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rekking

홍천 청량봉(1053m), 미약골 트레킹

opal* 2016. 8. 2. 22:00

 

미약골은 홍천 9경 중 제 3경으로 높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둘러싸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곳으로 

선녀가 목욕했다는 암석폭포 등 바윗돌이 아름다운 형상을 이루어 미암동 또는 미약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청평댐으로 유입되는 홍천강 발원지로 1997년 ~ 2012년 6월 까지의 자연휴식년제로 아직 덜 알려진 곳이다

 

첫 산행지라 지도 검색해보니 몇 번 산행했던 봉평 메멜밭 근처 회령봉 북쪽에 위치한 심산유곡 (深山幽谷)으로 보인다.

 

요즘 두 번 다른 기사님이 오시더니 오늘은 단골 기사님이 2억 3천 짜리 새 차를 몰고 나오시니 승차감 좋고, 좌석도 한결 넓어져 좋다.  

한여름 피서 절정기라 고속도로 휴게소엔 차들이 다들어차고 사람들도 엄청 많이 보인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더운 날씨자만 산악지대로 달리는 주변의 녹색은 청량감을 더해준다.

 

하뱃재에 있는 안내도를 보니 5년 전 119구조대 불렀던, 한 사람이 맹현봉에서 밤 새웠던 방내리가 멀지않은 곳에 있다.

 

출발 후 세 시간 넘게 걸려 하뱃재 도착.

 

하벳재에서 시작하는 들머리는 콘크리트 경계석부터 올라서기 힘들고 급경사 오르막은 바람 한 점 없는 숲 속,

 

올라서자 마자 금방 아래가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는건 경사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

우리가 달려온 산골짜기 길이 뱀 기어가듯 구불 구불 보인다.

 

능선으로 이어져 양쪽은 골짜기이건만 바람이 없으니 숨이 턱턱 막히며 땀이 쏟아져 눈으로 들어가 안경이 불편해진다.  

 

어제 저녁에 소나기라도 내렸는지 땅은 촉촉히 젖어 있고, 나뭇잎엔 아직 물기가 남아있다.

 

습도가 높으니 군데 군데 버섯도 보인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어릴 때 모습은 모두가 예쁘다.

 

버섯 사진 찍느라 잠깐 앉았다 일어나니 일행들은 모두 저만치 달아나고...

고도가 높아지며 골짜기 건너 능선이 보이니 이제서야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준다.

 

처음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돌리니 싱싱한 산죽 군락지 사이 오솔길이 정겹다.

이 계절의 산죽잎은 보통 누렇게 변했다가 겨울이면 새파래지는데 이곳은 여전히 녹색이라 반갑다.    

 

앞을 가로막은 수풀을 헤치며 걷다보니 산죽 군락지가 다시 나타나고,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이 바로 미약골 삼거리로 좌측길로 가면 청량봉 정상(1053m) 가는 길, 우측길은 미약골 계곡으로 내려가게 된다.

 

미약골 삼거리에서 선두 그룹 1진은 청량봉(1053m) 향해 오르고 2진은 계곡 방향으로 하산 준비.

 

청량봉까지의 거리는 멀지 않지만 날씨가 넘 더우니 얼른 계곡물에 들어가고 싶어 기념 남긴 후 2진으로.

얼려온 얼음물운 올라오는 동안 다 마시고 얼음만 남아 병 뚜겅을 열고 다니며 녹는 대로 마셔대니 뮬 1리터가 부족할 때도 있다.

 

내려딛는 내리막은 산죽 사이 오솔길이라 바닥이 안보여 돌이라도 걸려 넘어질까 조심 스럽다,

 

산죽길은 평지에선 좋지만 내리막에선 줄기가 썰매 역할하며 미끄러져 위험하기 짝이 없다.

도저히 내려 딛을 수 없는 절벽 상태에선 눈길에 썰매타듯 어쩔 수 없이 엉덩이로 미끄러지며 내려섰다.

어짜피 옷에 묻은 흙은 계곡물에 들어가면 지울 수 있기에 안전을 택한 것이다.

 

드디어 계곡 도착. 보기에도 시원스럽지만 물기가 있어 금방 서늘해진다.

 

싱싱한 관중이 있는 곳은 어딜가나 심산 계곡인 오지 임을 말해준다.

 

홍천강의 발원지인 상류 모습이다.

 

 

 

홍천강의 발원지인 차디찬 계곡물에 첨벙대니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다. .오랫만에 나선 계곡 트레킹이라 아쿠아 등산화를 신고 왔다,

5년 전 계곡물 속으로 다니던 아침가리골(2011.08.09) 생각이 나고, 2년 전 미국 내로우 계곡 생각도 난다. 

