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트레킹

trekking 6, ★ 데우랄리~M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MBC ★

opal* 2012. 3. 8. 23:00

 

 (2012.03.08오늘의 일정

데우랄리에서 본격적인 고소지대인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00m)까지 트레킹 할 예정이었는데,  어제 저녁 갑자기 바뀌어

MBC에 들려 잠시 휴식 취하고, 다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4130m)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와 MBC에서 자게 된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데이,

킬리만자로 트레킹 때도 7일 째 되는 날 우후루 픽(5895m엘 올랐었는데.. 여긴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우리의 목적지 ABC(4130m)에 오른다.  

 

다른날 보다 일찍 기상. 탈이 난 속이 편치않아 밥은 양을 줄여 허기만 면하며 지낸다.  

그동안 선두에 섰던 가이드 썬딥이 MBC에 안가는 대원 4명과 데우랄리에 남기로 하고, 일행 10명과 가이드 세 명이 일찍 출발하려니

인솔자로 부터 명령이 떨어진다. "햇살 퍼지기 전에 MBC까지 빨리 가야하니 지금 부터는 사진도 찍지말고 부지런히 걸어 주세요" 

어제도 기운이 없어 힘들어 했는데 오히려 고도가 제일 높은 곳에서 빨리 움직여야 하다니.. 몸은 어제와 별다름 없어 마음에 부담이 온다.

카고백은 내일 하루 필요한 양만 담아 두 사람이 한 가방으로 만들고, 배낭은 어제처럼 가이드 빠담씨에게 맡긴 후 마음 편하게 걷는다.

 

어제 밤에 눈이 살짝 내려 스패츠와 아이젠 등 겨울장비로 무장하고, 숙소를 나와 언덕 위로 올랐다가 계곡으로 내려 딛은 후 다리를 건넌다.

모디콜라 상류  지역이 된다. 어제  종일 모티콜라를 우측에 두고 나란히 걸어와 오늘 처음 건넌다. 아직 햇살이 없어 사진이 어둡게 나온다.

" MBC 가는 동안 사진 찍지 말라" 했건만 버릇이 되어버린 손이 근질근질, 가만 있질 못하고 속도 늦출 때 눈치 봐가며 가끔 셔터를~.  

 

다리 건너 계곡 우측으로 오르다 두 번째 다리를 한 번 더 건너 왼쪽 산기슭을 따라 오른다. 계곡 폭 넓이 외에는 양쪽이 산으로 막혀있다. 

앞으로는 햇살 만난 그레이샤돔이 흐릿하게 멀리 보이고 우측 암봉 사이로 마차푸차레가 살짝 보인다.

 

우리 팀 포터들이 짐을 메고 두 번째 다리를 건너고 있다.

 

셔터 누르기를 자제하며 한동안 빠른 속도로 걸은 후 포터들이 쉴 수 있는 단이 있는 쉼터에서 잠시 휴식. 설산을 배경으로 기념을 남긴다.

 

앞으로 멀리 햇살이 비쳐 유난히 하얗게 돋보이는 봉우리는 그레이샤돔 [7069m,'눈(雪)으로 된 Dome']이며 우측으로 강가푸르나봉이 있다. 

 

협곡으로 들어서서 위를 바라보니 날카로운 암봉이 위용을 자랑한다. 이 암봉 좌측으로 마차푸차레가 있다.

 

잠시 휴식 후 다시 걸어 눈사태 지역 근접, 데우랄리부터는 메인가이드 다와씨가 선두로 앞장서서 걷다 눈에 빠져 신을 벗어 눈을 털고 있다.

발자국 바로 옆이라도 잘못 딛으면 허벅지까지 빠진다. 스틱도 잘못 찍으면 한 개의 길이가 눈 속으로 다 들어간다.

 

골짜기(峽谷)에 갇혀? 우측 위를 바라본 모습.

 

좌측 위로 보이는 높은 암봉이 완전 절벽 상태로 보인다.

 

눈사태 지역을 만났다. 어제 데우랄리 오기 전에 만난던 지역보다 훨씬 더 가파르고 심각해 겁도 난다.

