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이 좋다는 명분으로 갑자기 바뀐 지장산은 오늘이 첫산행 이다,
두 번인가 다녀왔다는 젊은이에게 산행하기 어떠냐 불어보니 "빡세다"고 하며 "산은 어디나 빡센거"란다. "명답이요, 진리라"고 해줬다. ㅎㅎ
지장산(地藏山, 877m)은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연천군 신서면, 강원도 철원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남쪽으로 한탄강이 흐르며 등산이 허용된 최북단 산이다.
숲이 울창하고, 5km에 이르는 지장계곡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산행은 포천시 관인면 중1리에서 시작한다
처음가는 산이라 검색하여 대강 머릿속에 지형을 입력 시킨다.
전과 다르게 꾀가 늘어 요즘은 어떻게 하면 짧게 탈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본다.
(※. 참고로 연두색 별표(★)는 오늘 본인이 걸은 코스 이다.)
고속도로 이용할 땐 아침식사 하기 편한데 오늘 이용하는 지방도로에선 아침밥 사 먹을 곳이 없어 점심 도시락을 아침에 먹는 이도 있었다.
산행 후 계곡에서 고기 구워 먹는다며 고기를 준비해오신 분이 있어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아침 점심 도시락 두 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이긴 한데 산행 들머리까지는 은근히 시간 걸린다.
마을 계곡입구 도착하니 입장료를 내라며 차를 더이상 못가게 막으니 걸어야할 거리가 더 길어진다.
임도와 나란히 하는 계곡엔 물을 볼 수가 없다. 이를 어쩌나 계곡이 좋다고 하여 찾아 왓는데...
어쩌다 한 번 씩 고인물이 보이기도 한다. 향로천 2교부터 만났다. 다리는 튼튼한데 계곡물은 보이질 않는다.
계곡 건너 성터가 보이기에 줌으로 당겨 한 컷, 안내판에 성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일찍 찾아온 삼복 못지않은 불볕 더위, 숲속에서 걷는게 아니라 임도 따라 걸으려니 뜨거운 볕을 피할 수가 없다.
물이 좀 고인듯한 곳엔 이미 사람들이 와 있다. 이부자리를 널어놓은것 보면 오늘 온 것은 아닌듯.
벌써부터 계곡에 와서 자면 삼복더위엔 어찌할꼬?
사람들이 다녀간 곳엔 어김없이 쓰레기가 널부러져 있다.
버스는 들여보내지 않더니 작은 차들은 군데 군데 와 있다.
다리를 차례대로 하나씩 건너고 또 건너고.
향로천 2교 부터 만나 7교를 지난 다음에야 선두 그룹이 좌측 숲으로 들어선다. 절터 입구라는데 표시는 안보인다.
이곳에서 올라 능선에 오르면 좌측으로 향로봉, 우측으로는 삼형제봉과 화인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봉우리 오르내리며 정상까지 가려면 넘 힘들까봐 2진으로 혼자 임도따라 걷다 마지막 고개에서 능선따라 정상으로 가겠다 하니
한 분이 같이 걷겠다하고, 대장은 조금 더 걷다 숲으로 들어서겠다며 보조맞춰 같이 걸어준다.
마지막 다리인 향로천 8교를 지나 좌측 등산로로 대장 마저 들어서고, 길은 폭이 좁아지며 돌길로 변한다.
이곳 등산로가 능선과 계곡 사이 길이가 가장 짧은 곳이다.
다섯 번째 다리 건널 때 추월하여 달리던 차가 이곳에서 보이고, 계곡에선 벌써 떠들석한 소리가 들린다.
뙤약볕을 고스란히 다 받으며 임도로만 오르다 길이 좁아지니 가끔 그늘은 생기는데 길은 돌길로 엉망이다.
얼마쯤 올랐을까 땀 식힐겸 잠시 계곡물애 손 담그고 장갑과 토시까지 적신 후 다시 거친 돌길을 오른다.
길은 길인데 물 흐른 흔적도 보인다. 비가 많이 오거나 계곡이 범람하면 길로 흐르나 보다.
산에는 무슨 약초가 그리 많은지 곳곳에 입산금지가 걸려 있다.
능선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 입구가 보이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전혀 없고 수풀만 우거져 들어서기도 겁난다. 임도로 계곡 오른다.
임도 마지막 지점인 잘루맥이 고개, 09;20 산행 시작하여 10:50, 더운 날씨에 1시간 반을 뙤약볕 쬐며 임도로 올랐으니 고행이 아닐 수 없다.
잘루맥이 고개에서 인증 샷 한 컷, 다행히도 같이 걷겠다며 나서주신 분이 있어 찍힐 수 있었다.(그런데 촛점이 흐릿)
잘루맥이 고개에서 능선으로 오르는데 가파르기가 장난 아니다. 한 발 올려 놓으면 메마른 땅에 뒤로 주르륵~
정상까지는 1.13Km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급경사 등산로라 오르기도 전에 벌써 하산이 걱정된다.