 

 

숙근성 양치식물인 관중과 고사리는  보기만해도 시원해 뵈는 원시림을 이룬다.  

 

서늘한 물가엔 물봉선도 보이고.

 

요즘 여름 가믐으로 계곡의 수량은 많지 않지만 물이 아주 차고, 맑다.

 

2진으로 내려가다 보니 3진으로 버스에 남아있던 몇 명이 하산 종점에서 계곡따라 역으로 올라와

점심식사 중이라 합류하여 즐거운 식사 나눈 후 함께 내려 딛는다.

 

 

 

5년 간의 자연휴식년제로 식물들이 싱싱하다.

 

 

 

 

 

계곡 따라 내려가던 중 만난 선녀가 내려왔다는 암석폭포를 만나니 폭포 아래 관광객들이 보인다. 

 

 

폭포 아랫쪽 도착하여 계곡물 건너려니 같이 걷던 일행들 거의다 내려 왔으니 땀 닦고 간다며 물 속으로 잠수.

배낭 벗어 놓고 혼자 휴대폰 하나 달랑 들고 계곡물 거슬러 올라 암석폭포 쪽으로 가니 좁은 골짜기가 금방 어두워 진다.

 

골짜기도 어둡고 미끄러질까 긴장하고 물 속으로 걸으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많이 흔들린다.

 

오늘 산행한 일행 중 유일하게 혼자만 찍은 암석 폭포.

 

좀 전에 있던 관광객도 다 떠나고 아무도 없어 휴대폰으로 셀카.

 

 

되돌아 내려오는 중 관광객 세 명이 올라오기에 폭포 배경으로 부탁.

 

 배낭 내려놓은 자리로 되돌아와 물 속에 잠깐 담그고 일어나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

카메라는 일찌감치 벗어 가방 속에 넣고 휴대폰만 들고 혼자 폭포로 향하길 참 잘 한 것 같다. 

선경지명이 있어서일까 분신 같은 카메라는 여간해서 손에서 놓지 않는데 웬일로 두고 다녀오니 폭우가 쏟아진다.

우산과 우비는 준비 했으되 차 안에 두고 왔으니 고스란히 다 맞을 수 밖에. 어짜피 물에 젖은 옷이라 괜찮다.

휴대폰까지 배낭 속에 넣어 커버 씌우고  잠시 기다리다 할 수 없이 쫄딱 다 맞으며 하산길 재촉.

거의 다 내려오긴 했지만 이렇게 한동안 쏟아지면 계곡물 불어날까 겁도 난다.  

그나저나 청량봉으로 올라간 1진 일행은 아직 보이지도 않으니 비를 더 맞게 생겼다.

 

우르릉 우르릉 멀리 들리던 천둥소리는 점점 커지며 바로 머리 위에서 짜르륵 짜르륵 울려댄다. 

골짜기가 떠나가도록 우렁찬 뇌성소리에 손에 쥐고 있는 스틱이 겁나기도 한다. 

비맞으며 걷는 발걸음은 시원하다 못해 추우나 몸과 마음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삼복 더위 날씨에 춥단소리 하고 있으니 얼마나 복받은 날인지... 횡재 얻은 기분이다.

 

폭포 사진 찍은 후 비가 쏟아져 내려 딛는 동안 시진을 못찍고,

차가 있는 큰길 하산지점 다 내려와 우산 들고 옷 갈아 입으러 가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몇 십분간 쏟아지던 소나기는 하산깃점을 출발하여 고속도로 달리는 중 끝이 났다.

아침 휴게소에도 차가 많더니 귀가길 도로엔 피서차량이 더 늘어나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북한강 위로 보이는 하늘엔 용머리 닮은 구름이 위용을 뽑낸다. 저 구름이 지나가며 비를 뿌린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경춘가도 고속도로 터널 중엔 다른 지역 이름 닮은 곳이 몇 군데 있다.

 

고속 도로 휴게소엔 여전히 차가 많고, 정체 현상으로 귀가 시간이 늦어진다.

 

아래 사진은 청량봉 정상 다녀온 1진 일행 작품.  2진인 우리보다 늦게 내려오며 비도 더 많이 맞느라

폭포가 어디 있었느냐 물으며 아예보아지도 않았다고 한다. 

 땀과 계곡물에 다 젖은 옷으로 하산 중 세차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나 시원하다 못해

오히려 춥끼까지 했으니 삼복 더위 날씨에 이만하면 최상의 피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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