눈덩이에 덮여 길이 사라져버린데다 설상가상으로 어제 밤에 눈이 또 내려 발자국 조차도 전혀 없어  다와씨가 럿셀을 해야 한다. 

 

이곳에 왔던 타인 作으로 '눈사태 위험지역'이란 팻말이 좁은 길 옆에 있는데 우리가 걷는 지금은 아예 눈 속에 묻혔는지 발견하지 못했다.  

 

대원들 숫자를 둘로 나누어 반은 뒤에서 기다리게 하고, 다와씨가 앞에서 럿셀하며 5명을 먼저 데리고 부지런히 통과한다.

뒤에서 기다리다 다와씨가 앞에서 오라는 사인을 주면 중간 가이드 체린과 나머지 대원들이 부지런히 따라간다. 

 

위에서 흘러내린 눈으로 적설량이 많은 산모퉁이, 눈에 빠지며 길도 아닌 곳을 나뭇가지 사이를 헤치고 걷다 앞에서 마주오는 이들을 만났다.

포터와 쿠거를 앞세우고 뒤에 걸어오는 이 부부는 다섯살쯤으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와 우리를 놀라게 했다. 맙소사~ 오마이 갓! 

어른들도 힘들어하는 이 험한 곳을 어린 아가씨가 눈 속에 빠져가며 걷고 있으니 그 부모가 참 대단해 뵌다. 젊음이 있어 그럴까?

 

데우랄리에서 일찍 출발한 관계로 아직은 햇살이 골짜기까지 들어오지 않아 눈사태 지역 몇 곳을 무사히 통과하고 거의 마지막 부분일까? 

5명이 앞에 먼저 가고 뒤에서 기다리는 중 가이드 체린이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가 보인다며 앞을 가르킨다. 푸른 하늘을 빼곤 온통

희고 검은색 뿐이라 얼른 못알아 챘다. 바위 사이 어디에 있는 줄 알고 쳐다보다 한참만에 발견, 건물 세 동 지붕만 보여 얼른 줌으로 셔터를~.

우측 위로 그레이샤돔과 강가푸르나가 나란히 보인다.

 

또다른 눈사태 지역, 이곳에서도 메인 가이드 다와씨와 5 명이 먼저 통과한 후 앞에서 "와도 좋다"는 사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3월 초, 이른 봄인데도 골짜기엔 요즘 며칠 거의 매일 눈이 내려 쌓인 적설량이 대단하다.

양쪽 암봉 사이에서 그레이샤돔(7069m)과 강가푸르나(Gangapurna, 7455m)가 어깨를 나란히하고 인사를 한다.

 

MBC가 보이고 나서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안나푸르나 주봉(8091m)을 배경으로 모델 노릇을 하는데 양지와 음지의 차이로 노출이 영~   

무릎까지 빠지며 걸어야하는 위험스런 모습과 여러 봉우리들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사진 찍지말고 빨리 통과하라"는 한 마디에... 흑흑 ㅋㅋ

 

안나푸르나 남봉 꼭대기부터 물들이던 아침 햇살이 많이 내려와 골짜기를 점점 점령하며 코앞까지 다가오고 있다.

골짜기사이 멀리 검은 바위 위로 안나푸르나 주봉(8091m)이 보인다. "안나푸르나 안녕? 당신과 당신이 거느린 산들을 만나러 내가 왔어요."

 

오르내리막이 심해 그런가 멀리 위로 보이던 MBC가 거리가 가까워 질수록 어디로 숨었는지 오히려 더 안보이다. 

그레이샤돔과 강가푸르나, 우측으로 안나푸르나 3봉이 있는데 여기선 안보이고, 맨 오른쪽으로 마차푸차레가 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갖지만 앉아서 쉴만한 여건이 안되어 서서 쉬어야 한다.

 

어제 저녁에 하도 겁을 주어 잔뜩 긴장하며 눈길을 부지런히 걸었더니 더 힘들다. 마차푸차레 BC 앞에 서니 긴장감이 풀리며 맘이 편해진다.

