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시 한 번 올라보고 훌륭한 조망에 홀딱 반했던 금강산 신선봉, 다녀온지 벌서 십년(2006.09.05) 되었다.
미시령(彌矢嶺 820m) 북쪽에 위치한 상봉과 신선봉은 출입금지 구역이라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 새벽에 몰래 진입 했었다.
비록 도둑산행이긴 하지만 험준하기도 하거니와 종일 8시간을 걸은, 여러가지로 쉽게 잊혀지지 않는 곳이다.
그 당시엔 백두대간 종주 마지막 코스여서 마음도 설레고 기대가 컸는데, 산행 중 메모리카드를 잘못 끼워
그날 찍은 사진을 삭제 시키는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던터라 이래저래 다시 가보고 싶은 산이다.
그 후 다시 가보고 싶어 타 산악회헤 신청 했다가 출입금지로 안간다고하여 실망하고 마산만 오르기도 했었다.
금강산 화암사를 간다는 공지를 듣고 다시 설렘으로 다가온 것은 화암사를 품고 있는 산이 상봉과 신선봉이기 때문이다.
며칠새 확달라진 초가을 하늘이 어제까지만해도 쾌청 했었다.
자는둥 마는둥 잠 설치고 일어나 새벽 출발, 고속도로 휴게소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먹구름이 하늘 가득 차고도 모자라 산봉우리 중턱에도 슬쩍 슬쩍 걸쳐 있다.
산행 거리가 짧아 휴게소도 두 번이나 들리며 여유를 부린다.
한계령과 미시령 갈림길에서 좌측 미시령 쪽으로 진입.
미시령 가기 전 진부령으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있다. 백두대간 종주 중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8시간 걷던 생각이 난다.
미시령을 넘어다니며 보던 멋진 바위.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을 연결하는 미시령 터널(3,690m)
(착공 2001.3.31. 완공 2005.12. 개통일 2006.5.3)
미시령 터널을 이용하다보면 전망 좋은 옛길로 구불구불 넘어다니던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우측으로 보이는 울산 바위가 위용을 자랑하며 솟아있다.
달리는 버스 창을 통해 찍으려니 유리창이 얼비쳐 좀 아쉽다.
차창엔 빗방울이 맺히고, 멀리 보이는 달마봉을 당겨 보았다.
미시령 톨케이트 지나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며 실망감을 안겨준다. 조망좋은 곳 가는데 아무것도 안보이면 어쩌나...
미시령 터널 빠져나와 첫 벗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 Jamboree(보이스카웃 야영대회)가 열렸던 고성 신평벌(1991.8.17) 가는 이 길은 처음 달려본다.
출발 3시간 50분 걸려 화암사 일주문 도착.
화암사는 보통 '금강산 화암사(金剛山 禾岩寺)'라 불린다.
전부터 미시령을 중심으로 미시령 북쪽은 금강산, 남쪽은 설악산에 속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또 한군데 있으니 바로 영주 부석사. 소백산 가까이 있지만 '태백산 부석사'라 불린다.
고치령을 중심으로 동쪽엔 태백산, 서쪽엔 소백산이 있다, 부석사는 고치령 동쪽에 있어 '태백산 부석사'라 불리는 것이다.
차에서 내려 단체 인증부터 남기고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비가 제법 내려 우비를 입으니 답답하고,
양손은 스틱, 우산, 카메라 등으로 벅차다.
화업사 부도군.
도로 옆으로 맑은 물이 제법 흘러 내리는 걸 보니 비가 꽤 왔나보다.
화암사 입구 상가 건너편에서 트레킹은 시작 된다.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니 땀이 쏟아져 입었던 우비는 다시 벗어 배낭에 넣고,
우비대신 점펴를 입고 걷다 다시 벗어 배낭에 넣느라 시간은 자꾸 빼앗기나 몸은 홀가분,
그러나 카메라 때문에 우산은 접을 수 없어 양손은 여전히 바쁘다. (카메라는 젖지 않게 비닐 봉투에 담고).