능선에 오르니 그늘과 바람이 시원하게 도와준다. 쉼터도 보여 잠시 쉬며 목도 축인다.
고대산 좌측 골짜기 뒤로 금학산도 보인다.
고도가 높아지니 멀리 시원스레 고대산(高臺山, 832m)이 조망된다. 고대산은 추운 계절에 몇 번 찾았던 산이다.
분지처럼 아늑하게 보이는 골짜기는 잘루맥이 고개에서 이어지는 길이다.
지장산( 877m) 정상에 아직 다 올라서지 않아 그럴까? 고대산이 지장산 보다 훨씬 더 높아 뵌다.
곳곳에서 털중나리가 반긴다. 7월이나 되어야 보던 꽃인데 더위가 일찍 찾아오니 꽃도 일찍 피었다.
나무 사이로 고대산은 가끔씩 조망되고, 폭 좁은 능선엔 철쭉이 많아 봄에 오면 멋지겠다.
능선으로 오르다 갈림길을 만났다. 아랫쪽인 좌측길엔 막대로 막아 놓듯 돌들을 늘어 놓았다.
방금 전에 정상인듯한 봉우리 두개를 보았는데 어느쪽이 정상인지 두 사람 다 모른다.
능선으로 가야 맞는것 같은데 앞서 가는 분이 좌측길로 내려가기에 뒤 따른다.
한참을 가다 윗쪽을 보니 나무 사이로 뭔가 힛끗 보인다.
앞서 가는 분 불러세워 잘 보라 하고, 길도 아닌 절벽같은 오르막을 낙엽에 미끄러지며 간신히 오르고 보니 정상 가는 길이다.
능선길에 서있던 이정목이 다행히도 히끗 보였던 것이다. 하마터면 정상도 못가고 하산 할 뻔 했다.
능선엔 오래된 이정목 하나가 쓰러져 있다.
능선 오르막을 오르고 또 오르고.
뒤돌아 보니 걸어온 능선이 보이고, 앞에 보이는 길은 숲에서 벗어난다.
잘루맥이 고개에서 걸어온 시원스런 능선.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12:20 잘루맥이 고개에서 1시간 반 소요, 산행 시작 3시간 만에 정상 도착 이다.
선두그룹은 삼형제 봉과 화인봉을 거쳐 이곳으로 오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임도로 온 우리가 먼저 도착한 것이다.
산은 같은 산인데 연천군과 포천군에서 각각 정상석과 석물을 세워 놓았다.
산이름 적힌 자그마한 돌 하나면 족한 것을 우째이리 산을 망치는건지...
연천군 지장산, ㅎㅎ
잘 가꾸어야 될 산 꼭대기에 꼭 이렇게 많이 세워놔야 되는걸까? 골고루 다 직으라며 눌러 주신다.
포천군 지장산,
화인봉 능선쪽을 향해 선두그룹 불러보니 거의 다 온듯 가까운 곳에서 대답 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 밥 먹고 있는 중 선두그룳 도착. 능선이 가파라 혼났다며 지친 모습이다.
계곡에 내려가 밥 먹는다며 정상 기념 사진만 찍고 그대로 하산, 우리가 올라온 길로 도망치듯 내뺀다.
정상에서 바라본 화인봉 능선. 선두 그룹은 화인봉 뒤로 멀리 삼형제봉에서 걸어온 것이다.
식사 후 올라온 곳으로 내려갈 생각 했더니 동행인은 화인봉으로 가겠다며 앞장을 선다.
처음 내려딛어야 할 등산로가 가파르다기 보다는 완전 낭떨어지 수준이다. 올라오던 길 보다 더 심하다.
목에 걸고 다니며 사진 찍던 무거운 카메라는 길이 위험해 아예 배낭에 넣었다 이런 일 처음 있는 일이다.
하산시작부터 하산 끝나도록 찍은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느라 많이 생략 하였다.
밧줄에 의지하여 내려딛고 또 내려딛고. 스틱은 일지감치 먼저 아래로 던져 내려보내곤 했다.
잠시 힘들게 내려 딛고 보니 와~ 내려딛은 돌의 모습이 이런 절벽이니 낭떠러지 수준이라고 할 수 밖에. 지장봉을 이루는 암석이다
돌 모양이 재미있게 생겼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힘들게 내려오니 엄청 멀게 느껴진다.
안부에 내려딛으니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 그러나 거리가 길어 화인봉 지난 후 내려가기로.
바위가 위험해 우회로를 이용해 다시 오른다.
바위가 날카롭게 생겨 더 위험하게 보인다.
엥? 이게 뭐람? 갈수록 태산? 이 봉우리엔 우회로도 없다.