 

여기 오기 전에는 안나푸르나 남봉 우측에 보이던 히운출리(6441m, HiunChuli = '눈에 덮인 봉우리'라는 뜻)가 여기선 왼쪽에 서있다.

고개를 뒤로 바짝 젖혀야 보이는 봉우리 꼭대기를 올려다보며 산 속 깊숙히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안나푸르나의 뜻은' 물이 풍족하다'라는 뜻과 '생산을 높힌다' 라는 푸르나의 합성어로 흰두교에서는 '풍요의 여신'을 뜻한다고 한다.

왼쪽에 히울출리가 있고 우측으로 안나푸르나 남봉, 바라하시카르, 안나푸르나 1봉(8091m)이 있는 설국에 들어와 보니 감격 스럽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눈과 바위, 그리고 하늘 뿐이니 높이가 높은 건지 낮은 건지 분간이 잘 안된다.

왼쪽의 안나푸르나 남봉과 오른족 안나푸르나 주봉사이, 가운데 있는 바라하시카르는 12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MBC 뒤에 서있는 암봉, 바위에 쌓였던 눈이 녹아 흐르며 고드름을 길게 만들어 놓았다. 우측으로 마차푸차레 봉이 있다.

 

골짜기 멀리 강가푸르나봉이 보이고, 좌측엔 그레이샤돔, 우측으로 마차푸차레가 있다.

힐레부터 데우랄리까지 오며 며칠 묵었던 롯지들은 사유재산이고, 추녀 아래까지 눈 속에 파묻힌 MBC와 ABC는 국가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건물 몇 동이 군데 군데 떨어져 있다.  건물 앞으로 보여야 할 축대와 돌계단이 눈 속에 묻혀 겨우 건물만 보인다.

 

 

위 작은 사진은 한 달 전쯤에 왔던 사람이 찍은 사진으로 건물 앞에 계단과 축대가 보인다.

 

우리가 사용할 건물은 뒷건물인' Fish Tail 롯지'로 앞 건물과 분리되어 있다. 눈이 많이 쌓이며 축대와 계단을 모두 감추어 놓았다.  

뒤로 보이는 왼쪽 건물 진분홍색 창틀이 있는 아랫층이 식당겸 레스토랑, 우리가 저녁에 잘 방은 왼쪽에 있다.

 

데우랄리 출발하여 두 시간 반 만에 MBC 도착했으니 고도가 높고, 눈 쌓인 길인데도 불구하고  다른날에 비교하면 엄청 빨리 걸었다 

건물 주변을 온통 덮어놓은 눈을 관리인이 치우며 길을 만들고 있다.  '피시 테일 롯지'답게 물고기 모양의 방문 열쇠고리가 특이하다.

카고백과 배낭을 방에 두고 ABC에 다녀오도록 방문을 잠그지 않아 자물쇠와 열쇠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양쪽이 산으로 막혀있는 듯한 저 그늘진 골짜기가 우리가 걸어 들어온 곳, 모디콜라가 시작되는 곳이다. 뒤에 몇 명이 또 걸어 오고 있다.

 

MBC 마당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남봉과 바라하시카, 그동안 다른 롯지나 푼힐에서 바라보던 곳과는 반대가 되는 뒷면이다.

 

안나푸르나 남봉의 또다른 모습을 배경으로.

 

피시테일 롯지, 배정받은 방문 앞에서.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 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일행 중 네 명이 이곳엘 올라오지 않아 얼마나 안타깝던지...

 

여자는 모두 다섯 명 중 두 명은 데우랄리 롯지에서 올라오기를 포기하고, 세 명만 올라왔다. 마차푸차게 베이스 캠프(MBC) 잠시 휴식 중.

사위와 동행하신 최ㅈㅇ님은 네팔 여행이 몇 번째라 불참, 젊은 임ㅅㅇ씨는 무릎이 아파 빨리 못걸으면 민폐될까 걱정된다며 주저앉고,  

남편 따라온 여인은 힘들다고 포기하고, 또 한 여인은 탈이나서 고생스러워 겁먹고 포기했으니 얼마나 안되었던지... 

