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0 ) 오늘의 일정: 시누아 ~ 촘롱 ~ 지누단다.
해발 4130m에서 2340m로 고도를 낮추어 자고나니 속 사정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감쪽같이 좋아졌다, 며칠동안 불편했던 속은
킬리만자로 산행 때와 똑같은 증세로 3000m 이상에선 장 활동이 원할치못한 고산병임을 두 번의 체험으로 비로서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고산에서 커미믹스나 초코파이 포장지가 기압에 의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듯 개인에 따라 신체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터득한 것이다.
고도차 1790m은 설악산 대청봉(1708m)에서 동해까지 내려온 차이보다 더 크다. 그래도 식사는 습관처럼 양을 줄인다
시누와 롯지에서 바라본 히운출리와 안나푸르나3봉, 마차푸차레. 히운출리에 비치는 햇살로 하늘색이 선을 긋듯 완연히 차이가 난다.
어제 오후 하산하여 샤워할 때 물이 미지근하여 추울 정도이더니...태양열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나니 이해가 간다.
이번 트레킹 중 두 밤을 지낼 수 있었던 시누와 롯지와 히운출리, 그리고 네팔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며 등반을 허락치 않는 마차푸차레.
골짜기 맨뒤로 안나푸르나 3봉도 보인다.
뒤돌아보며 안녕을 고하고 지누단다를 향하여 출발한다.
높은 곳에 다녀와서야 내 신체에 알맞은 높이라는 걸 알게되고, 달빛을 감상하며 밤을 보냈던 시누와, 두 밤을 지냈더니 더 정감이 간다.
시누와를 출바하여 전망 좋은 곳에서 조망되는 촘롱과 아침햇살에 잘 보이는 산비탈 마을들, 왼쪽아래에 지누단다도 조망된다.
눈쌓인 길을 제외하곤 말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을 밟으며 다녀야만 한다.
빨간 바지를 입은 ㅁㅅ씨, 말이 방금 만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변을 보면 웬지 예쁘다고 하여 한참을 웃었다.
특히 고라파니에선 많은 사람들의 신발 바닥에 묻은 변 가루가 롯지 마루바닥까지 옮겨져 그 속에서 지내기도 했다.
아침햇살 역광은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빛인데 그냥 지나치려니 좀 아깝다는 얘기를 해주며 발걸음을 옮긴다.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섰으나 갈 수록 멀어져 물고기 꼬리가 너무 흐릿하다.
"ㅁㅅ씨 좀 빨리 와봐~, 여기 ㅁㅅ씨가 좋아하는 것 있어~" 불러 댔더니 웃어 죽겠단다. ㅋㅋㅋ ㅎㅎㅎ
긴 여정에도 지칠줄 모르는 스테미너가 이런 웃음 속에서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눈에는 지저분한 물체가 보여도 발걸음은 가볍고 즐겁다.
오전 사광(斜光)이 좋아서 한 컷.
세계 각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와 걷는 길이건만 남의집 대문을 통과하며 지나 다녀야하는 좁은 길이다.
시누와 지역을 떠나며.
애기보다 옆에 있던 개가 재미있어 담다보니... 애기가 가진 그릇에 하루치 간식을 담아 줬더니 순하디 순하게 생긴 개의 눈치가 달라진다.
개가 나도 좀 달라는 눈치? 아니면 저 것 언제 먹을까? 하고 선물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ㅎㅎㅎ
아침햇살에 산뜻한 촘롱 마을을 배경으로.
저 길을 언제 다 올라가지? 벌써부터 걱정되는 촘롱 마을 돌계단.
촘롱 좌측 아래에 있는 지누단다 마을이 계곡 사이로 보이고, 모디강 물이 보이느 저 곳에 남녀가 혼탕할 수 있는 노천 온천이 있단다.
피로는 얼마나 풀릴지 모르지만 좌우간 오늘은 온천 가는 날이라 기대가 크다. 내일 저녁엔 호텔에서 자게되니 더 편하고 좋을텐데도ㅋㅋ
우리나라 제주도 민가를 연상시키는 대문.
시누와의 아이들, 마음 같아선 모두에게 선물을 듬뿍 듬뿍 안겨주고 싶지만, '가난은 나라도 구제를 못한다'고 했으니...
분수머리에 남로(Namlo-머리에 메는 끈)를 멘 포터, 위 지역에 사는 주민일까? 뒤에서 걷는 외국인과 같이 트레킹하는 포터일까?
