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이 해인 - 그 이름만 들어도 즐거운 친구, 친구야 너는 아니?, 이런 친구가 너였으면 좋겠다

opal* 2014. 9. 11. 21:58

 

 

그 이름만 들어도 즐거운 친구

 

                                                                            이 해인

 

세상을 살아오면서 우리는 많은 친구들을 사귀지만

10대에 사귄 벗들과의 우정은 그 빛갈과 무게가 다른 것 같다

 

서로 연락이 끊겼다가 수 십년 후에 만났어도 서슴없이 "얘, 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옛 친구들을 떠올려 보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교만과 이기심 때문에 좋은 벗을 잃어버리는 쓰라림을 체험하기도 하는

우리 이기에 늘 정성스럽고 진지한 자세로 깨어있지 않으면 안된다.

 

나와는 다른 친구의 생각이나 성격을 불평하기 보다는 배워야할 좋은 접으로 받아 들이고

그의 기쁨과 슬픔을 늘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지니자

 

그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는 늘 흔연히 응답할 수 있는 마음으로

달려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전에는 가까웠다가 어느새 멀어지고 서먹해진 친구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미루지 말고 어떤 사랑의 표현을 하자

 

가을 열매처럼 잘 익은 마음 자신을 이겨내는 겸허함과 기도하는 마음으로...

 

 

친구야 너는 아니?

 

                                                                이 해인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도 참 아픈거래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날

 

친구야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싶은 내 마음

 

너는 아니?

향기 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것 너는 아니?

 

 

이런 친구가 너였으면 좋겠다

 

                                                              이 해인

 

친구와 나란히 함께 누워 잠잘 때면
서로 더 많은 이야기를 밤새도록 나누고 싶어
불끄기를 싫어하는 너였으면 좋겠다

 

얼굴이 좀 예쁘지는 않아도
키가 남들만큼 크지는 않아도
꽃내음을 좋아하며 늘 하늘에 닿고 싶어하는
꿈을 간직한 너였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엔 누군가를 위해
작은 우산을 마련해 주고 싶어하고
물결위에 무수히 반짝이는 햇살처럼
푸르른 웃음을 아낄 줄 모르는 너였으면 좋겠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마음을 정리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편안한 친구의 모습으로
따뜻한 가슴을 가진 너였으면 좋겠다

 

한 잔의 커피향으로 풀릴 것 같지 않은
외로운 가슴으로 보고프다고 바람결에 전하면
사랑을 한아름 안아들고
반갑게 찾아주는 너였으면 좋겠다

 

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구슬이나 인형처럼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온통 사랑스런 나의 너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