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강원 고성(江原 高城) 마산(馬山, 1,051.8m) 대간령(大間嶺)

opal* 2011. 10. 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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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 줄기가 북진하여 향로봉 한 구간을 제외하곤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의 맨 마지막 구간이다. 

백두대간 줄기인 신선봉엘 다시 올라보고 싶어 산행 신청을 하고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하필이면 바로 전날,  

매스컴에서 나오는 소리가 겁을 준다. 단풍이 한창인 설악산, 산행 금지구역에서 안전사고로 두 명이 사망했다는...

바로 일주일 전 용아장성에서 구조용 헬리콥터를 본지라 더이상 조를 수가 없어 신선봉을 포기하고 마산으로 변경했다.

 

설악산 울산 바위가 발아래 작은 돌무더기 처럼 보이고, 푸른 물의 동해가 끝없이 펼쳐지는 조망이 아름다운, 백두대간 줄기인 신선봉은.

우리가 다닐 때(2006.9.5)만해도 입산금지 시키지 않아 아침 시간에 산행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산행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다.

상봉과 신선봉은 너덜지대로 되어있어 길이 뚜렷하지 않고 위험한 곳도 더러 있다.

 

대간 종주꾼들이 관리인의 눈을 피해 어두운 시간에 랜턴을 착용하고 산행하다 41명 모두 적발되고,

 뒤에 오던 5명이 또 발각되는 것을 바로 어제 저녁 TV에서 보았다.

 

산림청에서 금지시키는 일을 굳이 가야할 곳이 아니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미시령에서 시작하려던 산행 들머리를 

반대쪽 진부령  알프스 리조트 → 마산 → 병풍바위봉→ 대간령(큰새이령)→작은 새이령→ 창암마을로 변경을 했다. 

 

새벽달을 보며 집을 나서 달리는 차안에서 부족한 잠 조금 메꾸고, 지방도로 옆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 마치고 소양강과 나란히 달린다. 

 

백두대간 종주라면  진부령부터 시작하겠지만 짧은 산행이라 알프스 리조트 건물 뒤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리조트 건물 뒷쪽 산행 들머리, 5년 전(2006.9.5) 백두대간 종주 시 처음 왔었고, 3년 전(2008.10.26) 전 날 용아장성(2008.10.25)을 타고,

신선봉엘 오를까하여 백두대간 팀에 신청 했다가 미시령에서 신선봉으로 오르지 않고 창암을 들머리로 대간령에서 마산으로 걷는다기에

개인적으로 역산행을 했었다. 전에 없던 이정표가 산뜻하게 서있다.

 

밝은 아침 햇살이 스며든 숲 속, 차갑게 와닿는 맑은 공기가 코를 벌렁이게 만들고, 심호흡을 하게 만든다. 

 

백두대간임을 알리는 리본들을 보니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여전히 반갑다. 다시 종주길에 나선 느낌이다.

 

아침햇살에 역과으로 빛나는 억새.

 

 

날씨는 쾌청하고 찬바람이 불지만 가파른 능선엔 땀이 뻘뻘, 역광에 빛나는 단풍과 어느새 지표면에 수북이 쌓인 낙엽. 

 

바위 위에 올라 잠시 뒤돌아 잠시 서북으로 보이는 향로봉을 바라보며 추억을 떠올린다.  

 

길 옆에 군락을 이룬 산죽 사이를 걷는가 하면, 흙 속에 서릿발이 서있는 오솔길을 오르기도 한다. ,

북쪽에 위치한 산이라 그런가 어느새 나목이 되었다. 

 

  마산봉 아래 도착하니 먼저 온 일행들은 마산에서 내려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마산봉. 5년 전 처음 왔을 땐  가느다란 막대로 된  정상 표지목이 있었고, 3년 전 왔을 땐 아무표시가 없었는데,

오늘은 와보니 돌에 글씨를 써서 올려 놓았던 것이 바닥에 떨어져있어 다시 제대로 올려 놓고 기념 사진을 찍힌다. 해발높이 1052m.

