된다. 정령치에서 바래봉까지 9.4 Km, 바래봉에서 운봉마을까지는 4 Km를 더 걸어야 한다.

 

잠시 올라 뒤돌아본 모습. 건너편으로 만복대가 보이고,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길 몇 위에 드는 고갯길(지방도 737번)이다.

정령치는 해발 1172m,  전북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있는 지라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정령치에서 고리봉을 향해 능선을 오르면 우측(동쪽)으로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연결되는 지리산 봉우리들이 보이고,

좌측(서족)으로는 남원 시가지가 보이는 전망이 뛰어나다. 

앞으로는 고리봉, 세걸산, 부운치, 팔랑치, 바래봉, 덕두산으로 이어지고, 뒤로는(남쪽) 만목대, 묘봉치, 작은 고리봉, 성삼재로 이어진다.

백두대간은 바래봉으로 이어지지 않고 고리봉에서 좌측 주촌리로 내려가야 한다.

 

바래봉을 처음 산행 하던 날, '난 언제 저 하늘 길 같은 곳을 걸어 볼 수 있을까?" 하며 부러운 눈치로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며 걸었었다.

그때는 (2005.5.24) 천왕봉을 쳐다보면서도 천왕봉인 줄 몰랐고, 뱀사골 계곡을 보면서도 계곡 이름을 몰랐다. ㅎㅎㅎ

그랬던 내가 지금 남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주변 산들을 전혀 모르고 걸을 때와 알고 걸을 때 산행 맛의 차이는 엄청 다르다.  

추억이라도 배어 있는 산을 걷노라면 그 즐거움은 더더욱 배가 된다.   

 

정령치에서 바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을 처음부터 씩씩대며, 선두 그룹을 용감하게 열심히 뒤쫓던, 모처럼 참석하신 분,

오버 페이스 같아 하산까지 생각해서 천천히 걸으라고 얘기해줄까 하다 행여 오지랖 넓다고 기분 나빠할까봐 꾸욱 참았다. 

 

고리봉과 만복대가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만복대 정상 주변에만 첫서리가 하얗게 피어 아름답던 때 걸었던 추억이 묻어나니

계절 따라 또 다른 맛이 느껴진다. 

 

큰 고리봉, 지리산을 달려오던 백두대간 능선 길은 이곳에서 끝이나고 이곳 고리봉에서 좌측 아래 주촌리로 내려가야 한다.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山內面)과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山洞面) 사이에 있는 반야봉 배경으로 고리봉 기념, 

지리산에서 두 번째 높은 반야봉(般若峰, 1732m)은 백두대간 길에 속하지 않는다.

 

이 봉우리에는 지리산의 산신인 천왕봉(峰, 1,915m)의 마고할미 전설이 전한다.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는 반야를 만나 결혼했다.

그런데 반야는 어느날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석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반야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비가 자주 내려 그런지 철쭉 사이의 좁은 길은 촉촉하여 먼지가 일지 않아 걷기에 좋다.

뒤돌아 본 고리봉과 만복대 노고단도 보인다.  

 

좁은 능선길을 내리락 오르락하며 또 하나의 바위 봉우리에 오른다.

가파르게 올라섰던 고리봉은 내리막도 급경사로 되어 있는데다 나무뿌리와 돌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도 불편하다. 

 

바위봉에 올라가는 모습을 뒤에 오던 일행이 찰칵. 흰색 화살표는 본인.

 

등산로 주변 여기저기를 군인들이 파헤치고 있다. 국방부에서 나온 유해 발굴단'이라는데 아무데나 파헤쳐 놓는 걸 보면 어쩐지 좀...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무명용사들의 유해가 모두 발굴되어 유족들의 한도 풀고,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빌어 본다.

세걸산 오르는 오르막에 힘이 들어 군인도 좀 나눠주며 떡과 과일 간식으로 잠시 휴식.  

 

산죽사이 능선을 지나 간간히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도 바라보며 세걸산 도착.

 

세걸산을 처음 딛던 날이 6년 전 오늘(20005.5.24), 산은 변함 없이 그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건만 사람은 변하고 있다.

그때는 전북 학생 교육원에서 산행 시작하여 세동치로 오른 후 이곳 세걸산으로 왔다가 되돌아 바래봉으로 갔었다.

 

세걸산에서 점심 식사 나누기. 뙤약볕은 내리쬐도 종일 부는 센 바람이 시원하여 덥지도 춥지도 않다.