그동안 보아온 포터들보다 키도 크고 얼굴 생김새가 다른 걸 보면 다른 부족민 같다.
그 험한 길을 다니면서도 슬리퍼를 신은 포터들이 많다. 특히 도꼬(Doko- 대바구니) 안에 있는 우리제품 ㅅ라면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상품 진열장 안에 다른나라 제품들과 나란히 있는 걸 보니 ㅅ라면이 세계인의 먹거리가 되어 버린 걸 알겠다.
다리가 아파 ABC엘 못간 ㅅㅇ씨, 머나먼 타국,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곳에 와 타인 위해 제 것 아낄 줄 모르고 도와주는 ㅁㅅ씨에게 뽕~
옆에서 보는이의 마음도 덩달아 흐믓해진다. "ㅁㅅ씨 복 받을껴~" 돌계단을 내려딛고, 촐롱강을 건너면 시누와 지역을 완전히 벗어난다.
촘롱와 시누와 경계인 촘롱콜라를 건너며.
촘롱강 다리를 건너 오르막을 오르니 계곡 시이로 먼 곳엔 안나푸르나 남봉, 가까운 곳엔 폭포가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 그렇게 실컷 보고 왔으련만... 봉우리들마다 환경이 달라 나무가 살 수 없는 색이 재미있다.
ㅁㅅ씨와 애기가 둘 있는 가이드 채린, 듬직한 싱글 빠담, 얼굴빛이 검어 치아가 유난히 돋보이는 귀여운 총각 다와 씨. "모두 모두 고마워요."
고개를 잔뜩 숙이고 낑낑대며 힘들게 돌계단 오르는 모습을... ㅋㅋ
이끼가 잔뜩 낀 돌담 그늘에서 잠시.
촘롱마을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돌계단을 오르다말고 나무 사이로 담아본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설산을 배경으로.
마당 맨 바닥에 신 벗고 앉아 오른 손은 전화를 받는지, 왼손으로 밥을 먹는 촘롱마을 아낙.
도매상인지 다른 가게에 비해 물건이 다양하고 많다. 그 중에 우리 제품 ㅅ라면이 보인다.
대문에 막대를 걸쳐놓은 안으로 바구니를 흔드는 여인이 보인다. 애기 재우는 바구니이다.
시누와를 향해 갈 때 만났던 천사표 모델?들을 또 만났다. 세수를 안해 지저분해도 살인미소 하나는 언제 보아도 일품이다.
"애들아 선물은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겠지? 너희들 말고도 아직 못만난 애들도 많단다. 미소에 대한 보답을 너무 일찍해준 것 같구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좌측을 바라보니 첩첩이 겹쳐진 산들이 색이 다 다르고 구름 속에 감춰진 안나푸르나 남봉이 더 웅장해 뵌다.
사진 왼쪽 상단, 구름 위로 남봉 꼭대기 부분만 잠깐 살짝 나타내 보이더니 다시 구름 속으로 감추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마차푸차레봉. 정상 부분이 구름 속에 보일듯 말듯 한다.
안나푸르나 남봉(7219m, 좌측)과 히운출리(6441m, 우측)
마차푸차레(6993m). 왼쪽으로 뾰족한 간다르바 (6288m)와 안나푸르나 3봉(7556m)을 Zoom in~, 더 왼쪽으로 강가푸르나(7455m)가 있다.
"언니, 빨리오세요~" 돌계단을 오르다 말고 사진 찍고 있으니 돌계단을 다 오른 일행이 부른다.
나라와 말은 달라도 촘롱마을 언덕을 같이 오르고, 같은 장소에서 같이 휴식 취하며 여행의 맛을 느낀다. 이 기회에 Korea도 알리고..ㅋㅋ
안나푸르나 3봉을 배경으로.
마당 탁자 앞에서 간식과 정담 나누는 롯지 주인 마나님? 들은 길에서 만나는 짐지고 다니는 여인들보다 풍요롭고 여유로워 보인다.
돌담에 널어 일광욕 시키는 이불이 롯지의 손님 숫자를 나타내는 것 같다. 중학교가 있고 교통의 요충지인 촘롱은 살기좋은 환경 같다.
"사진 찍힐 때 폼은 이렇게 잡는거야"라고 알려 주는 녀석과 V字를 따라해보는 녀석, 누가 시키지않아도 카메라만 보면 모델이 알아서 척척.ㅋ
위사진 왼쪽 위로 안나푸르나 남봉 꼭대기가 살짝 구름 사이로 수줍게 내밀고 있다.
