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오대산 노인봉(老人峰,1338m)

opal* 2017. 10. 10. 23:00

 

노인봉(老人峰,1338m)은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와 평창군 도암면 병내리 사이에 위치하며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한다.

 

오대산은 비로봉(1,563m),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3m), 호령봉(1,561m)의 오대산지구
노인봉(1338m), 황병산(1,407m), 매봉산(1,173m)의 소금강지구로 나뉘며,  
노인봉은 비로봉(1,563m)과 황병산(1,407m) 사이 중간 지점에 있으며 아래로 소금강 계곡이 있다. 
소금강은 1970년 우리나라 명승1호로 지정된 곳이다.

 
이 산에서 발원한 청학천은 13km를 흘러내리며  낙영폭포, ·만물상, ·구룡폭포, 무릉계로 이어지고,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소와 담 등 많은 경관을 볼 수 있다. 

 

지난해(2016.11.11) 개통한 광주 원주 고속도로(고속국도 제 52호선)에 있는 광주 휴게소는 처음 들린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 깨끗해서 좋긴 한데 음식값이 좀 비싸다는 말을 듣는다. 민자 고속도로로 제 2영동 고속도로라고도 불린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의 먹구름이 신경 쓰이게 한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는 긴산행이라 우산 무게도 예민해진다. 

 

열흘 간의 긴 추석연휴 끝난 첫 날이라 도로엔 아침부터 차량이 많아 출발 4시간 만에 해발 960m 위치에 있는 진고개 도착.

산행 시작하며 첫발 딛던, 넓은 판석이 잔디사이 듬성듬성 깔렸던 오르막 길은 죄다 파헤쳐지고 아치문은 우측 옆으로 옮겨졌다.

도로 위에는 없던 터널이 보이는데 내년(2018년)에 개최될 평창 올림픽 영향인듯 싶다.

 

왼쪽에 있던 아치가 오른쪽으로 옮겨지고, 서서히 고도 높히던 오르막길 대신 돌계단에 이은 나무 계단 공사가 한중 진행 중에 있다. 

 

눈부신 햇살 받으며 옹기종기 모여 단체 인증부터 남기고 산행 시작.

 

나무계단 오르고 나니 넓게 단장해 놓았다.  길에 돌을 깔아 보수하는 것과 긴 세월 동안 어느 방법이 더 경제적일까?

 

왼쪽 동대산 쪽 바라보니 산꼭대기에 구름이 걸쳐 있고, 온 산은 울긋불긋, 좀 이를 줄 알고 왔더니 딱 보기 좋게 물들었다.  

 

단풍으로 채색된 숲 속엔 여인들의 탄성과 감탄의 연속, 곱게 물든 단풍 배경으로 사진 찍히느라 웃음소리 이어진다.   

 

능선 올라서서 우리가 가야할 봉우리 방향 바라보니 구름이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몰려 오며 경관을 감춘다.

 

구름이 들어찼으니 역광을 기대하긴 어렵고, 그런대로 수채화 같은 느낌드는 단풍도 예쁘다.  

 

 산행 길이가 14.3Km인 긴 산행 종주할 생각에 오늘은 사진 찍는 걸 자제 하기로 큰맘 먹었는데

셔터 눌러대던 손가락은 단풍의 유혹을 참기 힘들어 한다. 

진고개부터 노인봉 정상까지 4.1Km, 정상부터 소금강 분소까지 10.2Km로  긴 하산길에 경관 좋은 명소가 더 많다.    

 

파스텔 톤으로 변한 수채화 같은 고운 단풍 앞에서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그나마 찍어줄 사람이라도 있어 숲 속의 할멈요정으로 변한다.    

 

돌계단 오르고 나무계단 오르고,

 

 

 

단풍은 날씨 좋은 날 역광으로 찍어야 사진이 예쁜데 구름 들어차 몽환적 분위기 연출하니 그런 대로 멋지다.

 

 

 

 

멀리 외부에서 만산 홍엽을 바라보는 일도 즐겁지만, 자연 속에 묻혀 나무들과 동화되어 바깥 세상 바라보는 일은 더 즐겁다. 

자작나무 두어 그루가  채색을 도와주며 뽑내고 있다.

 

 

단풍잎이 아름다운 산으로 가자♪  산새들이 노래하는 산으로 가자♪ 노래가 떠오르면 노래 부르고,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발자국 소리가? 시 한 구절 떠올리며 노인봉 삼거리 도착. 정상이 200m 남았다.

어느핸가는 이곳에서 정상 오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일행들 만나 그대로 하산 한 적도 있다.

그런일 겪지 않기 위해 오늘은 카메라 셔터 누르기를 자제한 것이다. 

 

앞에서 먼저 걷던 몇 사람은 정상 딛고 내려와 점심 식사 중. 멀리서 보면 노인의 백발로 보인다는 정상을 이룬 바위가 보인다.

