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9 ) 오늘의 일정: MBC~데우랄리~ 밤부~ 도반~시누와.
하루 이틀만 더 견디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하며 양을 줄인 식사와 유동식으로 탈이 난 속을 달래고 있다.
어제 저녁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에서 자기로 했던 일정이 눈사태로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ABC 다녀와 MBC에서 자고,
햇살이 퍼져 눈녹기 전에 눈사태 지역을 통과해야 하기도 하지만, 얼른 하산하여 어제 ABC에 오지않고 데우랄리에서
하루 더 자고 기다리는 4명의 일행들을 만나 함께 도반과 밤부를지나 시누와까지 가려면 거리가 멀어 일찍 출발해야 한다.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남봉에 이른 아침 햇살이 물들고 있다.
이번 트레킹의 제일 하이라이트는 원래 어제와 오늘 아침인데 눈사태로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욕심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겁을 주는 바람에 이곳에 올라오지 못한 일행들도 있으니 그나마 위로를 삼아야 하겠지만 아쉬운 마음이 몽땅 접히질 않는다.
날씨좋은 이른아침 안나푸르나 주봉에 물드는 광경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에 어쩔 수 없는 마음이 잠시 살아난다.
떠나려니 아쉬움은 크고, 출발하기에 앞서 기념을 남기는데 시간은 이르고 배경이 밝아 사람인지 바위인지 실루엣만도 못하다.
안나푸르나 주봉이 제일 먼저 물들었을텐데 이곳에선 보이지 않는다. 여름에 봉숭아 물들인 손톱이 초겨울이면 다 잘리고 조금 남아있듯
안나푸르나 남봉에 이어 바라하시카르도 꼭대기만 붉다. 인물 좌측 바로 앞은 건물인데 눈이 많이 쌓여 바위인지 건물인지 구별이 힘들다.
피시테일 롯지 지붕 위로 보이는 마차푸차레(6993m, Fiish Tail)봉은 다른 봉우리에 비해 높이가 낮아 아직 햇살이 도착하기 전이다.
햇살을 만나면 춤을 추둣 아침이면 언제나 눈(雪)이 날리는 안나푸르나 남봉 뒷쪽을 마지막으로 몇 컷 담고,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 사이
좁은 골짜기를 향하며 하산을 서두른다. 어제 오후에도 눈이 살짝내려 아이젠을 착용하고 부지런히 눈사태지역 몇 곳을 지난다.
계곡 우측 옆으로 행군하는 모습의 일원으로 찍혔는데 빛이 부족하여 흔들렸다. 맨 뒤 ↙표가 본인.
몸 컨디션은 별다름 없으나 하산길이라 부담이 적어 오늘은 배낭을 직접 메고 걷는다.
눈사태 지역을 지나 잠시 휴식, 또 돌아서서 골짜기 멀리 사라지려는 설산 그레이샤돔과 눈맞춤하며 인사를 나눈다.
협곡을 향해 사산하는 일행들을 인솔자가 한 컷, 위 사진 가운데 붉은 자켓 ↙표는 본인 뒷모습.
계곡 좌측 위로는 날카로운 암봉, 우측 위론 수직절벽 같은 바위봉.
수량이 제법 많은 모디 계곡 옆 쉼터에서 잠시 휴식 중 우리팀 쿠커들이 Doko(도꼬, 대나무 바구니)를 지고 지나간다.
그레이샤돔과 지나온 협곡을 배경으로.
갈 때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골짜기가 신비로워 찍고, 가까이 다가가 보고 돌아서니 많은 아쉬움으로 발길이 자꾸 머물러 찍게 된다.ㅎㅎ
협곡을 통과하여 바라본 앞과 뒷모습. 눈사태 사정으로 이곳을 통과할 때 우리는 늘 어두운 시간에 다녀야했다.흑흑 사진도 맘대로 못찍고ㅋㅋ
골짜기 뒤로 멀리 보이는 설산 그레이샤돔을 윗 부분만 Zoom in~~~, 그레이샤돔 우측으로 강가푸르나가 있다.
그레이샤돔 능선을 넘어 날아가는 헬리콥터를 좀 더 가까이.
올 때 두 번째 건넜던 다리를 건너 계곡 좌측으로 이동하니 문경에서 단체로 왔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잠시 서서 정보도 교환하며 몇 마디 얘기들을 나누었다.
계곡 좌측에서 보이는 데우랄리. 계곡 우측은 급경사 지역이라 잠시 길이 없어 다리를 두 곳에 놓아 건너 다닌다.
서로 지인 사이인 문경팀 인솔자와 우리 인솔자가 타국에서 만나 반가워하며 얘기 나누고 헤어진다. 데우랄리가 보이니 마음이 편해진다.
데우랄리 근처 첫 번째 다리, 어제 새벽에 건널 때는 다리 위에 눈이 눈이 쌓였었는데 다 녹았다. 다리 끝 가장자리 바위에,
위 사진 右,下 작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수위를 재는 눈금자가 바위에 설치되어 있다.