▲위사진 우측으로 아래 사진이 이어진 모습이다. ▼
촘롱에서 바라본 시누와 입구와 안나푸르나 3봉.
나흘 전 올라갈 때 점심 먹었던 촘롱마을 Kalpana 롯지 앞에 다시 와 보니 넓은 마당에 앉아 점심먹는 세 식구가 풍족해 뵌다.
주거 환경은 열악해도 제 발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많으니 골고루 혜택 주시는 하느님은 공평하신 가보다.
국내에서 높은 산에 올라 흰구름과 친구하며 밥을 먹을 때면 신선이 된 기분이었으니 공해와 공기오염 없는 여기서 살면 매일 신선 같을까?
촘롱마을 여인과 함께.
멋진 조망이 한 장에 다 담기질 않아 두 장을 이어붙여 보았다. 광각도 접사렌즈도 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손바닥 안에 쥐어지는 작은 크기로도 이런 모습을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범사에 감사. ※.사진을 클릭하면 좀더 크게 볼 수 있음.
생사고락을 같이 하고있는 4명의 가이드와 14명의 대원들이 히운출리와 마차푸차레를 배경으로 모여 앉았다. 인솔자는 현재 찰칵 중.ㅋㅋ
축대나 울타리 등 돌틈에서만 사는 꽃이 인상적이다.
랄리그라스와 설산을 배경으로 넣어달라 주문하며 앉았는데 설산 부분이 덜 나왔다.
마을 안에 있는 길을 걷다 울안에 사람들이 모여있어 대문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보았다.
종교적인 예식인지, 무슨 행사인지는 모르겠으나 굉장히 성대하게 차려놓고 예식을 행하고 있었다.
대문 옆에 한글이 쓰여있는 롯지 대문, 랄리 그라스 앞에서.
촘롱마을에서 지누단다 방향의 모습. 랄리그라스 꽃이 지는 모습은 수술 하나만 남고 꽃잎이 떨어지는 진달래나 철쭉과 똑같다.
며칠 전 지나온 구루정과 타다파니가 보이는 촘롱 삼거리에서, 뒷배경 능선 가운데 오목한 곳이 트레킹 세 번째날 잤던 타다파니(2721m),
타다파니 뒤로 작고 봉긋하게 솟은 산은 방향으로 보아 푼힐(3210m) 같은데 내 추측이니 확실치는 않다.
지누단다 방향으로 내려서서 삼거리 표정을 담아 보았다. 아래로는 지누단다, 좌측으로 타다파니, 우측으로는 시누와 가는 길이다.
발 아래로 보이는 모디콜라와 지누단다 모습. ★ 표시한 집이 우리가 묵을 집이다.
지누단다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돌계단으로 가파르기가 장난이 아니다. 지누단다쪽에서 올라오려면 무척 힘들겠다.
숙소로 가는 도중의 민가 표정. 휠체어에 앉아 물건을 파는이가 있어 오렌지 몇 개 있는 것을 모두 다 사주었다.
손으로 밥을 먹던 아이가 고양이가 오니 얼른 덜어주고 같이 먹는다.
지누단다로 내려 딛으며.
햇볕은 뜨겁고, 급경사라 내려딛기도 만만치 않게 힘들다.
촘롬아을 입구 표지석, 타다파니에서 오던 날도 촘롱 입구에서 이런 흰 표지석을 만났었다. 물건을 지고 가던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또다른 민가, 준비했던 간식거리가 아직 남았기에 꺼내주니 아이 표정이 밝아지고 옆에있던 아저씨도 흐믓한 표정을 짓는다.
발아래 보이던 지누단다는 보기와 다르게 내려가도 내려가도 그자리인듯 멀다.
돌계단 내려딛는 본인을 앞에서 걷던 일행이 찰칵.
돌계단을 내려딛다 돌아본 계곡. 멀리 산중턱에 시누와 마을(○표시)이 보이고, 히운출리와 안나푸르나 3봉엔 구름이 잔뜩 끼었다.
오전엔 쾌청하다갇도 오후만 되면 높은 산과 골짜기엔 저렇게 구름이 많이 모여든다, 저곳엔 아마 지금 눈이 내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가파른 돌길에 올라오는 트레커들도 가끔 보이지만 짐꾼과 닭장수인듯한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린다.
랄리그라스를 볼 날도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다. 고산에 피는 꽃이라 고도가 낮은 곳이나 도심에선 볼 수가 없다.
