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고흥여행 셋쨋날, 팔영산(八影山, 609m)

opal* 2017. 9. 13. 21:30

이번 고흥 여행은 원래 2박 3일 예정이었는데, 혼자만의 생각인 팔영산 때문에 하루 더 묵자고 했다. 

"친구들 같이 오기만 하면 고흥땅 골고루 구경시켜 주겠다"고 했다지만...  집 주인은 불편하겠지만 친구들도 싫지않은 눈치다.

 

 고흥에 오던 날은 비가 내렸지만 비 내린 뒤의 쾌청함과 깨끗함,  어제에 이은 상큼한 날씨로 몸과 마음까지 컨디션이 매우 좋다.  

 

어제 저녁, "고흥읍까지만 태워다 주면  버스 타고 과역 가서 능가사행 버스 갈아 타겠다" 했건만, 굳이...  

멀리서 팔영산이 손짓하며 부르는게 보이는데도 운전하시는 분은 혼자 고집 부리며 지름길을 놔두고 넓은 길로 가겠단다.

 

될 수 있으면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는 도우미님,, 고흥에 와서 1년을 살으셨다는데 길을 잘 모르고,

네비는 업그레이드가 안되었고, 휴대폰 보여주며 길 알려주겠다 해도 고개 저으며 안보시더니 이리 돌고 저리 돈다. 

 

마역행 버스 기다리고, 능가사행 버스 배차시간 계산하면 그것 보다야 나으려니 생각하니 맘은 편해지고, 

팔영산이 가까이 보이니 혼자서라도 갈 수 있음에 마음 속에선 쾌재 나오고, 가슴은 쿵쾅콩쾅 신명나게 요동친다.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고흥분소와 팔영산 탐방 지원센터가 있는 주차장 도착하니 사람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하다.

 

능가사(楞伽寺)는 전남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팔영산(八影山) 아래 있는 절 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순천에 있는 송광사(松廣寺)의 말사이다.

7년 전 왔을 땐 송광사부터 선암사까지 새벽내 굴목재 길을 걸었고, 다음날 이곳에 와 팔영산 산행을 했었다.

 

함께 집 나선 친구 셋은 산행을 못해 사진 한 장 기념 남겨준 후 돌아서고 나홀로 산행, 

친구들은 "혼자 보내 미안하다" 하지만, 함께 온 친구들 놔두고 혼자 산행하는 쪽에선 더 미안한 마음 이다, 

친구 셋은 차 타고 여기 저기 그제 어제 갔던 곳 외에 못가본 고흥 구석 구석 유람할 예정이고,

한 사람은 고흥에서 제일 높은, 고흥 제 1경인 팔영산 꼭대기에서 고흥 전체를 한 눈에 다 내려다 볼 생각 이다.

 

대웅전 앞을 지나 좌측으로 있는 등산로 찾기. 산행이 목적이라 사찰 둘러보기는 나중으로 미룬다. 

 

팔영산에 대해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중국의 위(魏, 한나라 왕조의 뒤를 이어 조비(曹丕)가 220년에 세운 나라)왕이 세수를 하려고 물을 받았더니

그 대야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쳤다. 그래서 신하들을 보내 찾게 하여 발견한 산이 팔영산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팔전산(八顚山)이라 부르던 것을, 그 후로 그림자 영 자로 바꾸어 팔영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에 한 번 오긴 했으나 오래 되기도 했지만 비오늘 날씨에 남들 뒤 따라가느라 산행 들머리가 흐릿하다. 

미리 속에 지도를 그려보니 우측 길은 탑재에서 하산했던 길이라 좌측에서 길을 찾는다.  

마음 같아선 깃대봉까지 갔다가 남포 미술관이 있는 영남면으로 하산하며 종주하고 싶은데.... 과연?

 

가마터쪽으로 난 길을 찾아 오르기 시작. 현재 시간 09:30

 

일단 흔들바위를 갈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찬란한 아침 햇살 받으며 아침이슬 맺힌 풀잎 밟고 녹색의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일은 혼자서도 룰루랄라, 최상의 기분이다. 

 

너덜길이 시작되어 돌 밟으며 한 발 한 발, 혼자이기에 더욱 더 조심.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라 양말은 두 켤레 신었지만 그래도 조심조심.

여행도 2박 3일 예정 했거니와 친구들은 산행을 안해 집에서 출발 전엔 팔영산 산행이 불확실해 스틱도 가벼운 것으로 하나만 준비 했다.