데우랄리,묵었던 롯지에 도착하여 뒤돌아 본 모습. 어두운 시간에 이 돌계단을 오르고, 계곡으로 내려가 다리 건너 눈사태지역 지나 MBC행.
MBC에서 출발하여 2시간 소요. 드림 롯지 도착하여 두고갔던 짐 다시 꾸려 포터에게 내어주고 시누와을 향해 다시 출발 준비,
전 날 우리가 묵었던 데우랄리 Dream Lodge, 롯지를 품고 있는 바위봉 꼭대기로 이제서야 햇살이 드는걸 보면 엄청 빨리 걸어 온것 같다.
사진 위 우측으로 일부만 찍힌 폭포?가 보이듯 건물이 가파른 암봉아래 바로 붙어 있어 롯지 방 내부는 무척 습하여 바닥에 물기가 흥건하다.
전기 사정이 열악하여 방안의 조명도 어두울 뿐더러 그동안 우리가 잔 롯지들 중 가장 습하고 추워 침낭 밖으로 얼굴을 내놓고 잘 수가 없어
침낭 위에 점퍼를 얹어 얼굴을 덮고 잠을 잤던 곳. 그러나 밖에 있는 화장실 만큼은 밤새 다녀도 좋을 만큼 트레커들을 위해 불을 밝혀 놓았다.
원래 계획은 ABC에서 자고 밤부까지 하산하여 밤부에 있는 롯지에서 잘 계획 이었는데 자연재해 눈사태로 숙소까지 바뀌게 되었다.
MBC 출발하여 히말라야, 도반을 지나 밤부에서 점심 식사 후 시누와까지 하산하여 자야 하므로 일정이 빡빡하다.
혼자 걷는 언니 챙기느라 앞서 걷던 동생이 찰칵,
앞에서 걷던 선두대장 선딥이 눈사태 지역에서 기다리고 서있다.
눈사태 지역의 눈덩이들. 굴러 떨어지며 뭉쳐져 단단하고 크다. 이런 눈덩이가 굴러떨어질 때 지나가다 맞으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선딥과 눈사태지역을 통과하고 있는 중.
짐을 잔뜩 짊어진 포터들이 눈사태 지역을 통과하여 바짝 뒤쫓고 있다.
경사가 심하고 험한 골짜기에 눈사태가 더 심하다.
아래에서 걸어올 때는 나무를 많이 접했으나 데우랄리 부근에 오면 큰나무는 안 보이고 풀만 보인다.
커다란 나무들로 둘러쌓이고 꽃들이 만발한 롯지들은 아늑하고 정감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데우랄리 롯지들은 웬지 삭막하다.
고도가 높아 식물조차 살기 힘든 환경, 안나푸르나에 와 며칠동안 한 번에 사계절을 모두 체험하고 돌아간다.
돌아서서 눈사태지역과 데우랄리를 다시 한 번 눈에 담는데 파란지붕 롯지가 쓸쓸해 뵌다.
'아 멀다, 저길 언제 가나'하던 갈 때의 느낌과 돌아서서 '두고 오려니 웬지 쓸쓸해 뵈'는 올 때 느끼는 감성은 이렇게 다르다.
힌투 동굴 바위의 고드름, 이틀 전 지나갈 때 없었던 모습으로 그동안 눈이 내리고 녹아 흐르다 얼었다. 계곡 건너 맞은편 암봉이 바로 코앞에.
계곡 건너편 암봉엔 위에만 햇살이 들고 아래엔 이쪽 바위 그림자로 아직 어둡다.
마차푸차레 롯지에서 자고 시누와까지 가는 중 히말라야 롯지(2900m)에 다다른다.
그냥 떠나기가 못내 아쉬워 우리가 지나온 협곡과 설산 모습을 담고 있는 트레커.
데우랄리(3230m) 지역엔 나무가 없는 순 바위봉 이였는데 히말라야 롯지(2900m) 부근 바위봉엔 나무가 조금씩 보인다.
히말라야 롯지도 어느 지도엔 2783m, 어느 지도엔 2900m로 표시되어 지도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히말라야 롯지에서 잠시 휴식 후 다시 출발. 올라갈 때도 그랬는데 히말라야 롯지엔 생각보다 트레커들이 별로 없다.
눈사태 지역을 통과하며 촬영한 모습, 발 한 번 잘못딛어 빠지는 날엔 저 아래 깊은 계곡까지 눈덩이 속에서 물과 함께 흘러 떨어지게 생겼다.
돌길 옆에 있는 구조물 앞, 앞에 걷던 선딥이 꽃 한포기 뽑아 제단? 위에 올려놓기에 뒤따라 가며 똑같이 한 포기 뽑아
"신성한 장소에 잘 왔다 갑니다" 하고 덩달아 신고를 했는데 예쁜꽃에게는 미안해서 오히려 맘이 편치않다. 꽃송이만 딸걸 그랬나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려 딛어 그런가 맞은편 아래에서 올라오는 짐꾼들 짐이 더 무거워 보인다.