슾 속에선 걸을 땐 구름이려니 했더니 숲 벗어나니 빗방울이 소리없이 떨어지며 카메라를 적신다. 

예보로는 오후에 영동지역부터 내린다고 했는데 벌써 내리면 어쩌나? 하산길 경관이 더 좋은데?

정상이 코 앞에 있어 카메라를 배낭 속에 넣지도 못한다.      

 

노인봉은 내 생애 처음으로 산악회에 참석하여 첫 단체산행(2004년) 했던곳,

그 단체산행을 필두로 1년 뒤 2005.7.26. 두 번째,  일년 뒤 세 번째 산행(2006.12.5)은 백두대간 종주로 

대관령(08:00)에서 걷기 시작하여 오늘 산행들머리인 진고개(18:00)까지 산행거리 23Km를 꼬박 10시간을 걸었다. 

네 번째(2009.8.25)는 소황병산과 연계하여 걷고 두 달만인 다섯 번째 산행이 같은해인 2009.10.13. 

6년 만에 다시 찾은 여섯 번째 산행(2015.10.20)에 이어 2년만에 다시 찾은 오늘이 일곱 번째 산행(2017.10.10).

14년 동안 일곱 번 산행이면 평균 2년에 한 번씩은 찾은 셈, 이렇게 오래도록 다닐 수 있을 줄은 그땐 전혀 예상 못했다. 

 

노인봉은 백두대간 마루금 옆에 우뚝 솟아 있기도 하지만, 길이가 10 여Km나 되는 거칠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산 길이

우리나라 명승1호로 지정된 청학동 소금강 계곡으로 멋진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꽃띠님, 이쪽 좀 보세여",  "여기두요~"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다 내려가 정상에 아무도 없어 혼자 셀카를 찍는 날도 있지만 

셔터 덜 누르며 열심히 걷다보니 오늘은 일행들에게 찍히기도 한다.

 

노인봉 정상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봉과 황병산, 동대산이 한눈에 보이는 곳인데 오늘은 비가 내려 조망이 전혀 없다.

 

노인봉은 정상에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은 모습이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 같이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본인에게는 특히 정상에만 눈으로 덮힌 모습을 동대산에서 바라 볼 때가 가장 멋져 보였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올지 없을지 모르는 노인봉 정상 모습을 오래 기억하고자 다시 한 번 셔터 눌러주며 작별하고 내려 딛는다. 

 

 시간상으로나 거리상 더 가서 점심식사를 해야 하는데 비가 점점 더 세차게 내려 대피소에서 식사를 하게 되니

다른팀들도 모여들어 장소가 좁아진다.  얼른 먹고 일어서서 우비 입고, 카메라는 비닐 봉투에 넣어 가슴에 품는다.

 

노인봉 대피소 앞,  사진에는 안보이는 이정표 우측으로 화장실이 있고, 황병산 가는 길이 흐릿하다. 

황병산은 백두대간에 속하지만 정상에 군 시설이 있어 갈 수는 없고, 대신 소황병산을 갈 수 있다.

 

진고개에서 정상까지 등산로는 약간의 가파른 곳만 지나면 걷기 좋은 코스이나 
정상 지나 대피소부터 청학동 계곡의 끝지점인 낙영폭포까지 1.5㎞의 길은  

커다란 돌들이 아무렇게나 박혀 있어 딛기 힘든 급경사 내리막이라 사진찍을 생각은 아예 포기. 

 

카메라를 가슴에 감춘 모습을 뒤에서 걷던 후미대장 휴대폰에  한 장 찍힌다.

 

지리산 둘레길 산행 때 처음 참석하여 그동안 몇 번 참석하며 노인봉은 오늘이 처음이라는 나이 드신 분,   

"정상까지는 그럭저럭 왔는데 내리막이라 더 힘들다" 며 "오늘은 산행이 길다 하여

2진으로 걸을까하다 산행날 보면 맨 뒤에서 걷기에 안심하고 따라 나섰더니... "

'나이든 여자도  걷는데 남자인 나라고 못걸을까' 했던 자신 생각이 완전 틀렸다고 하신다.  

"여기가 오대산이냐" 묻기에 "오대산 정상은 비로봉이고, 오대산의 여러 봉우리 중 한 곳 이다"  대답해주고  

 "올라온 곳 보다 내려가야할 길이 많이 길고 돌이 많으니 천천히 걸으세요" 했더니  

뒤에서 걷던 후미대장 "이 분은 제가 보조 맞춰 드릴테니 ㅎㅅ씨랑 앞에 먼저 가세요" 한다. 

 

거친 돌길 급경사 구간인 낙영폭포까지는 찍지않으려다 새롭게 설치중인 긴 계단이 보여 셔터를 눌렀다.

산꾼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해주시는 분들께 잠시 맘속으로 감사한 마음 전하며 편한 발걸음, 빗길인데도 미끄럽지 않아 다행이다.