 

 

마산봉에서 조망되는 향로봉, 5년 전 처음 마산에 왔을 땐 저곳을 갈 수 있을까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가보기를 희망했는데, 그 1년 후

4년 전(2007.10.27) 군부대에 신청하여 향로봉을 갈 수 있었다.

 

 

마산(1052m)에서 내려와 잠시 휴식하며 간식 시간을 즐기고,  

병풍바위로 가는 숲 속, 앞에서 마주 오는 댓 명이 있어 물으니 미시령에서 04시 반에 출발하여 오고 있단다. 

그 소리를 들으니 약이 살 살 오른다.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친 기분이다. 신선봉 산행은 오늘같이 날씨 좋은날이 딱 제격인데...

이곳에 첫발을 딛던 날, 백두대간 종주하며 오전에 찍어 메모리카드에 입력된 사진을 실수로 삭제시키기도 했던, 처음 경험했던 날이다.

 

사방으로 조망좋은 병풍바위봉(1058m)에서 다시 한 번 뒤돌아 향로봉을 감상한다.

 

진부령에서 향로봉 가는 길은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 임도로 되어 있다. 길 가에 전주가 수 없이 박힌 지루한 길로 기억되는.

오르는 길이나 하산 길이나 시간은 똑같이 4시간 씩, 왕복 8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큰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그늘도 없는 길,

더 이상 북으로는 걸을 수 없는, 남한 땅의 마지막 길, 그래도 북쪽으로 걸어 갈 수 있는 아름다운 우리 길이 저 곳에 있다.

 

금강산이 보이고, 북한 땅이 보이는 향로봉, 4년 전(2007.10.27)에 방문하여 북한 땅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던 곳이다.

(사진에 있는 글씨가 작을 때는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동해의 푸른 물은 어디까지가 물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

 

병풍바위봉에서 조망되는 마산과, 향로봉 뒤로 보이는 금강산,

금강산에 다녀온지는 7년(2004.3)이 되었고,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이라 스캔하기 귀찮아 블로그엔 금강산 사진이 없다. 

 

병풍바위봉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병풍바위봉에서 조망되는 신선봉과 상봉, 저 곳을 다시 오르고 싶어 나섰던 것인데... 상봉 넘어 미시령이 있다.

 

병풍바위봉에서,   황철봉에서 저항령을 지나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대간 줄기 뒤로 대청봉(1708m)과 중청봉이 보인다.

위 사진 우측으로 점봉산이 보이는 아래 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북능선 뒤로 남설악 점봉산(1424m)이 조망된다.(사진에는 한 능선에 있는듯 보이지만 서북능선과 점봉산 사이에 한계령이 있다.)

 

위 사진에서  모자를 중심으로 좌측은 백두대간 남한의 최북단인 향로봉, 우측은 북녘땅 금강산이 Sky line을 이루고 있다. 

 

 

 

병풍바위봉을 내려와 대간령을 향하는 내리막길.

 

다시 한 번 바위봉에 오른다.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상봉. 보면 볼 수록 더욱 가고 싶어지는 신선봉.

 

암봉에서 조망되는 동해.

 

앞 뒤 사방으로 시야가 멀리까지 탁트여 전망좋은 병풍바위봉을 내려와 암봉에서 뒤돌아본 보습. 

 

암봉에서.

 

가고 싶은 마음에 나섰다가 끝내 걷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모습만 바라본다.

전에 백두대간 종주 말미 쯤 어느 누가 내게 말했다... "백두대간 맨 마지막 코스이니 혼자서라도 제일 나중에 걷지 그랬느냐"고... 그러나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8시간 넘게 소요되는 상봉, 신선봉 등 험난한 코스를 혼자 걸어보지도 않은 사람이니 말이야 쉽게 할 수 있었겠지.'

 

 

 

암봉을 이룬 너덜 지대.

 

 

박 두진 詩 <돌>, 글씨가 작아  잘 안보일 땐 사진 클릭.

 

 

 

 

 

 

 

 

 

암봉 너덜지대를 내려와 뒤돌아 본 모습. 일행 서너 명은 힘들다며 저 꼭대기에서 점심 먹는다며 주저 앉았다. 