 

롯지 마당에 있는 탁자 위엔 눈이 소복히 쌓이고, 의자는 따로 모아 추녀 아래 쌓아 놓았다.  장하도다, 여인이여~~ㅋㅋ

 

매일 쳐다보며 감탄한 설산들, 지금은 바로 아래까지  와 서서 반대쪽을 바라본다. 

위 사진 左,下엔 돌로 쌓은 작은 건물이 눈에 덮여 앞면 벽과 문만 보인다. 갈 수 있는 길 조차 없다.

 

"엄마, 아버지 하늘나라에서 보이시나요? 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분께서 굳건한 의지력과

좋은 체력 물려주시어 이번에도 이 지구상에서 제일 높다는 거대한 봉우리들 품에 안겼어요. 당신 딸 장하지요? 고맙습니다"

 

마차푸차레 롯지 해발높이 3700m.

 

마차푸차레 봉우리와 롯지를 배경으로.

 

건물 몇 동이 드문 드문 떨어져 있는 MBC.

 

ABC에서 자고 내려오는 외국인 남녀가 보인다. 갈길이 바쁜지 MBC는 들리지않고 그대로 하산하고 있다.

 

따뜻한 햇살로 바위에 쌓였던 눈이 녹고 있는 히운출리(6441m). 작은 바위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다.

 

삽도 힘들었나보다. 관리인이 눈 치우던 삽자루 하나가 부러져 있다. ABC에 가기위해 새참으로 나온 라면, 메뉴가 참으로 다양하다.

 

 

ABC로 출발하기에 앞서 멀리 바라보니 아까 우리 뒤에 오던 몇 사람이 MBC는 생략하고 ABC로 향하는데 개미만하게 보인다. 

눈 위에 난 발자국을 따라 중간에서 걷던 가이드 채린이 앞장서고 그 뒤를 바짝 따른다. 배낭은 여전히 빠담이 메고 간다.

 

다른팀이 ABC에서 내려오며 만들어 놓은 깊은 발자국을 따라 딛으며 고도를 높이자니 힘이 많이 든다.

눈에 반사되는 빛과 복사열이 엄청나다. 너무 더워 털모자와 점퍼 모두 벗었다. 여름날의 모래해변 백사장은 저리가라 다.

스패츠도 있어야 겠지만 선그라스는 필수다. 어짜피 발목 이상 빠지니 이곳에선 아이젠은 있어도 없어도 차이를 크게 못느낀다. 

머리가 너무 뜨거워 눈을 뭉처 계속 머리에 얹고 걸었더니 채린이 큰일난다며 말린다. 고도가 높아 체온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앞에 걷던 채린이 잠시 걷기를 중지 시킨다. 조금 전에 멀리서 헬리콥터가 날아오더니 타고온 사람들이 저 사람들 일까?

아니면 롯지 관리인? 암튼 스키어 세 명이 드넓은 설원을 슬로프 삼아 우리 옆으로 하강하는 걸 보는 대원들, 부러운 눈초리로 찰칵 찰칵, 

이 드넓고 경사 급한 곳에서 활강하는 이런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키 시합을 한다면 어림없는 생각일까? 

초겨울부터 늦봄까지 주말마다 스키장 찾는 매니아인 아들이 보았으면 얼마나 부러워할까? 잠시 아들 생각이 스친다. 

 

▲뒤로 보이는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와 그 위로 보이는 마차푸차레 암봉.▼

순 바위로 이루어진 마차푸차레(6997m)의 웅장한 모습, 갈라져 보이던 꼬리 지느러미 모양은 방향이 달라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태양이 고도를 높였음에도 산이 높으니 햇살이 렌즈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애를 쓴다. 

 

채린도 더운지 모자를 벗는다. 어느틈에 뒤따라온 포터 한 사람이 고도에 잘 적응되어 그런지 우리를 추월하여 금방 사라지듯 빠르게 걷는다.  

 

앞서 걷는 가이드 채린의 머리 위로 안나푸르나 1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서서 휴식하는 시간은 둘레둘레 봉우리들 감상하는 시간이다. 