도로 입구에서 십 여분 오르니 수바위가 보이고, 수바위 배경으로 찍고 찍히는 일행들 모두 깔깔대는 소리가 정겹다.
수바위의 옛글은 水岩이고 지금은 秀岩이다. 위에 왕관 바위가 있다는데 비도 내리고, 바람이 불어 올라가기 생략,
수바위 앞에서 보이는 울산 바위. 수바위 꼭대기에 올라 보면 멋질텐데... 날씨 좋은 날 골라 다시 와야겠단 생각이 든다.
울산바위 뒤로 보이는 토왕성 폭포를 줌으로 당겨 보았다. 오늘은 비가 내려 그런가 물줄기가 제법 크다.
3개월전(2016.5.31) 갔을 땐 가물어 물이 없어 실망하고 내려왔다.
울산바위 배경.
수바위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수바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화암사(일행 作).
수바위와 작별하고 다시 오르기.
헬기장에서 수바위 배경으로.
헬기장에서 보이는 수바위.
사람들의 발자국에 의해 점점 골짜기로 변해가는 등산로.
등산로 우측으로 보이는 상봉(1239m). 정상엔 종 모양의 둥근 돌탑이 있다.
솔채, 산오이풀 등 갖가지 초가을 꽃이 반긴다. 군락으로 핀 붉은 꽃은 지난 주 대암산에 본 꽃과 비슷한데 이름을 모르겠다.
며느라 밥풀꽃을 닮긴 했는데 꽃모양이 다르다.
해발높이 1239m의 상봉. 마음은 또다시 오르고 싶은데 몸이 따라줄 수 있을까? 그보다 과연 입산 금지가 해제 될 날은 있을까?
상봉과 신선봉을 보기위해 찾아 왔건만 꼭대기에 걸쳐진 구름은 바람이 불어도 떠날줄 모르며 아쉬움을 더해준다.
아쉬운 마음으로 뒤로하고 다시 숲길을 걸어
시루떡 바위 도착. 일행들은 모두 앞으로 달려가고 혼자 호젓하게 사진을 담는다.
계단을 딛고 더 올라보니 차 타고 달려온 곳 전경과 그 뒤로 동해가 펼쳐지는데 비내리는 날씨라 온통 뿌옇다.
날아가기 싫은 구름은 바람을 피해 낮은곳에서 놀고 있으니 비행기라도 탄 기분. 동해바다가 파랗게 보여야 멋질텐데....
다시 오르고 싶은 금강산 신선봉(神仙峰,1204m). 신선봉 꼭대기는 황철봉처럼 바위덩이들로 쌓여 있어 길을 잃기 쉽다.
골짜기로 변해가며 망가진 곳은 막아 놓아 옆으로 길이 새로 생기고.
신선대(성인대) 도착.
신선대를 이루는 돌들.
신선대(성인대)에서 조망되는 동해.
숲을 벗어나 신선대 오르니 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몸 가누기 조차 힘들다.
먼저 도착한 우리 일행은 다 도망가고, 낯선 남녀 한 쌍이 바람을 피해 바위사이에 서서 기념 남기고 있다.
바위가 재미있게 생기고, 조망이 좋아도 감상할 여건이 안된다. 세찬 바람이 위험하기도 하지만 꼴찌를 못면하는 몸이라 갈 길이 바쁘다.
오르던 길 맞은편에서 때마침 나타난 낯선이에게 부탁하여 신선대 인증 샷~
비는 내리지만 강한 바람을 감당 할 수 없어 우산을 아예 접었다.
몸을 가누기 힘든 비바람에 우산과 모자가 날려도 즐겁기만한 일행들. 지기님 作 (본인도 나중에 우산 뒤집힘)
신선대에서 조망되는 울산바위. 렌즈에 빗방울이... 일행 作.
신선대 인증 남기고 진행하려니 갈림길, 이정표엔 올라온 수바위길과 우측 화암사 방향(원점회귀) 두 곳만 나타나 있다.