 

사진에 있는 글자를 크게 보려면 사진을 클릭.

 

 

 

바위틈 길 옆 백두대간을 알리는 리본, 다시 내려 딛는 길은 잡목이 우거져 정신이 없다.

 

노랗게 물든 단풍 아래에서.

 

대간령(大間嶺, 641m. 일명 새이령) 도착. 알프스 리조트 건물 뒤에서 산행 시작 3시간 반 소요.

강원도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간성읍·토성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설악산 북쪽 신선봉(1,204m)과  마산(1,052m) 사이에 있다. 

지금은 속초나 간성을 가기 위해 미시령이나 진부령을 넘듯, 

인제군 북면의 용대리에서 작은 새이령을 넘고 마장터를 지나 대간령을 넘으면 도원리에서 간성과 속초로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차가 많지 않던 시절에는 동서 교통의 주요 통로였으나, 한계리에서 미시령을 넘어 속초를 연결하는 국도 46번과

용대(龍垈)에서 진부령을 통과하는 지방도가 있어 차를 이용하게 되니 대간령은 백두대간을 찾는 산악인이나 다닐 정도일 것이다.

  대간령은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뜻에서 `사이령`으로 불리다가 `새이령`이라는 명칭을 얻은 것 같다.  

대간령 도착하여 점심식사 시간을 갖는다.

 

대간령에 와 서보니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 신선봉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처음 지나던 때(2006.9.5)는 대간 종주꾼이 코팅지를 걸어 놓아 사인도 했었는데 이젠 이정목 마저 조각이 나 비뚤어진걸 겨우 맞춰 놓았다.

마산에서 대간령까지의 길은 순탄하나 신선봉이나 상봉엔 너덜지대라 걷기가 더 힘들다.

 

신선봉 걷기를 포기하고 대간령에서 작은 새이령(소간령) 방향으로 하산. 

대간령 옛길은 우묵하게 파여진 골짜기가 대관령 옛길과 이미지가 같게 느껴진다.  비슷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 그런 모양이다.

 

작게 흐르는 계곡물엔 어느새 낙엽이 잔뜩 덮여 있고, 늦게까지 싱싱하던 고사리과 관중은 서리 한 방에 축 늘어졌다.

 

나목 사이에 아직 남아 있는 단풍이 산행맛을 더 배가 시키고,  

 

대간령 옛길의 정취를 만끽하며 여유롭고 느긋하게 즐긴다. 

 

위로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를 걷는 기분은 한층 더 상쾌하다.  

 

대간령에 주막터가 있듯 새이령 옛길을 걷다보면 소와 말의 마구간 역할을 했던 마장터가 아직 남아 있다.

 

한 줄로 늘어서서 갈 수 밖에 없는 오솔길이 정겹다.

 

'작은 새이령'(소간령)에서 잠시 휴식.

 

어쩌다 한 번씩 산행에 참석하는 젋은 남자 분, 오늘은 집사람까지 대동했는데 소간령에서 잠시 힘들다며 벌러덩 눕는다. 

소간령 근처에 맑은 샘물이 흘러 한 바가지 마셔보니 무척 시원하다. 

 

오르내리는 산비탈 길을 단풍잎이 꽃길처럼 단장을 해놓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으로는 갈대가 반긴다. 

 

산행 종점 청암마을. 3년 전엔 이곳을 산행 들머리로 잡기도 했던 곳이다.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5시간 45분.

 

산행을 마치고  그냥 갈 수 없다며 동해 바다로 씽씽~~

 

사방이 탁 트인 산 꼭대기에서 숨 들이 마시고, 넓은 바다에서 가슴 속까지 텅 비도록 숨을 내 뱉은 하루, 오늘도 감사 합닌다.

 

 

 

 

회센터에 들려 싱싱한 회를 즐긴 후 바닷가 산책. 등대를 보니 배를 타고 어딘가로 출항하고 싶어진다.

 

 

 

 

물치항 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