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남원(南原) 봉화산(烽火山, 920m)

opal* 2011. 5. 31. 23:30

 

집을 나서니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 대로 한 두 방울씩 떨어진다. 

산행지를 가까운 곳으로 바꾸자고도 했지만, 중부지방엔 비가 내린다 했고,  그나마 남부 지방은 저녁에 내리겠다기에 그대로 출발한다. 

시기적으로 보아 봉화산의 철쭉은 이미 다 진 상태 이다.   

 

봉화산은 전북 남원시 아영면장수군, 번암면 그리고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경계를 이루며, 5월엔 군락을 이룬 철쭉이 만개 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북으로  장안산(1,237m)과 남덕유산(1,507m)·기백산(1,331m)이,  남으로는 줄지어선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조망된다. 

 

남원시 아영면 성리 흥부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복성이재(545m)~치재~꼬부랑재(665m)~다리재(850m)를 거쳐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장수군 번암면 노단리 신기마을에서 올라가면 다리재를 거쳐 정상에 닿게 된다

 

복성이재 근처에 삼국시대의 산성인 아막성(, 전라북도기념물 제38호)이 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다보면 아막성 옆으로 지날 수 잇지만 오늘 코스는 치재에서 오르게 되므로 아막성을 만날 수 없다.

아막성에서부터 복성이재를 거쳐 꼬부랑재에 이를 때까지 곳곳에 철쭉군락지가 있다. 

 

단골기사가 바빠 다른 기사님이 왔는데 길을 몰라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대로 산행 들머리라고 찾으니 송리 마을 회관이다.

어느 핸가 백두대간 종주 시 봉화산에서 하산하여 느릅순을 잔뜩 사서 데쳐 먹고, 집에도 사가지고 왔던 곳이다.

 

송리에서 방향을 되돌려 치재로 옮겼다. 차에서 내리니 이곳도 비가 금방 내릴 듯 검은 구름과 안개가 잔뜩 끼었다. 

 

 

산행 들머리 치재.

 

 

안개가 잔뜩 낀 등산로를 오르니 매봉에서 내려딛는  내리막에 군락을 이룬 철쭉밭은 이미 지난 상태.

 

백두대간 종주시에 없었던 계단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고, 철쭉도 키가 많이 자랐으나 꽃은 이미 진 상태 이다.

 

철쭉 군락지를 지나 오솔길을 들어서니 안개가 잔뜩 낀 숲 속이 어둡다. 

 

안개비에 젖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의 양이 제법 많아 길이 흥건하게 젖어 있기도 하다.

 

능선에 오르니 안개비가 내리며 바람이 세게 불어와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잠시 휴식과 과일 간식, 백두대간 임을 나타내는 리본들이 많다. 

 

 

 

세 번째 찾은 봉화산 정상. 오늘은 오리무중으로 이렇게 색다른 맛을 보여준다.

남으로 고남산, 지리산, 북으로 백운산, 장안산, 더 위로 깃대봉과 육십령 지나 할미봉과 남덕유산이 보여햐 하는데 안개로 조망은 커녕... 

 

백두대간 종주를 하며 봉화산에 첫 발을 딛은 때가 5년 전인 2006. 5. 2.

강원도 지역을 산행하다 산불조심 기간'으로 갑자기 남쪽으로 옮겨 남에서 북을 향해 산행 했었다.

(매요리-유치재~사치재(88고속국도)~아막성터~복성이재~매봉~봉화산-송리)

7시간 반을 넘게 산행하고 송리 마을회관에 도착하여 두릅순을 데쳐 먹기도 했다.

 

봉화산의 두 번째 산행은 4년 전인 2007.3.6,  이날 역시 백두대간 종주길로 북에서 남을 향해 걸었다. 

바닥엔 눈이 덮이고 나뭇가지엔 상고대가 하얗게 피었던 날,

무령고개에서 산행 시작하여 선바위~백운산~중재~월경산~광대치를 지나 봉화산에서 송리로 하산하며 8시간을 걸었었다.

 

2007년, 누군가가 대간 종주를 하겠다고 나서서 걸으며 3월 하순인데 봉화산에 눈이 날려 앞이 안보인다고 문자가 왔던 생각이 난다.

지금 4년이 넘도록 그 사람은 아직 백두 대간 종주를 마쳤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전에 없던 봉화대와 간판이 보인다.

 

이름 없는 무명봉에도 이렇게 친절한 안내 표지가 생겼다.

 

봉화산에서의 하산 길은 미로를 찾아 내려 가는 듯.

 

마루금 옆으로 가까운 곳에 임도가 있어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선두 후미 단체로 즐겁고 행복한 점심 식사.

 

위 아래 화살표는 타인이 촬영한 본인.

 

커다란 그릇에 밥과 각종 야채, 양념을 넣고 쓱쓱 비벼 너도 한 수저 나도 한 수저... 나눠먹는 재미에 푹 빠져 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임도와 마루금이 만나는 봉화산 쉼터.

 

바래봉에서 바라보았듯 지리산 봉우리들이 잘 보이기를 기대 했건만 지리산은 커녕... 

 

실망스럽게도 조망되어야 할 지리산 연봉들이 안개로 전혀 보이질 않아 그림으로 대리 만족해야 할 처지 이다.  

 

산에 산나물이 많이 보인다며 점심 식사 후에는 나물 뜯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철쭉꽃은 이미 지고, 산봉우리를 잔뜩 감싼 안개로 물방울이 맺혔다.

 

내가 다닐 때만해도 없더 표지판들이 새로 생겨 백두대간 종주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

 

 

 

 

 

암릉을 가파르게 내려딛는 내리막.

 

송리로 탈출 할 수 있는 갈림길 한 곳을 통과하여 광대치로 향한다. 

 

 

 

 

월경산과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을 이곳 광대치에서 작별하고 하산 준비. 

 

숲 속을 내려 딛고 임도를 다시 만난다.

 

 

임도를 버리고 다시 숲 속 지름길로 하산. 

 

다시 만난 임도에서 마을 길로 들어선다.

 

길 옆 작고 깨끗한 물길을 막아 생활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모내기 후 뿌리를 내린 벼포기가 만든 기하학적 무늬와 나무를 반영한 논이 아름답다.

 

대안 2교와 대안 1교 앞에서 마주친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길 옆 물가에 있는 불미나리를 뜯어가라고 알려 주신다.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치려니 불미나리는 줄기가 붉은 색을 띄며, 이곳 특산물로 맛이 좋다고 자랑하며 풀섶을 뒤져가며 가르쳐 주신다.

 

 

 

 

 

 

대안리 주차장에서.

 

대안리 공영 주차장의 화장실은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 하던지... 공중 화장실 관리 일지까지 다 있다.

고속도로변의 아름다운 화장실로 우수상을 탄 화장실 보다 훨씬 깨끗하다.

할머니 등에 엎힌 애기는 뒤통수가 납작하여 모자를 씌웠다고 한다. 요즘은 뒷통수 모양을 모자로 만드나 보다.

 

나물을 뜯느라 얼른 못내려오는 일행 기다리는 동안 이리저리 다니며 꽃사진도 찍는다.

산행 후 남원시에 위치한 광한루로 옮겨 둘러 본 후 남원 추어탕으로 저녁 식사 마치고 귀가하여 집 도착하니 밤 11시가 되었다.

 

 

꽃사진은 '꽃과 단풍' 에, 광한루 사진은 우측 메뉴 Story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