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 홍엽의 계절이니 요즘은 어딜가나 가을 명물 단풍이 많지만 가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곳은 그리 흔치 않다.
오랫만에 억새를 찾아 그다지 멀지않은 명성산을 찾았다. 명성산 가는 김에 능선으로 이어진 각흘산까지 산행을 한다.
명성산 첫산행은 7년 전(2004), 사격 훈련이 있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라갔던 기억이 있고, 각흘산은 미답지이다.
지난 여름 계곡산행을 위해 각흘산을 찾았다가 사정이 생겨 상해봉으로 옮겨 산행을 한 적(2011.8.16)이 있다.
각흘산(角屹山, 838m)은 동쪽으로 철원군 서면, 남쪽으로 포천시 이동면, 서쪽으로 철원군 갈말읍에 접한다.
동쪽으로 광주산맥, 남서쪽으로 명성산과 능선이 이어진다.
명성산(鳴聲山)은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울음산이라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왕건(王建)에게 쫓기어 피신하던 궁예(弓裔)가 이 산에서 피살되었다고 하며,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설과, 주인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고 하여 울음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어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가을이 되니 집을 나서려면 어둡다. 새벽달을 보며 집을 나서 광해봉 갈 때 아침식사하던 휴게소엘 들렸다.
매식이 아니면 건물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는 주인의 문전박대로 찬바람을 맞으며 밖에서 아침밥을 먹는다.
지난번에 왔을 때 이른시간이라 준비가 덜되었는지 주문한 식사를 늦게 주기에 개인적으로 일부러 도시락을 준비했던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건물 안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고, 주문한 음식도 바로 주는데 지방도로 변 휴게소는 그렇지못한 곳이 더러 있다.
47번 지방도로 자동현에서 하차, 단체 기념 남기고 자동현에서 가까운 각흘산부터 산행하게 된다. 09:10.
도로에서 이어지는 능선 따라 오르기 시작.
능선에 떨어져 쌓인 낙엽은 시간이 일러 그런지 아직 젖어 있어 바삭대질 않고 푹신하다
명성산은 위치 특성상 북쪽에 있어 군인들의 사격장이 있고, 군 시설들이 있기도 하다.
등산로는 험하지 않으나 오를수록 돌이 많이 보인다.
각흘산 정상 봉우리가 나무 사이로 보이고, 곳곳에 경고 안내판이 있다. 명성산 산행 땐 사격 훈련이 있는지 문의하고 산행 해야한다.
커다란 바위를 깨뜨려가며 그 틈에서 살고 있는 소나무(위 작은 사진은 소나무 상부 모습).
헬기장 도착. 포단이 떨어지기도 하는 지역이라 산에 큰 나무가 없다.
헬기장에서 서쪽으로 조망되는 용화 저수지.
헬기장에서 동쪽으로 조망되는 광덕산을 배경으로.
각흘산 정상을 배경으로.
헬기장에서 조망되는 광덕산. 광덕산 정상에는 기상대 건물이 있고, 상해봉이 뒷쪽에 있어 사진에선 보이지 않는다.
헬기장에 바라본 각흘산 정상.
각흘산 높이는 해발 838m로 많이 높지 않으나 주변에 큰 나무가 없고 바람이 심해 기온이 낮아 흙이 얼었다.
각흘산(角屹山, 838m) 정상 기념.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 서면 철원 일대가 한눈에 보인다.
동쪽으로 광덕산(廣德山, 1,046m), 백운산(白雲山, 904m), 국망봉(國望峰, 1,168m), 남서쪽으로 명성산이 능선으로 이어진다.
각흘산에서 남서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명성산.
암반으로 이루어진 각흘산 정상을 밧줄 잡고 내려 딛는다.
각흘산과 명성산을 이어주는 능선은 큰 나무가 없다.
선두 그룹은 이미 안보일 정도로 멀리 사라지고, 벌거숭이 능선에 앞서가는 중간 그룹 일행이 개미만하게 보인다.
각흘산을 내려와 뒤돌아 본 모습. 능선엔 주의를 주는 빨간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나즈막한 언덕을 오르내리며 행진.
작은 언덕에 올라서서 뒤돌아본 각흘산과 벌거숭이 능선.
지나온 능선과 각흘산 배경.