맨 뒤에 오는 후미대장을 기다리며 연락을 하니 힘들어 못 걷는 이가 있어 이곳까지 오려면 아직 멀었단다.

바래봉까지 다 갈 수는 없고 중간에서 탈출할테니 기다리지 말고 그대로 진행 하란다. 

얘기를 듣고보니 정령치에서 오를 때 한 마디 얘기 해주고 싶었던, 바로 그사람 이다. 보기는 내가 바로 본 것 같다.

 

세걸산에서 조망되는 지리산(智異山) 주봉 천왕봉(峰, 1,915m).

 

세걸산에서 바라본 반야봉.

 

백두대간 마루금인 노고단과 만복대가 조망되는 세걸산.

3년 전(20008.5.22)에 왔을 땐 정령치에서 시작하여 바래봉과 덕두산을 거쳐 인월리로 하산 하는 긴 산행 날. 

걸음 속도가 빠른 이웃사촌 따라 빨리 쫓아다니느라 주능선 감상도,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며 아쉬워 했던 일도 있었다.

오늘은 적당한 산행거리에 좋은 날씨와 시원한 바람, 여유로운 산행이라 몸과 마음이 다 편하다. 

 

세걸산에서 고리봉과 만복대 배경. 역시 새 카메라 작품인데 뒷배경이 좀 밝고 시선 앞쪽보다 뒤가 넓다.    

"많이 찍는게 빨리 배우는 지름길"이라고 일러 주고, "장족의 발전을 빈다" 고 해줬다.  

 

요건 본인 카메라로 세걸산 기념.

 

바래봉 처음 오던날(20005.5.24) 오르던 세동치, 이쪽에서 올라온 한 분이 바래봉을 향하는 우리 뒤로 쫓아 오며 걷더니 

자기네 일행이 아닌걸 알고 멋쩍어 하며 세걸산 쪽으로 뒤돌아 지기팀을 찾아 간다. 그 사람도 나의 첫날 처럼 길을 몰랐나 보다.

 

철쭉꽃이 많은 팔랑치와 바래봉이 조망되는 능선, 나뭇가지가 휘도록 부는 바람의 세기가 나타난다.

 

천왕봉을 배경으로 서있는 모자를 날려 버리고 싶은 바람. 끈을 조여 매니 모자챙을 올리기는 해도 벗기지는 못한다.

 

사진 왼쪽 북서부 노고단과 만복대 등에서 발원하는 달궁 계곡과 사진 우측 반야봉에서 발원하는 뱀사골 계곡이 반선에서 합류하는 반선계곡.

 

녹음 우거진 능선,  바람 소리가 소음으로 들린다. 먼지가 일던 능선길이 촉촉하여 걷기에 좋다.

 

정령치에서 올라 고리봉에서 부터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 본 모습이다.

 

산죽 사이의 좁은 길과 수철리에서 바로 올라오는 부운치(浮雲峙, 1115m), 전북 남원시 운봉읍 공안리와 산내면 부운리에 걸쳐 있다. 

세걸산과 바래봉 사이의 안부(部, 산의 능선이 말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 이다.

정령치(1,172m)-고리봉(1,305m)-세걸산(1,216m)-세동치(1,110m)-부운치(1,140m)-팔랑치(1,010m)-바래봉(1,167m)-덕두산으로 이어진다.

 

나뭇가지에 매달려 팔랑대는 리본이 하루 종일 불어주는 바람의 세기를 말해준다.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이  1000 여m가 넘는 봉우리들을 오르 내리는 능선길 산행을 한결 수월하게 한다.

 

팔랑치가 가까워 지며 많은 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앞으로 보이는 팔랑치와 바래봉.

 

다른이의 카레라 앞, 팔랑치와 바래봉을 배경으로 섰다. 첫 산행 날 구도 좋게 찍어 달래다 까다롭단 소리 들었던 일이 생각난다.ㅎㅎㅎ

 

 

찍어 주고 찍히며  여유로운 산행.

 

팔랑치의 철쭉.

 

팔랑치에 도착하니 산님들이 사진 찍느라 앞으로 갈 줄을  모른다.  꽃 터널은 너무 좁아 교행이 힘들어 기다렸다 통과 한다.

 

 

 

예쁜 철쭉도 감상할 겸, 정령치에서 올라 고리봉에서 부터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기도 한다.

 

화사한 꽃 앞에서 폼도 잡고 깔깔대기도 한다.

 

처음 찍는 타인의 카메라에 종일 모델이 되어 본다.

 

꽃이 냉해를 입어 꽃잎 끝이 상했다. 