 

 

오르고 또 오르니 머리 위로 계곡 반대편 능선과 하늘이 빠끔히 보인다.  

 

옷은 땀으로 흥건히 젖고, 돌틈에서 조금씩 흐르는 물이 보여 준비해온 물을 얼른 마시고 계곡물을 받아 병을 채웠다.

물병 하나를 더 가져온다는게 아침에 급히 서두느라 미처 행기질 못해 물을 아껴야 한다. 

 

 

흔들바위를 만나니 등산로 길은 제대로 잘 찾아온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 

 

인기척이라곤 전혀 없는 산 속이라 잠시 쉴 겸 흔들바위 배경으로 혼자 휴대폰으로 셀카놀이.

 

다시 사브작 사브작 올라 묘지가 있는 능선 도착.

 

오를수록 경사는 더욱 급해지고, 등산로에 잔돌이 많으니 지난주 귀목봉 하산하며 잔돌 밟다 엉덩방아를 몇 번 찧고, .

그때 부딪친 어깨는 아직도 아파 더둑더 조심 스럽다.

 

철제 난간 잡고 의지하며 직벽 같은 바위 오르려니 힘이 많이 든다. 

 

바위에 올라서며 드디어 숲 속에서 나오니 하늘이 열리고 발 아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산행 시작부터 사람구경 못하다 첫째 봉우리인 유영봉에 오르며 처음으로 사람 구경을 한다. 

 

유영봉에서 만난 젊은 두 분은 등산객이 아닌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직원, 봉투와 집게를 보니 쓰레기 수거 중인 모양.  

반가운 마음에 셔터 부탁하니 기꺼이 이쪽 저쪽 배경으로 눌러 주신다.

혼자 왔냐며 묻기에 친구들 같이 왔다 산행 후 다시 만나기로 했다 얘기해주니 조심 조심 다니라며 여자만과 선녀봉을 알려준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답게 많은 섬들이 아름다워 눈이 호강을 한다.  바다 건너쪽은 여수지역이 된다

 

 

산 꼭대기에 혼자 서 있으니 천하를 다 얻은 느낌. 세상 부러운게 하나도 없는 이 순간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   

쾌청한 날씨를 똑같이 닮은 마음이라 메아리 들리도록 큰 소리로 야~호~ 라도 외쳐보고 싶은 심정 이다.  

 

2봉 성주봉을 배경으로.  날씨가 너무 쾌청해 조물주께 감사한 마음인데 팔영산 산신령님은 어쩜 이리 때맞춰 사람을 보내주셨는지...

 

1봉 유영봉에서 올려다 보이는 2봉 성주봉. 바위에 계단이 보인다.

 

유영봉(491m)에서 내려다 본 능가사 방향.

 

유영봉을 눈에 담고, 도와주신 분게 간식 조금 나누어 드리고 내려와 다시 2봉으로 향한다.  

 

국립공원 직원분들은 잠시 쉬고 내려간다며 나무그늘로 들어서고, 혼자 2봉 성주봉을 향하여 계단을 오른다.

 

2봉 성주봉을 오르며 돌아본 1봉 유영봉.

 

2봉 성주봉 오르는 계단 옆으로 전에 잡고 오르내렸던 쇠사슬 줄과 손잡이 고리가 보인다.

 

전에 잡고 다닐 땐 반질반질하던 손잡이가 계단으로 인해 녹슬어 붉게 변했다.

 

 

딛고 다니던 발판도 붉게 녹슬고.

 

2봉 성주봉에서 바라본 1봉 유영봉이 한참 아래로 보이며 등산객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군데 군데 보이는 작은 마을을 제외하곤 고흥반도가 거의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듯 하다.  

 

2봉 성주봉(538m) 도착.  유영봉보다 47m 더 높다

 

때맞춰 나타난 등산객 두 명이 있어 서로 찍어주고 찍힌다.  이 또한 감사한 일.

 

2봉과 3봉(생황봉) 사이 바위 길은 험하지만 가까워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3봉 생황봉(564m)에서 바라본 좌측 6봉(두류봉)과 우측 4봉(사자봉). 5봉 오로봉은 4봉(사자봉) 뒤로 있어 보이지 않는다.

 

2봉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3봉 생황봉에서도 서로 찍어주기. 

 

4봉 쪽으로 향하는 3봉 생황봉 계단.  바위봉우리를 오르내리기 위해 계단이 양쪽으로 있다.