가야할 능선과 명선산 배경.
용화 저수지 배경.
숲으로 들어서니 군인이 보인다.
각흘산과 명성산 경계 약사령, 동쪽 47번 지방도로와 서쪽 용화 저수지를 이어주는 임도이다.
자동현에서 약사령까지 각흘산 산행 2시간 25분 소요.11:35
걷고, 달리고, 오르고... 각흘산 산행을 끝내고 다시 명성산 산행이 시작되는 임도에서 능선으로 오른다.
앞으로 가야할 곳을 응시하며 오르다 힘들면 뒤돌아 지나온 길도 바라보곤 한다. 미로같은 명성산 군인 훈련장이 나뭇가지 끝에 걸려 있다.
오르고, 또 오르고.
능선에 오르니 명성산 명물 억새가 보이기 시작한다. 군인들의 사격 훈련이 있는 산이라 큰 나무가 없는 대신 억새가 많다.
어디서나 큰 나무 없이 빤히 보이는 능선길은 지루가하기 마련이다. 걷고 걷고 또 걸어도 그 자리에 있는 느낌,
그러다보면 어느사이에 종점에 도착하게 되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멀기만 하다. 우리네 인생길과도 똑같은 산행길 이다.
뒤돌아본 각흘산.
이정목 앞의 사람들이 개미만하게 보이는 능선은 업다운이 심하지 않은 대신 지루하게 느껴지나 억새가 춤을 추며 반기니 감동을 먹는다.
일부러 조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군락을 이룬 명성산 명물 억새가 바람에 군무를 추며 빛나고 있다,
오색 단풍이 물러갈 즈음이면 은은한 자태를 뽐내며 파라다이스로 향연을 펼치는 억새,
명성산 억새 축제 기간은 이미 끝났지만 아직도 흰 비단 물결처럼 반짝이며 일렁인다.
'명성산 가을 향연' 사진은 우측 목록 '꽃과 단풍'에 ☞
용화저수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 이정목.
한 발작 앞서 걸으며 역광에 빛나는 사진 담는 소리새님 감탄하느라 정신이 없다.
억새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왈츠를 추거나 신나는 댄스 파티를 열며 구경꾼의 얼굴 표정을 바꾸어 놓는다.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며 아름다운 향연을 펼치는 억새에게 우린 박수부대가 되어 환호성 지르며 감동하느라 걸음 속도가 늦어진다.
솜사탕같은 억새를 배경으로 서로 번갈아가며 찍고 찍히고.
여러 코스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명성산 등산 코스.
내려 딛었다 다시 오르는 통나무계단은 오를 수록 힘이 든다.
억새평전 약사령 능선. 추월하여 앞서 걷던 다른 팀은 어느새 언덕 위에 가물가물, 우리 선두팀은 물론이고 중간팀도 아예 보이지 않는다.
뒤돌아본 각흘산과 능선.
지나온 각흘산과 능선을 배경으로 .
각흘산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능선에 부는 바람이 차가워 땀이 바로 바로 식어 흘러 내리질 못해 산행하기에 딱 알맞은 날씨이다.
갈길은 먼데 후미로 맨 뒤에 가며 여유를 부리고 있다.
미로같은 명성산 군인 훈령장이 단풍 넘어 많이 가까워졌다.
황태의 구수한 냄새도 죽여주지만, 보기에도 먹음직 스럽다. 정상은 멀었는데 후룩 후룩 냠냠~~ 꿀맛같은 점심시간. 13:00
준비해온 뜨거운 물을 불 위에 올려놓고, 숭숭썬 황태를 넣어 국물을 우려낸 다음 양념을 넣고 다시 물이 끓으면 생라면을 넣어 익힌다.
식사 후의 오르막은 더 힘이 든다. 앞에 가는 소리새님께 노래 한마디 부탁하니 메들리로 연속 몇 곡을 부른다.
부탁 안했으면 큰일 날뻔이나 한듯 '때는 요때다' 하고 불러대니 지루한 줄 모르게 즐거운 산행길이 되었다.
올라가다 힘이들어 돌아서서 지나온 길 감상하니 각흘산은 마치 성곽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낮은 언덕에 오르니 먼저 도착한 선두와 중간팀 일행들은 명성산 정상엘 올랐다 내려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있다.