좌측길로 조금 더 올라보면 조망이 좋을 것 같은데 표시도 없고, 아무도 없어 갈등이 온다. 날씨만 맑아도 조금 더 올라 보련만...
개념도를 꺼내보니 신선대(성인대) 라고 쓰인 안내판과 다르다.
좌측길로 더 가보고 싶은데 바람은 태풍급이라 날아가게 생겼고, 비구름이 몰려 다니며 훼방을 놓으니 조망도 안보일테고,
제일 부담 주는 것은 혼자 꼴찌로 뚝 떨어져 헤메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우측 화암사 하산길 택해 내려 딛는다.
꽃사진 담고, 쭉쭉 뻗은 소나무 숲 향기도 맡아가며 한참을 내려딛으니 맞은편에서 지기님이 오고 있다.
"왜 도로 오냐" 물으니 "성인대를 안가서 가보려고 한다"기에 "나도 신선대에서 그대로 내려왔는데 그 신선대에 성인대라고 써있고,
오늘은 비가 내려 더 가봐야 조망도 시원치 않으니 그냥 같이 내려 가자"고 하여 함께 하산 하기로.
내려딛다 보니 좌우 갈림길, 좌측으로 오르면 상봉으로 연결될 것 같은 기분 든다. 마음으론 가고 싶은 곳,
지기님은 이쪽에서 내려 왔다는데 조금 더가서 보니 또 좌우 갈림길, 우측으로 내려가면 화암사 인데
이곳에 쓰여진 대로 좌측으로 올라가다 다시 조금전 만난 이정표 있는 방향으로 걷다 마주치게 된 것이었다.
신선대 앞에는 분명히 신선대(성인대)라고 안내판에 쓰여 있었는데 무엇이 잘못 된건지.. 아니면
내가 더 올라가 보고 싶어하던 길에 진짜 성인대가 있는 것인지 이곳에 세워논 이정표들 보고는 분간을 못하겠다.
한참을 더 내려 딛으니 일행 기다린다며 몇 사람이 서있다. 내 뒤에는 분명히 아무도 없는데...
삼거리에서 지기님 처럼 좌측길로 올라간 사람들이 있는걸까?
상봉이 보여 다시 줌으로... 꼭대기 구름은 여전히 벗어날 줄 모르고...
내리막 길에 좀전에 올라섰던 신선대(성인봉)가 보여 한 컷.
하산 중 달마봉이 보여 바위 위에 올라 한 컷,
줌으로 당겨 다시 한 번. 역시 설악산은 어딜봐도 멋지다.
바위에 올라 신선대를 다시 한 번 줌으로. 신선대 좌측으로 넓은 암반이 보이는 걸 보니 저곳은 조망이 좋을 것 같은 생각 들지만 오늘은 날씨가...
구름모자 쓴 신선봉. 오늘 종일 꼭대기를 안보여 주신다.
내려딛다 보니 손에 있던 스틱이 안보인다. 어쩌지? 되돌아가야하나? 되돌아 간다면 어디까지 가야하지?
신선대에선 분명히 손에 쥐고 있었는데 신선대까지 돌아가려면 다시 올라가야 하는 오르막 뿐인데 힘들어서 갈 수 있을까?
앞으로 내려가야 할 길도 어떤 상태 인줄 모르는데 되돌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선두팀은 거의 다 내려갔을 텐데...
종일 우산과 카메라와 스틱으로 양손이 힘들어 스틱 하나는 접어 배낭 옆에 끼웠는데 도대체 어디서 흘린걸까?
갈등 커지기 전에 얼른 포기를 택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 새것으로 사자. 그러나 새것으로 산들 이보다 더 가벼울 수는 없는데...
잃어버린 것은 2년 전 그랜드 캐년 트레킹 때 미국에서 산 것인데 끝 뾰족한 산행용 스틱은 아니나
무게가 엄청 가벼운 재질(300g 미만)이라 흡족해하며 사용하던 것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혼자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힘들어 얼른 돌아서지질 않아 마음을 접었다.
