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명동 데이트

opal* 2015. 8. 29. 22:00

무덥던 어느 여름날,

시인인 지인으로부터 카톡 문자가 왔다.

'초대장'이라며 날자와 장소 시간이 적혀있고 시간을 선택해 달라기에 토요일 오후 시간으로 답신을 보냈다.

 

공연장인 문학의 집 위치를 자세히 검색 해보니 남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퇴계로를 지나는 지하철을 이용하려니 명동역과 충무로 역 사이에 있는 길로 걸어 올라가는게 가장 빠르게 생겼다.

 

 

차 안이 시원한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지하철로 환승하여 명동역에서 하차.

 

소파로를 지나 언덕을 오르니 119가 쓰여진 방재센터 건물이 먼저 눈에 띈다.

 

문학의 집 도착하니 시간이 일러 그런지 공연관(산림 문화관) 문은 굳게 잠겨 있고,

관객들로 찾아온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에서 삼삼오오 얘기들은 나누고 있다.

 

 

본관 건물 안으로 들어가 그림 감상 부터 한 후 공연장으로 이동.

 

 

주인공 역할을 가게주인 한 사람 외에는 전문 배우가 아닌 나이드신 문인들로 이루어진 출연진 이다.

 

분단 70년, 광복 70년을 맞아 문인들이 공연하는 문인극,

무더운 여름내내 연습을 하였을 텐데 얼마나 힘들으셨을꼬?

 

젊은 사람들도 힘들텐에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전문배우 못지않게 참 잘도 해내신다.

관객들의 코끝이 찡하게, 또는 폭소도 터트리게...

 

공연 끝난 후 기념 한 장. 저녁 공연이 또 있어 얘기도 길게 나눌 수 없다.

 

 

 

 

'문학의 집'에서 퇴계로로 곧장 내려온 길을 뒤돌아 담다보니 

길옆 커다란 빌딩 벽에 젊은 남녀가 밀착되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백주 대로에 ...

 

버스 정류장에 있는 이 그림을 보니 베트남 여행시 살아있는 곰을 마취시킨 후 쓸개즙을 빼내어 팔던 사람들 생각이 떠올랐다.

 

 

 

 

저녁 식사 나누고 발길을 명동으로 옮겼다.

 

N 타워 바라보니 추억도 떠오르고.

 

전에 있던 육교는 철거되어 없어지고,

 

오랫만에 언덕배기의 명동 성당도 들리고.

 

 

저녁 바람이 엄청 시원해졌다.

 

무슨 소원들이 저리 많을꼬? 성모상 옆의 진열장 안 유리컵 촛불이 수없이 들어차 있다.

 

성당 건물 뒷편에 앉아 바라보니 유럽에 와 있는 느낌, 긴 의자에 앉아 나누는 수다는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데 ...

동행인으로부터 갑자기 신발 끈 하나가 안보인다는 소동이 일어난다. 종일 신고 다녔는데 어디서 잃어버린 줄을 모르다니...

 

건물 위로 솟아오른 만월이 얼마나 크던지...  내일이 음력 칠원 보름인 백중 날인데 다른 때 보다 달이 유난히 커보인다. 

휴대폰으로 달사진 담는 여인을 찍어보니 어두워서 잘 안나온다.

 

성모상과 달.

 

밝은 동네로 내려섰다. 국제도시 답게 여러나라 말씨가 들린다.

 

서울의 명소라는 '명동'이 마치 먹자골목으로 변해버린 느낌드니 정신이 없어지고 뒷맛이 좀 씁쓸하다. 나 혼자만의 느낌일까?

 

오늘도 연극 한 편 감상 했는데 명동예술극장의 간판이 보이니 또 보고 싶어진다.

 

색다른 날로 기억되는 오늘도 감사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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