 

휴식시간이라야  쉴 곳이 마땅치 않아 걷던 걸음 멈추고 그자리에 서 있는 정도, 산이 높고 태양의 고도도 높아  삼복더위 한낮 같이 뜨겁다. 

선두 채린 뒤에 선 표는 본인,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돌아서서 마차푸차레 봉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모습이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로 오르던 중 뒤돌아 바라본 마차푸차레. 날씨가 좋아 얼마나 다행인지... '안나푸르나 산신령님 감사 합니다.'

 

작은 카메라 렌즈가 광각이 아니라 한 컷에  다 담기지 않아 사진 두 장을 대강 이어 붙였다.

 

안나푸르나봉을 향하여 다시 출발, 대원들이 눈 속 깊이 빠질까 염려되어 한 발 한 발 딛을 때마다  눈을 다져주느라 선두에서 애쓰는 채린, 

발 하나 살짝 잘못 딛으면 등산화 바닥 넓이 폭 차이로 깊은 구멍에 빠질 수도 있다. 안나푸르나 주봉이 바위틈 사이로 점점 크게  보인다.  

 

안나푸르나 1봉 배경으로 한 컷,  배낭을 빠담씨가 메고 다니는 관계로, 생각이 있어 얼른  태극기 하나를 배낭에서 분리시켜 따로 쥐었다.

뒤에오던 외국인들도 우리와 함께 서서 휴식 중,  뒤돌아본 마차푸차레, 바로 뒤에 선 일행들이 웅장한 산 아래서 개미만큼 작아 보인다. 

 

▲ 앞에 걷던 채린이 ABC가 보인다며 가르키는데 내 눈엔 검은 것은 모두 바위로 보여 건물이 보이질 않는다.(사진에선 중앙에 ○ 표시한 곳.)

위 사진 우측으로 아래 사진 안나푸르나 남봉과 바라하시카, 안나푸르나 1봉의 모습이 이어진다.▼

바라하시카와 안나푸르나 1봉이다. 오후로 접어드니 바람이 부는지 능선에 눈이 많이 날린다.

 

왼쪽으로 히운출리가 있는데 사진엔 안보이고, 안나푸르나 남봉과 바라하시카르, 안나푸르나 1봉이 연결되어 있다.

안나푸르나 산은 서쪽으로부터 제1봉(8,091m) , 제3봉(7,555m), 제4봉(7,525m), 제2봉(7,937m)의 순서로 이어지며,

제3봉의 남쪽으로 마차푸차레(6,997m)가 있다.

안나푸르나 산 이름은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으로, 동쪽은 마르얀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나슬루산군()과 마주하며

서쪽은 칼리간다크를 사이에 두고 다울라기리와 마주한다.

제1봉은 1950년 6월 3일 프랑스 에르조그 등반대가 처음으로 등정하였는데, 이는 세계 최초 8,000m급의 등정이었다.

일본으로 부터 해방의 기쁨도 잠시,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던 해가 1950년 6월이니 우리 국민은 감히...ㅋㅋㅋ

 제2차 세계대전 후 히말라야 등산 붐이 일어 제2봉은 1960년 5월 17일 영국 ·네팔 공동팀인 로버츠 등반대가 등정하였고,

제3봉은 1961년 인도의 코리 등반대, 제4봉은 55년 5월 30일 독일의 슈타인메츠 등반대가 각각 등정에 성공하였다

 

가이드들은 우리와 같이 걷고 포터 한 사람이 ABC를 향하여 MBC부터 따로 걷고 있다. 우리와 같이 가지 왜 눈에 빠져가며 혼자 걷고 있을까? 하고 생각했더니.., 나중에 보니 ABC에서  MBC로 하산할 때 그 지름길을 이용하여 걷게  되었으니 그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을 몰랐다.

 

선두 채린도 지루한가 보다. 눈을 굴려 눈덩이를 만들며 걷고 있다.  채린 뒤에서 걷고 있는 본인과  줄지어 걷고 있는 일행들

 

복사열은 뜨겁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듯한 눈길 오르막, 킬리만자로 호롬보 헛에서 키보헛 가던 날의 지루했던 생각이 잠시 떠오른다.