그러고 보니 함양 백운산 산행날 계곡 건너다 바위틈에 낀 스틱이 빠지질 않아 놓치는 바람에 급물살에 떠내려간 일,
정령치에서 잠시 쉬다 스틱을 놓고 고리봉으로 오른, 두 번 다 2005년의 일이니 십 여년 전 두 번 스틱을 잃은 후 처음이다.
신선봉이 보이는 소나무 아래에서
계곡을 향해 내려딛는 모습을 지기님이 몰카로.
선두 그룹은 그냥 내려가고, 계곡 물가에서 중간그룹 식사 중이라 함께 식사 나누기.
꼴찌로 내려와 급한 마음에 본인 반찬은 꺼내지도 않고, 밥만 꺼내 얼른 물에 말아 후룩 후룩 넘겼다.
바위에 물길을 만들며 흐르는 화암사 계곡.
신선봉에서 발원한 신선계곡의 맑은 물이 소와 폭포를 이루며 우거진 숲 사이로 흘러 내리고 있다.
화암사 입구 도착.
계곡 위로 만들어진 화암사 다리.
화암사 종루.
화암사 계단에서 수바위 배경으로.
화암사에서 보이는 수바위를 Zoom in~
高城 禾巖寺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에 있는 불교 사찰.
1990년 9월 7일 설법전이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114호로 지정되었다.
769년(신라 혜공왕 5) 진표율사(眞表律使)가 설악산 북쪽 기슭에 창건한 비구니 도량으로, 당시에는 화암사(華巖寺)라고 하였다.
1623년(인조 원년) 소실된 것을 1625년 중건하였다.
1864년(고종 원년) 수바위 아래에 옮겨 중건한 뒤 바위의 이름을 따서 수암사(穗岩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1912년 다시 지금의 이름으로 고쳤다. 1915년에 화재로 중건하였고 6·25전쟁 때도 소실되어 중건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화재와 중건을 거듭하였다.
1991년 신평들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를 앞두고 주변 정비계획에 따라 조선시대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도(浮屠)들과 일부 계단석을 제외한 일주문, 대웅전, 요사채 등 대부분의 건물들을 철거하고새로 건립하였다.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천여 명의 불교국가 청소년들이 법당에서 수계식을 가졌으며,
그 후 대회장은 청소년 수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금강산 화암사 주변 숲길 트레킹 마치고 귀가행 버스에.
차 타고 내려오며 차창 통해 울산바위 촬영.
울산바위 아래 달마봉도 한 컷.
다른 때 같으면 바닷가로 가 회를 먹곤 했는데 회를 즐기지않는 사람들이 있어
건어물도 사고, 각자 취향과 입맛에 따라 하자는 의견에 따라 속초 시장으로.
며칠 전 속초 친구로 부터 속초에서 유명하다는 먹거리 소개를 받았는데 닭강정 집이 눈에 띈다.
부산 갔을 때 남포동에서 씨앗 호떡 사먹었는데 여기서도 보인다. 가게 앞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몇 명은 횟집에서 생선회 맛보기.
회 맛까지 즐기고 돌아오니 가뜩이나 흐린날이라 더 일찍 어두워진다.
긴 산행이 아닌 적당한 거리의 트레킹, 비내린 날씨가 야속했으나 다시 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지도 모르는 기대감이 있어 좋다.
집에 와 며칠 곰곰히 생각해보니 손에 쥐고 다니던 스틱은 아무데나 흘린게 아니고, 하산 중 달마봉 찍기위해 잠시
바위에 걸쳐 놓고 올라가 사진 찍은 후 다른 방향으로 내려오느라 스틱을 못보고 바쁜 마음에 그냥 온것 같다.
그 당시 그런 줄 알았더라면 되돌아 갈만한 거리 였는데 그 땐 왜 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잃어버린게 좀 약오르긴 하지만 튼튼하고 바위에서도 덜 미끄러지는 끝 뽀족한 새 것 살 생각하니 그렇게 크게 서운하지만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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