지누단다 마을에서. 고도가 낮은 곳에선 이렇게 많은 꽃을 볼 수 있는데 히말라야, 데우랄리, MBC, ABC 롯지에선 꽃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외국 트레커가 세수대야를 사용하여 빨래하는 모습을 보니 웬지 낯설어 보인다.
우리가 묵을 롯지 도착.
가게 진열장 안에 우리나라 제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침 시누와 출발하여 지누단다 오는데 4시간 반이 걸렸다.
현위치 지누단다. 지누로 불리기도 한다.
1층 숙소 방, 카고백을 매일 지고 다닌 포터 Raju와도 한 컷, 내일 오후가 되면 처음 만났던 나야풀에서 작별을 하게된다.
동생이 보답 인사를 오늘 미리 하긴 했는데... 나중에 찾아오는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런지...주고도 조금은 신경 쓰인다.
짐 내려놓고 잠시 휴식.
지누마을에서 올려다 보이는 곳이 촘롱이다.
지누마을에서 조망되는 계곡 건너 다랑이 밭과 마을.
숙소 뒷마당에서. 설산엔 여전히 구름이 많다. 저녁 식사 후 이곳에서 흥겨운 마당 축제가 펼쳐진다. 먼저 다녀간 이들의 흔적도 보인다.
우리는 비빔밥 점심식사. 마당 아무곳에나 앉아 밥먹는 주민, 무말랭이를 하려는지 무우를 잔뜩 썰어 말리고 있다.
점심 식사 후 온천을 향하여 계곡으로 내려딛는데 이곳 또한 엄청 가파르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숙소에서 20분 정도 내려딛으니 가파르게 흐르는 모디콜라, 강 옆으로 허름한 지붕만 겨우 얹은 간이 탈의장이 있다.
온천이라고 하여 기대가 컸는데.ㅎㅎ 지붕이 있는 곳은 탈의실, 빨간색은 여자, 푸른천은 남자 탈의실. 흙바닥에서 겨우 옷만 갈아입을 수 있다.
아래 위 탕 사이 파이프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먼저 온몸을 씻고 탕 안에 들어가야 한다.
카메라 들이 대니 모두들 놀라는 표정,ㅎㅎㅎ 탕은위 아래 두 곳으로 나뉘어 있고 모두 남녀 혼탕 할 수 있다.
사진을 찍고 물에 들어가니 표 받는 아저씨가 찍어 줄테니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물에서 장난하며 인어공주 하겠다고 폼잡으니 옆에 있는 외국인들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쳐다본다.
온천 입장료는 Donation(도네이션, 기부금,기증)으로 인솔자가 함께와 단체로 지불을 했다.
가이드와 인솔자는 탕에 안들어가고 온천욕이 끝날때까지 기다려 준다.
물 온도는 뜨겁지 않고 미지근한 정도, 오랫만에 온몸을 물 속에 푹 담그고 나왔더니 날아갈 듯 상큼하다.
우리팀이 아직 남아있나 없나 확인하는 선딥, 입장료 받는 관리인은 비키니 입은 여인 몸매 감상하는 듯.ㅋㅋ
포터인 듯한 한 사람이 예전에 욕탕이었다가 지금은 망가져 사용하지 않는 곳에서 몸도 씻을 겸 빨래를 하고 있다.
상큼하게 닦긴 했는데...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니 도로 땀이 난다.
돌계단 오르막은 내려딛을 때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롯지마당 도착하니 빠담과 선딥이 따뜻한 차와 과자를 내준다. 촘롱에서 지누단다로 내려오며 샀던 과일도 같이 나누어 먹었다.
롯지 마당의 룽다와 타르쵸, 깨알같은 경전이 쓰인 오색기가 푸른하늘과 어우러져 예쁘다.
롯지마당 탁자와 의자를 이용하여 눅눅했던 침낭을 일광욕시켜 뽀송뽀송하게 하고, 시간이 여유로워 롯지 주변에서 가벼운 산책.
역광 이용하여 꽃사진 찍다 채린에게 부탁하고 의자에 앉아 피사체가 되었더니, 채린도 다른사람 불러 자기 카메라로 똑같이 찍어 본다.ㅎㅎ
지누단다 나마스떼 롯지마당에서 조망되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지누에는 이미 해가 기울고 설산에만 햇살이 비치고 있다.
8일간의 산행을 마치는 날 저녁은 양을 잡아 수육을 준비하고 탕까지 마련하여 식탁이 푸짐하다.
고산증으로 탈이 나 며칠 고생했던 속은 어제 시누와에 하산하여 언제 그랬더냐 하는 식으로 말끔히 사라져 맘편히 골고루 맛있게 먹는다.