멀리까지 빤히 다 보이면서도 빨리 다가서지 못하는, 금방 닿을듯 하면서도 은근히 사람 골탕 먹이는? 길이 어쩜 이리 똑같은지...  

 

MBC(3700m)에서 ABC(4130m)까지의 고도차는 430m, 한라산 진달래 대피소(1500m)에서 백록담(1950m)까지의

고도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으나 고도가 높고 눈이 많이 쌓여 걸음을 걷기에는 배로 힘들다. 

 

웅장한 설산으로 둘러쌓인 설원을 걷다보니 앞 뒤로 보이는 모습은 계속 똑같은 모습만 보인다. 

 

설원의 고도가 차츰 높아지니 돌아서서 바라봐도 MBC는 골짜기에 파묻혀 안보이고 마차푸차레만 더욱더 위용을 떨치며 웅장하게 서있다.

 

제일 높은 안나푸르나 1봉(8091m) 주변으로 구름이 서서히 모여들고, 눈쌓인 바닥엔 스키어들이 지나간 자리가 선명하다.

 

잠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눈녹은 바위에 앉아 안나푸르나 주봉을 배경으로 피사체가 되어 본다.

 

가이드들도 많이 더운지 물병을 눈 속에 묻었다 꺼내어 물을 마신다. ㅋㅋ  위에서 혼자 길 내며 걷던 포터도 한데 모였다. 

 

안나푸르나 남봉 배경. V字를 만든 엄지와 장지 사이 바로 위로 보이는 한 일字 같은 검은색이 'ABC'가 있는 곳이다. 

 

 

사진 찍히고 쉬다보니 선두가 바뀌었다, 구름은 자꾸 모여들고 남자 대원들이 바쁜 걸음으로 앞장을 섰다.

높은 봉우리 근처에 구름이 모여드니 양지가 음지로 변하며 기온이 급강하, 얼른 털모자부터 쓰고 체온 유지에 신경을 쓴다. 

 

안나푸르나 1봉 위로 푸른 하늘에 구름이 모여드니 바닥은 음양 차이가 뚜렸하다. 고산의 기상 변화는 예측 불허, 오후엔 늘 구름이 낀다.

오늘 저녁 ABC에서 자고 내일 아침 저 거대한 봉우리에 비치는 햇살과 일출을 보고 싶었는데 MBC로 내려가서 자야 한다니 많이 아쉽다.

 

MBC 출발 2시간 10분만에 드디어 ABC 일주문? 앞에 와 섰다. 아래로 두 번째 사진 상단, 左측에 있는 사진은 한 달 전에 왔던이가 찍은

 사진으로 기둥이 길고 그 위로 안내판이 달려있는데 지금은 기둥 전체와 안내판 하단까지 눈에 묻혀 안내판 아래 눈을  살짝 파내었다.

 

안내판과 더불어 눈 속에 묻혀 찍힌다. 눈이 본인 키높이 정도는 쌓인것 같다.

 

위 사진 상단, 左측에 있는 사진은 한 달 전에 찍힌 사진으로 기둥이 길다. 배낭 메어준 고마운 빠담씨하고 한 컷. 태극기 남매?ㅎㅎㅎ

 

해발높이 8091m 안나푸르나 제 1봉 배경.

 

해발높이 7219m 안나푸르나 남봉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배경. 그렇게 좋던 날씨가 금방 어두워지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건물이 축대 위에 지어진 것 같은데 눈이 많이 쌓여 알 수가 없다.  보기엔 다 온것 같아도 저 곳을 향해 또 오르려니 숨이 차다. 

관리인이 넓은 포대에 앞마당의 눈을 퍼담아 끌고 와서는 건물 아래에다 쏟기를 반복하며 눈을 치우고 있다.

 

건물 있는 곳으로 올라서니 "안녕하세요?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짐 내려놓으시고 잠시 쉬었다 가세요" 

검은 판에 노란 글씨로 쓰인 한글이 보인다. 세계의 모든이가 모여드는 곳에서 보이니 더 반가우나 우린 쉴 수가 없다.

 "눈이 내리니, 더 내리기 전에 더 올라가 보아야할 곳이 있다"며 숨 돌릴 시간도 주지않고 따라 오란다. 