 

낙영폭포 윗 부분, 비가 내려 그런지 다른 때보다 수량이 많다.

 

빗물에 젖어 단풍색갈도 더 짙다. 빗물에 젖은 쳘계단도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딛어 만난 낙영폭포. 이곳이 청학동 소금강의 맨 윗부분 이다.  여기서 부터는 계속 물과 함께 걷게 된다.

 

 

  

계곡물 배경으로 비에 젖은 단풍이 아주 곱다. 

 

 

 

 

 

청학도 소금강 끝부분인 만물상 부근이 눈앞에 보이는데 단풍은 안보인다. 전에는 단풍이 아주 멋져 무척 아름다웠었는데... 

오전에 걸었던 해발고도 960m~1340m까지 단풍 색은 좋았는데 고도가 낮아져 그런지 단풍색이 덜 들었다. 다음주 쯤이면 멋있겠다.

 

 

 

 

 

 

 

아름다운 계곡에 비가 내려 날씨도 어두운데 옆에서 걷던 동행인은 오늘 처음 와 본다며

"오늘 아침부어 걸어 힘들었던 피로가 이곳에 오니 한꺼번에 다 풀리는 기분" 이라기에 기념도 남겨 주었다. 

 

 

구룡폭포에서 2km 떨어진 곳에는 갖가지 형상을 지니고 있는 만물상은 이름 그대로 만가지 형상을 다하고 있다.
거인상, 귀면암, 이월암, 촛대석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바위는 갖은 형상을 갖추고 있다.

 

 

만물상 바위.

 

 

전에 찍은 사진 들이 많아 오늘은 대충 대충.

 

청학동 소금강 입구에서 시작된 무를계는 구퐁폭포 지나 만물상 만나기 전 학유대 앞까지 이어진다. 

 

구룡폭포 아랫부분, 

 

구룡폭포(九龍瀑布)
금강산에 있는 폭포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구룡폭포는 뒷부분과 아랫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청학동 소금강 계곡 중간 3km 구간에 9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연이어져 있고

구룡호에서 나온 아홉마리의 용이 폭포 하나씩을 차지하였다고 하여 구룡폭포라 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구룡폭포 윗부분.

 

 

 

금강산의 축소판이라 일컫는 '소금강'이란 이름은 율곡 이이가 청학동을 탐방하고 쓴 '청학산기'에서 유래되었으며

무릉계곡 바위에 아직 '소금강'이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하산 지점 가까이 내려왔는데 119 구조대원들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혹시 우리팀? 하산 시작되며 오버페이스로 몹씨 힘들어 하시던 분이 떠오른다.

 

청학동 소금강 계곡 입구에서 시작되는 무릉계는 학유대앞 까지 이어지고 상류쪽으로도  멋진 경관을 연출 한다. 

 

오랫만에 추석이 포함된 열흘간(9.30~10.9)의 긴 연휴로 푹 쉬고 나와 걸을 수 있을까 걱정했더니 힘들긴 했지만 그런대로.

2년전 산행 때 가장 멋진 단풍을 만나  이번엔 큰 기대를 안했기에 단풍도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

뒤에 오시는 분이 걱정되어 휴미대장에게 전화하니 아무탈 없이 잘 내려오고 있다는 말 들으니 안심 된다.  

 

오늘 산행시간 6시간 소요.

평소 2진으로 같이 다니던 일행들 역산행으로 구룡폭포까지 다녀왔다며 내게 박수를 보내니   

오랫만에 나온 이ㅁㅊ씨, "누난 사진만 안찍으면 빨리 다닐 수 있는데 그 무거운 카메라와 사진이 문제야" 

"ㅁㅊ씨도 그 소리야? 전에 방장산(2014.12.2) 갔을때 ㅈㅇ씨는 나더러 빨리 못걷는다고 '누님 카메라는 고장도 안나나?' 그랬었는데."

 

오늘 흡족하게 보지 못한 노인봉과 소금강 단풍은

2년전(2015.10.20) 촬영한 산행사진이나 우측 목록 꽃과 단풍 중 '노인봉 소금강의 가을'에 많이 있음.

 http://blog.daum.net/ongoijisin/5484 클릭

 

뒤에서 걷던 분 오기를 기다려 바로 귀가행 버스 출발.

가뜩이나 거칠고 가파른 돌 길에 비까지 내려 위험 요소가 많은데도 일행 모두 무사히 안전 산행하여 더욱 감사한 날. 

 

개통된지 일년이 채 안된 제2 영동고속도로는 산악지대에 생긴 도로라 터널이 많다. 

 

터널안이 쾌적해 보인다.

 

 

내린천 휴게소 전망이 좋다하여 일부러 들렸는데 해의 길이가 짧아져 이미 일몰 후, 전망은 볼 수 없었다.

 

.   

원작 '곰이 산을 넘어 오다'(엘리스 먼로)

영화 'Away From Her' 中 'only Yesterday'(어제 일만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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