우리는 아래에서 식사를 했으므로 그대로 정상으로 향하고, 선두그룹은 삼각봉을 향항여 출발하니 정상 다녀오는 시간 만큼의 차이가 난다.
현 위치는 명성산과 삼각봉 사이.
명성산 정상에서 신안고개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멋진 궁예봉 능선.
함께 걷고 점삼도 같이 했던 ㅇㅎ씨는 힘들다며 선두 따라 삼각봉으로 가버리고 소리새님과 둘이 명성산 정상으로 향한다.
저곳을 어떻게 또 오르지? 가파른 오르막만 보면 아찔해진다.
명성산 정상 도착. 산행 시작 4시간 40분 소요.(13:50) 각흘산과 이어서 산행하는 바람에 설악산이나 지리산 정상 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명성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산정호수 쪽으로 이어지는능선, 앞으로 가야할 길이다.
삼각봉 정상.
삼각봉을 내려와 뒤돌아 본 모습.
두 봉우리 정상을 딛고 내려와 능선에서 뒤돌아 본 모습.
명성산 능선에서 뒤돌아 본 능선과 각흘산.
부드러운 능선과 암릉 사이도 걷는다.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한 능선.
명성산에서 조망되는 화악산은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그 아래 석룡산이 있고, 그 앞 능선에 백운산과 국망봉 등이 이어져 있다.
신안고개 갈림길.
훈련기간 중 에는 입산이 통제된다는 플랭카드가 걸려있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永北面) 산정리에 있는, 능선에서 조망되는 산정호수(山井湖水).
1980년대 초 아이들 어렸을 땐 일부러 와서 보트도 타고, 겨울엔 썰매도 타던 곳이다.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니 요즘은 자주 오게되지 않는다.
능선 저 아래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 갈림길, 억새가 만발한 군락지와 책바위가 있는 능선길을 택해 하산할 수 있다.
팔각정에서 가파른 능선길과 헤어져 억새군락지 사잇길로 하산하며 돌아본 모습.
억새는 많으나 순광으로 볼땐 그저 갈색 뿐이다.
산에 나무가 없는 대신 관광객들을 위해 억새를 일부러 가꾸어 놓았다. 역광으로 보면 은빛바다를 이룬다.
기우는 햇살 따라 걸어가니 억새가 덜 예쁘나 돌아서서 역광으로 보면 무척 아름답다.
'명성산 가을 향연' 억새사진은 우측 목록 '꽃과 단풍'에 ☞
1997년부터 매년 9월 말부터 10월 초에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억새의 아름다움은 햇살이 도와주어야 한다.
억새밭을 지나 계곡길로 접어 드니 단풍이 보인다.
단풍사진과 억새 사진 '명성산 가을 향연'은 우측 목록 '꽃과 단풍'에 ☞
등룡폭포.
등룡폭포, 팔각정에서 책바위가 있는 능선길로 하산한 선두 그룹은 등룡폭포를 볼 수가 없다.
산 정상 나무들은 낙엽되어 다 떨어졌으나 산기슭 계곡길엔 단풍이 한창이다.
주차장 도착하니 날씨가 어두워진다. 산행 소요시간 7시간.
등룡폭포 상류에는 군부대 사격 훈련장이 있어 평일에는 입장을 통제하는 경우가 있어 산정호수 관리사무소(031-532-6135)에 확인해야 한다
포천과 의정부엥서 산정호수까지 운행되는 대중 교통이 있다.
서울에선 상봉시외버스 터미널이나 수유리에서 신철원행 버스를 이용하여 운천에서 하차.
의정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한다. 운천에서 산정호수까지는 산정호수행 버스를 이용한다.약 15븐 소요.
주차장 버스에 배낭 내려놓고 산정호수를 보기위해 가까이 와보니 주변이나 호수에 시설물들이 들어차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보트 타던 추억과 눈썰매 타며 즐기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산정호수 앞에서,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며 노을지는 햇살에 한 컷.
아래 두 장의 사진은 팔각정에서 억새군락지를 피해 책바위가 있는 능선길로 하산한 일행이 찍은 모습이다.
책바위 능선길은 가파르고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억새 군락지도, 등룡폭포도 못보고 내려딛는 1진 선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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