앞마당과 추녀 아래까지 눈 쌓인 건물 동 사이를 지나고, 눈 속에 묻힌 구조물도 지나 이번엔 다와씨가 앞장서서 위로 오른다.

 

롯지건물 뒷편 언덕으로 아마추어가 갈 수 있는 마지막 지점, 아침 일찍 데우랄리 출발하여 MBC에서의 휴식시간 포함하여 6시간 반 걸렸다.

계곡에서 안나푸르나로 이어지는 안나푸르나 뷰 포인트에 올라섰는데 베이스캠프 도착 전부터 눈이 내려 꼭대기는 아예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오젠엔 날씨가 좋아 아래에서 올라오며 맘껏 볼 수 있어 얼마나 다행 이었는지. 자연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솟는다.

 

타르쵸가 걸린 구조물은 등반하다 세상 떠난 산악인들을 위한 추모탑인지 신성한 장소에 마련한 제단인지 지붕만 보인다. 

5개월 전, 안나푸르나 주봉에 '코리안 루트'를 새로 개척하려다 2011년 10월 20일 실종된 우리나라 산악인 박 영석 대장이

안나푸르나 남벽 저 위 어느 골짜기에 있어 잠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날이 따뜻해지면 부디 고국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언덕을 가르키며 "이곳에서 더 이상을 발을 내딛지 말라"며 다와씨가 눈 위에 × 표시를 해 놓았다.

언덕 넘어 깊은 계곡으로 떨어지면 올라 올 수도 없게 반대쪽은 절벽으로 생겼다. 눈이 많이 쌓여 언덕이 더 높아진 것 같다.

 

계곡 건너로는 바위봉이 웅장한 자태로 서있으나 꼭대기를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아쉽다. 내일 아침에는 산뜻하게 개일텐데 하산을 해야... 

 

언덕 아래 계곡조차 눈에 덮여 높낮이 구분이 힘들다. 右,下 사진은 날씨 좋은 날 찍은 타인작으로 아래사진과 적설량 비교를 위해 빌려왔다.

▲위 사진은 타인작으로, 눈이 없을 땐 이렇게 보이던 곳이 내가 딛은 날은 아래 사진으로 변했다.▼

 

사람키보다 높은 구조물인 케른(티베트 불교의 돌탑)인데 눈이 많이 쌓여 겨우 지붕 부분의 타르쵸만 보여 

신성한 장소에 세운 제단인지, 안나푸르나에 잠든 영혼을 기리는 추모탑인지 구별을 할 수가 없다.   

 

안나푸르나 주봉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볼까하고 올라왔다가 눈이 내려 기념사진만 남기고 눈덮인 베이스캠프로 되돌아 내려간다.

 

어떤 건물은 눈에 완전히 덮여 문만 빠꼼이 보이는 곳도 있다. 건물과 건물사이 마당에 눈이 많이 쌓여 추녀 밑으로 다녀야 되고,

마당에 쌓인 눈을 관리인이 치우느라 애쓰고 있다, 지금도 눈이 또 내리고 있으니 언제까지 치워야 될까?

창문으로 실내를 들여다보니 시멘트 바닥에 침대 두 개만 덩그마니, 고도가 더 높아 을시년스럽고 더 썰렁해 뵌다,

이른아침 안나푸르나 주봉에 비치는 햇살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MBC에서 자는 것이 덜 추울것같아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실내로 들어가 잠시 휴식. 김해에서 오신 분은 본인이 다니는 산악회 프랭카드를 창문 위에 걸고 계시다.ㅎㅎㅎ

 

안마당에 쌓인 눈을 커다란 포대에 퍼올려 끌고가 건물 밖 언덕 아래에다 갖다 버리는 관리인,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으니 언제까지?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안나푸르나주봉을 배경으로 서 봐도 눈내리는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내 오래도록 머리 속을 차지할 곳인데...

 

4130m에 올라섰다. 킬리만자로(5895m) 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힘들다. 언제가는 한 번 꼭 와보고 싶던 곳, 성취감을 맛본다.