돌길이 습하고 대나무가 보이니 밤부 지역이 가까워지는 것을 알 수 있겠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
이번 트레킹 코스 중 범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대나무는 굵지 않고 우리나라 오죽 정도의 굵기 이다.
다리 건너는 모습을 선딥이 찰칵.
셔터 누르기가 재미있는지 선딥이 계속 눌러대 사진이 제법 많다.
데우랄리와 고도 차가 크지 않은 것 같은데도 나무가 잘 자라고 고목에 이끼와 일엽난이 무성한 걸 보면 이 지역은 밀림 지대로 습도가 많다.
움막 한 채와 랄리구라스 고목 뿌리,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어 뿌리가 다 들어났다.
도반 도착.
●는 현위치 도반, 오늘은 시누와에서 자고 내일 지누단다에서 하루 더 자고 나면 산에서만 지내는 8박 9일 간의 생활은 끝이 난다.
⊙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음. 오르며 묵었던 지역은 ★로, 하산하며 묵는 지역은 ★로 표시.
올라갈 때 점심먹던 롯지이다.
도반을 출발하여 밤부로.
이끼와 일엽난이 기생하는 고목이 인상적이다.
날벌레가 많이 달라 붙던 밤부 롯지도 오를 때 쉬어 가던 곳, 조그만 텃밭에 배추가 심겨져있다. 이 지역은 습하여 가물지 않고 잘 자라겠다.
밤부 롯지에서 식사하기 위해 실내로 들어서니 한글로 쓴 풀랭카드가 보인다. 점심 메뉴는 칼국수. 양이 많아 국수도 조금 남겼다.
점심 식사 후 다시 시누와를 향해 출발. 자고나면 걷고, 먹고나서 걷고, 걷다 쉬다... 종일 걷는다.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산행 생활.
랄리그라스 고목과 뿌리.
몸은 지쳐가는데 돌계단을 만나 오르고 또 오르고 계속해서 오른다. 우리 밥주고 설겆이하여 메고가는 쿠커들은 얼마나 힘들까?
오르다 뒤돌아보니 밤부 지역이 골짜기 속에 보인다. 먼저 올라간 일행 빨리 오라는데 빨리 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와~다 올라왔다~~" 선딥이 옆에서 걸음 속도 맞추며 사진도 찍어주고, 얘기도 잘하고 잘 웃어주니 훨씬 덜 힘들다.
카메라 들이대면 폼도 잘 잡는다. 자기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막내 가이드의 귀여운 모습.
쉼터에서, 남자 대원들은 걸으나 쉬나 얘기 또 얘기, 여자 대원들은 사진 담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다.
우리가 묵었던 시누와 롯지와 힐탑 롯지를 배경으로.
올라갈 때 묵었던 시누와 롯지에 도착하니 친정? 온 기분이다. 웬지 편하고 느긋하고 푸근하다.ㅎㅎㅎ
MBC출발하여 데우랄리까지는 빨리, 데우랄리부터는 여류롭게 걸어 시누와까지 8시간 반 소요. "아~ 이젠 내일 하루만 더 걸으면 끝이다."
데우랄리와 MBC에서는 물 구경을 못해 도착하자마자 짐 내려놓고 100Rs주고 샤워부터 하는데 미지근한 물이 오히려 나더러 데워달란다.
샤워하고 나니 오히려 더 추워서 달달 떨린다. 감기들까 걱정되어 양말 속에 핫팩을 넣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체온 유지에 신경을 쓴다.
트레킹이 완전히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ABC까지의 목적을 달성하고나니 속이 후련하다.
무엇보다 고도가 많이 낮아져 식사도 밥 반공기와 만두 두 개만 건져먹긴 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나눈다.
오랫만에 저녁식사 후 전 대원이 카페에 모여 맥주 한 잔씩 나누며 며칠동안 지내온 얘기꽃을 피웠다.
▼ 아래 사진은 네팔 돈으로 단위는 Rupees(루피), 여행 첫 날 카트만두 현지에서 환율 1$ = 77.43Rs에 환전한 돈들이 깨끗하지않고
모두 너덜너덜하고, 같은 돈인데도 조명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났다. 앞 뒷면을 같이 놓고 찍어 보았다.
에베레스트 산과 호랑이 사진이 있는 위 아래는 같은 돈으로 500루피짜리 이다.
에베레스트산과 코뿔소 그림이 있는 100루피 짜리.
에베레스트 산과 인물 사진이 있는 50루피 짜리.
디자인이 다른 50루피 짜리가 또 있다. 높은산에서 사는 산양과 네팔 국조 공작새 그림이 있다.
이곳에 보이는 50루피 짜리 하나 제외하곤 에베레스트 산이 돈마다 다 들어 있다.
에베레스트 산과 숫사슴 그림이 있는 20루피 짜리.
에베레스트 산과 물소 그림의 5루피 짜리의 앞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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