쇠줄을 잡고 발판을 올려 딛어야 한다, 이 더운 날에 산행이야? 유격 훈련이야?
지장봉에서 내려와 다시 화인봉 오르며 뒤돌아본 지장산 모습은 완전히 바위덩어리 였다. .
돌이 지장보살처럼 생긴걸까? 왜 지장산이라 불릴까? 또 다른 이름은 보개산이라고도 하는데.
보개(寶蓋) 역시 사찰에 있는 탑에서 보륜(寶輪) 위에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을 말한다.
올려 딛어야 하는 길이 참 험하다.
좁은 암릉에 예쁜 털중나리가 피어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힘들게 오르내리다 잠시 사진 찍는 시간이 숨돌리는 시간이다.
화인봉을 내려딛고, 작은 봉우리 오르내리기 반복,
전망좋은 봉우리에서 바라본 삼형제봉. 저곳을 지나온 선두그룹은 얼마나 힘들었을꼬?
화인봉에서 내려와 뒤돌아 올려다 본 모습.
올라올 때 걸었던 능선과 골짜기가 보인다.
골짜기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줄기가 장쾌하다. 좌측으로는 고대산까지 이어지는 줄기이다.
위 사진 우측으로 조망되는 모습 이다. 아래 사진은 그 우측.모습.
우리가 내려 딛어야할 골짜기가 멀리 보인다. 저 끝을 언제나 내려가나... 물도 모자르게 생겼는데...
선두그룹이 걸어온 삼형제봉. 우리 후미팀은 삼형제봉은 생략.
화인봉 아래 작은 봉우리를 내려 딛은 안부 갈림길. 한 모금 남긴 물을 이곳에서 모두 마셔 이젠 물도 없다.
능선에서 계곡까지의 가장 짧은 길, 올라올 때 8 번재 다리 지나 후미 대장이 올라섰던 곳으로 내려가게 된다.
능선에서 내려딛는 길은 밧줄에 의지하여 한참을 내려 딛어야 한다. 가만히 서있어도 미끄러질 급경사,
잔돌 깔린 가파른 내리막에 미끄러질까 위험해 사진찍기도 생략. 하산길이라도 결코 빠르지 않다. 과속했다간 뒹구르게 생겼다.
활엽 잡목 숲에서 침엽 교목으로 바뀐 수종, 길이 조금 완만해지고 더 내려 딛으니 오전에 보았던 차가 보인다.
정상까지 2.15Km 능선 거리를 두 시간 걸려 내려왔으니 여기까지만 해도 다섯시간 소요,
지도에 표시된 다섯 시간을 다 채웠는데 하산시점은 아직 멀어 오전에 오르던 길을 다시 내려 딛는다.
맑고 시원한 물에 잠 시 발 담그고 세수하고 나니 피로가 좀 풀린다.
3교 건너기 전 어디쯤 오느냐는 전화가 온다. 먼저 내려온 사람들이 고기를 다 먹게 생겼단다.
고기는 안먹어도 좋으니 시원한 맥주나 한 잔 남겼다 달라고 했다. 산행 중에 물도 부족했고, 힘이 드니 물 생각만 간절하다.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치면 작살나무 꽃이 서운해 할 것 같아 한 컷, 가을이면 보라색 열매가 아름답게 달리는 나무이다.
지장계곡을 따라 오르다 절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능선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 1진은 삼형제봉(710m)과 화인봉(810m)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고,
2진으로 뒤쳐진 우리가 올까하여 기다리던 3진은 능선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 남쪽인 향로봉을 다녀 왔다고 한다.
맨 뒤에 가던 2진인 우리는 지장계곡 따라 그대로 직진, 잘루맥이까지 간 다음 능선으로 올라 정상으로 간 후
하산하며 화인봉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왔으니 많지도 않은 인원이 제각각인 산행이 되었다.
산행인지 유격훈련인지 ... 일찍 찾아온 삼복 못지않은 불볕 더위에
거칠고 가파른 능선을 곡예하듯, 속도느린 롤러코스터 타듯 6시간을 오르내리다 보니 준비해간 물도 떨어지고.
여름산행이라 계곡 좋은 산 찾아 갔건만 날씨가 가문 탓에 계곡에 물은 보기 힘들고...
계곡 좋다는 소문 때문인지 청소비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는데 정작 계곡 옆 길가엔
쓰레기들이 쌓여 있어 까마귀들이 쓰레기 봉투를 뜯어 헤집어 길을 더럽히고 있었다
13:50, 6시간 걸린 꼴찌까지 도착하니 회원 모두 무사 산행. 오히려 선두그룹에서 하산 중 엉덩방아를 몇 번 찧었다고 전한다.
산행 날 아침이면 '오늘은 해낼 수 있을까? 가 화두인데 오랜만에 긴 산행하고 나니 몸은 힘드나 마음은 뿌듯하다.
걸을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 드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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