 

네 명 가이드 + 열 명 트랙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아울러 한가지 소원을 이루신 여러분께 축하 드립니다"

 

이번 여행에 도움 주신 여러분 감사 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형용하기 힘든 훌륭한 트레킹 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ABC에서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을 남긴 후 돌아서서 많은 아쉬움을 안고 MBC를 향하여 내려 딛는다. ABC 일주문?이 저 아래 보인다.

 

올라올 때 힘들어 하던 걸음걸이가 내리막이라 빠르다.

 

아무리 내리막이라도 에너지 소비는 마찬가지, 눈이 쌓이고, 거리가 만만치 않으니 잠시 서서 휴식을 취한다.

 

내려 딛고 또 내려 딛는다.

 

함께 동참하여 드넓은 설원을 걷는 이런 모습을 또 어디에서 구경할 수 있을까? 앞으로 이런 시간이 또 있을까 생각하니 시간 가는게 아깝다. 

 

잠시 숨어있던 MBC가 저 아래에서 나타난다. 고도가 낮아 그런것만은 아닐 텐데 웬지 ABC보다 훨씬 포근해 뵈고 아늑해 보여 더 정겹다. 

 

목적지까지 다녀 왔으니 이제 V字는그만하고 얼른 내려가는게 어떠실런지요? ㅋㅋ  V字 손가락 우측으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가 보인다.

오전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온통 눈으로 덮여 하얀색이던 지붕이 우리가 ABC 다녀오는 동안 많이 녹아 파란색으로 변했다.

 

MBC를 출발하여  ABC까지 올라갈 때는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내려올 때는 한 시간만에 내려 왔다.

 

MBC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 오전에 도착하여 새참으로 라면을 먹고 ABC에 다녀오니 이번에도 참으로 스프와 삶은 감자, 계란을 내준다.

시간이 늦어 나중에 저녁을 못먹을 것 같아 스프와 감자 한 조각, 삶은 계란 하나 중 흰자만 먹었다.

 

MBC로 내려와 한참 있으니 날씨가 개이려는지 눈이 그치고 구름이 조금씩 벗겨진다. 그러나 마차푸차레 봉우리는 아직 보이지를 않는다.

 

마당 탁자 위에 소복하던 눈과 계단에 쌓였던 눈을 관리인이 모두 치웠 놓았다. 숙소 방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

 

오후 새참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저녁을 먹으라니 다들 밥생각이 없단다. 새참 먹은 후 한 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짝꿍은 더 못먹는다.  

마음이 편해 그런가 저녁식사 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으니 쿠커들이 주방에서 사용하던 가스버너를 불이 켜진 채 테이블 밑에 넣어준다.

테이블보 아래서 훈훈한 공기가 맴돌아 다리가  따뜻해지니 방으로 가기가 싫어진다. 그러나 쿠커도 포터도 자야만 하니 일어설 수 밖에.    

 

오후에 내리던 눈은 멈추고, 늦은 밤 밖으로 나오니 방문과 마주한 히운출리 봉우리 위로 음력 열이레 둥그런 달이 얼마나 밝던지... 

낮에 녹아내리던 눈이 얼음으로 변하여 반질반질한 위로 달빛이 반사되어 공해없는 고산의 밤은 몇 배가 더 밝아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참을 마당에서 서성이다 춥기도 하거니와 내일을 위해 침낭으로 들어가 다시 잠을 청했다. 침낭생활도 내일 모레 이틀만 지나면 끝난다.

처음 며칠간은 조용한 밤에 마루바닥을 딛으며 다니던 롯지에선 발자국 소리조차 소음으로 들려 신경 쓰이고 본인 또한 조심스러웠는데,

 시누와나 데우랄리 그리고 이곳에선 시멘트 바닥을 딛으며 밖으로 다니니 발자국 소리 소음공해가 없어 맘이 편하다.

며칠동안 묵었던 롯지의 화장실들은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왔는데 이곳은 영하의 기온이라  

커다란 물통에 물을 잔뜩 받아놓고 사용하는데 물통에 있는 얼음조차 얼어 바가지로 얼음을 깨가며 사용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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