남녀가 유별되게 자리잡고 앉아 취향에 맞는 술로 건배를 나누며 정담 나누고, 저녁에 있을 얘기도 듣는다.
지누단다 마을에 어둠이 깃드니 다른 마을보다 전기 사정이 좋은지 조명이 밝다. 산꼭대기 촘롱마을의 전기불은 별처럼 보인다.
산에서 자는 일은 오늘로써 마지막, 내일은 하산이 끝나고 작별을 하게되어 롯지 뒷마당에 모두들 모여 Camp Fire를 갖는다.
우리나라 장고처럼 길고 작은 북(마아달-네팔 전통 악기)을 가진 남자들이 발 위에 놓고 두둘기며 흥을 돋구고,
포터들과 쿡, 가이드들이 노래를 부르니 모닥불 주위에 앉았던 일행들이 모두 일어나 리듬에 맞춰 흔들기 시작,
북은 포터가 가지고 다니지는 않았을 테고, 마을 사람들이 가지고온 모양이다.
그동안 우리를 위해 애써준 사람들과 함께 맥주 한 잔씩 나누며 편안한 마음으로 모닥불 주위를 빙빙 돌며 노래와 춤으로 이 밤을을 즐긴다.
열정적인 불꽃을 일으키는 장작처럼 트레커들과 쿠커, 포터, 가이드 모두 하나가 되어 분위기가 한 껏 고조된다.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 반딧불처럼 날아다니고, 장작불꽃이 줄어들 즈음이면 장작을 더 올려놓고 다시 고조시키며 흥을 돋군다.
아래 동영상을 볼 경우엔 메인 음악 정지 후 동영상 클릭.
몸이 불편하다며 MBC와 ABC엘 가지않은 ㅇㅈ씨, 음악이 나오니 벌떡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이 밤이 다 가도록 흔들어댈 기세를 보이니 대원들이 "그동안 아팠다는건 엄살일뿐이었다"며 놀라 야유까지... ㅋㅋ
중간 가이드 채린, 엉거주춤한 자세로 빙글빙글 도는 춤사위는 어쩜 그리 부드러운지, 며칠동안 같이 다녔어도 전혀 그런 눈치를 못챘으니...
신명많은 ㅅㅎ씨, 음악에 맞춰 쉴 사이도 없이 계속 춤추기에 오리털 점퍼에 혹시라도 불티가 튈까 걱정스럽고.
쿡캡틴 뒤에서 춤사위 흉내내며 모닥불 주위를 한 바퀴 돌았더니 얼마나 힘이 들던지, 아이구 허리 다리야. 차라리 난 산행을 하고 말겠네ㅋㅋ
평소엔 그렇게 분위기 잘잡고 대원들을 웃게 만들던 ㅁㅅ 씨, 얼마나 피곤하면 이렇게 흥겨운 시간을 마다하고 도중에 혼자 들어갔을까?
신명난 트레커와 포터가 짝을 이루어 춤을 추고, 쿠커와 트레커가 파트너되어 손을 맞잡고 불 주위를 몇 바퀴째 돈다.
활할 타던 장작불이 어느덧 사위어가고 북소리가 잠시 멈추면 막간을 이용하여 노래 대결이 펼쳐지기도 한다.
다른이들한테 춤추게 하고 본인도 목청 돋구어 "춤을 추어요' 한 곡조 불러 제꼈다.히히
노래를 여러번 반복해서 듣다보니 금방 따라 부르게 되고 '렛싼 삐리리'는 오래도록 귀에 머물고 있다.
레쌈 = 비단 손수건, 삐리리 = 흔들다. 멜로디는 간단하게 반복되고
우리나라 진도 아리랑처럼 자기가 부르고 싶은 한 소절을 넣어 부르고 후렴을 같이 부르는 네팔 포크송 이다.
"렛싼 삐리리" (비단 손수건을 흔들다.)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정키 달라마 번잠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비단 치마가 팔랑팔랑
레쌈 삐리리~ 비단 치마가 팔랑팔랑
우데라 쟈우키 달라마 반잘 레쌈 삐리리 ~ 날아갑니다 산에 산골짜기에 비단 치마가 팔랑팔랑
우데라 쟈우키 달라마 반잘 레쌈 삐리리~ 날아갑니다 산에 산골짜기에 비단 차마가 팔랑팔랑
레쌈 삐리리~ 비단 치마가 팔랑팔랑
레쌈 삐리리~ 비단 치마가 팔랑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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