 

군데군데의 초지에 철쭉이 무리지어 있고,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래봉에서 팔랑치까지의 1.5㎞ 구간이다.

바래봉의 철쭉은 사람의 허리나 키 정도 크기로, 4월 하순에 산 아래에서 피기 시작하고, 매년 철쭉제가 열리며, 5월 하순까지 즐길 수 있다.

 

절쭉이 가장 많은 팔랑치.

 

팔랑치에서 바래봉으로 가는 길목.

 

본인의 경우, 지리산 첫 산행을 백두대간 종주 산행으로 걷게 되어 백두대간으로의 의미가 더 깊다.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흘러 내려온 백두대간이 끝나는 마지막 종착지인 지리산 천왕봉. 

백두대간 마루금인 지리산 주능선 길이 모두 조망되는 바래봉에서 지리산 구간을 담아 보았다.

아래 사진은 윗사진의 우측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아래 사진은 윗 사진 오른쪽으로 연결되는 모습.

천왕봉에서 만복대, 정령치를 거쳐 고리봉에서 주능선 구간이 끝나고 주촌 마을로 내려가며 덕치마을을 거쳐 수정봉, 고남산으로 올라간다.

 

팔랑치, 바래봉, 운봉 삼거리 갈림길. 정령치에서 9.4Km를 걸어 왔고, 바래봉에 올랐다가 내려와 운봉까지 가려면 아직더 많이 걸어야 한다.

 

보기만해도 시원해 뵈는 낙엽송 숲.

 

바래봉 입구 오르막에 샘이 하나 있다, 올 때마다 한 바가지 받아 꿀꺽꿀꺽, 물맛이 아주 좋고, 물이 차서 엄청 시원해 땀이 쏙 들어간다.

산의 모습이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둥그스럼하게 생겼다고 해서 바래봉이라고 부른다.

정상 주변은 나무가 없는 초지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녀 아예 풀조차 없다.

 

멀리서 볼 때는 완만해 보이지만 먼길을 달려와 그런지 빤히 보이면서도 얼른 올라서지 못하게 숨이 차다. 낑낑대며 오르는 본인.

 

바래봉 정상을 올려다 본 모습.

 

 관광객까지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올라와 정상 기념 남기기위해 아우성. 차례를 기다려 겨우 한 컷 얻는다.

사람들의 발길에 정상 높이가 낮아지며 묻혀 있어야 할 돌들이 들어나 있다.

 

하루종일 걸으며 추억을 떠올리던 지리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찍힌다. 이곳에서 반대편으로 하산하면 주능선은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시원하게 불어주던 바람도 이곳에서 작별을 한다. 덕두봉(1150m)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이곳에서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줄기는 먼 곳에서 바라보기만해도 가슴이 울렁댄다. 기나긴 저 줄기를 내 두 발로 다 걸었다니...

 

바래봉에 오르니 종석대까지 보인다. 종석대는 노고단 아래 성삼재 휴게소를 품은 바로 뒷 봉우리로 백두대간 마루금인데 입산을 통제한다. 

5구간으로 나누어 한 번의 종주로 부족하여 다시 또 한 번 반복해서 걸었던 지리산 주능선, 한 곳 한 곳을 걷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3년 전에 왔을 땐 이곳 바래봉에서 하산하지 않고 덕두산으로 이어 가 인월리로 하산하며 긴 산행을 했었다.

 

바래봉을 오를 땐 아래 넓은길로 돌아 오르고 하산 때는 능선따라 삼거리로 되돌아와 하산 시작.

바래봉은 운봉과 남원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도 좋지만, 무엇보다 지리산 전경을 모두 볼  수 있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또 올 수 있으려나? 한 해 한 해 갈 수록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나이 탓 이리라. 

 

넓은 임도 옆, 산 속으로 내려오는 지름길이 있어 가파르게 내려 딛는다.

 

 

 

주차장 도착하여 바라본 백두대간 줄기인 고남산, 산을 오르며 바위에서 바위로 뛰어 건너려다 떨어졌던 위험했던 추억이 있는 산이다.

전국 어딜 가나 추억이 한 점 한 점 묻어 있어 길을 걸으며 혼자 빙긋이 웃어 본다.

 

4:30 주차장 도착, 오버페이스로 지친 분 데리고 중간에서 탈출한 후미대장울 한 시간 기다려 귀가행 버스에 오른다 , 산행 소요시간 6시간.  

'바래봉 철쭉' 사진은 우측 메뉴 '꽃과 단풍'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