 

다시 4봉 사자봉 오르기.

 

 

4봉 사자봉(578m) 오르며 뒤돌아본 3봉 생황봉(564m)과 선녀봉. 등산객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4봉 사자봉에서 바라본 5봉과 6봉. 오를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4봉 사자봉 오르며 바라본 선녀봉. 바다 건너로 여수땅이 보인다.

 

섬들로 인해 바다가 더 아름다워 보여 줌으로 당긴 모습.

적금도엔 다리 놓여진 모습이 보이고, 그 뒤로 두 기둥이 보이는데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4봉 사자봉(578m)

 

4봉 사자봉(578m)에 이은 5봉 오로봉(579m)

 

5봉 오로봉(579m) 오르며 뒤돌아본 4봉 사지봉(578m). 높이가 거의 같다.

 

빨리 따라온 등산객이 바뀌어 이번엔 다른이에게 직힌다. 뒷배경은 6봉 두류봉.

 

깃대봉(609m)을 제외한 바위봉 여덟 봉우리 중 제일 험해 보이는 6봉 두류봉(596m), 7봉 칠성봉(598m) 다음 두 번째로 높다. 

직벽에 가까워 계단은 없고, 잡고 올라가야 할 난간(사진 아래 가운데)이 봉우리 따라 왼쪽으로 빙 돌며 위로 올라가는게 보인다.      

 

5봉 하산, 시간은 아직 12시 전인데 아침도 일찍 먹은데다 단숨에 다섯 봉우리를 오르내렸더니 허기가 느껴진다.

더군다나 6봉 두류봉은 더 높고 제일 험한데 계단도 아닌 난간을 잡고 올라야해 힘을 많이 오구한다. 

 

고개를 뒤로 바짝 젖혀야 위가 보이는 6봉 두류봉 바위 그늘에 반반한 돌 찾아 셋팅하고 식탁과 의자삼아 자리잡고 점심식사.

친구가 싸준 도시락은 처음 맛보는 초석잠까지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훌륭한 성찬, 감사한 마음으로 뚝딱 해치우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버스 가득 단체로 온 등산객 한 무리가 부러운 듯 쳐다보며 배고프다며 지나간다.  단체 일행은 6봉 넘어가 먹는다고 한다.

 

밥도 먹었겠다 기운내서 난간 잡고 6봉 두류봉 오르기.

 

한참을 낑낑대고 올라 6봉 두류봉 정상석을 만난다. 

 

6봉 두류봉(596m)에서 조망되는 3, 4, 5봉  1봉과 2봉은 높이가 낮고 방향이 달라 가려져 안보인다.

 

6봉 두류봉(596m)에 오르니 능가사 반대편으로의 조망이 펼쳐져 줌으로 당겨 찍어 보았다.

 

위 사진 우측으로 아래 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원스런 이맛을 어디에 비할까? 함께 온 친구들에게 이런 비경을 보여줄 수 없어 마음만 안타깝다.

 

6봉 두류봉(596m)에서 조망되는 팔봉산 정상 깃대봉(609m)은 바위 봉우리가 아니다.

마음 같아선 단숨에 달려가 깃대봉 찍고 영남면으로 하산하고 싶지만 거리에 비해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청명한 날씨에 복사열까지 더해지는 바위 봉우리에서 물이 모자라 겨우 겨우 입만 축이려니 갈증이 더 난다.

 

6봉 두류봉(596m)에서 조망되는 7봉 칠성봉(598m). 깃대봉을 제외한 여덟 봉우리 중 가장 높은 봉우리 이다.

 

6봉 두류봉에서 조망되는 사방으로의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경관부터 감상 후 인증샷 남긴다. 

한무리의 등산객도 모두 지나고, 봉우리 마다 보이는 이도 없어 혼자 셀카로 찍었더니 어색하기만 하다.

 

팔영산 6봉 두류봉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순천만을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경관을 줌으로 당겨 보았다. 

이렇게 멋지고 시원스런 모습을 7년 전 왔을 땐 비가 내려 못보고... 이번엔 함께 온 친구들이 못보고...

 

팔영산에서 동쪽으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줌으로.

아래 사진은 위 사진 우측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섬들이 많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라 불릴만한 아름다운 비경.  친구들아 혼자만 봐서 미안해~

 

깃대봉을 제외한 여덟개의 바위 봉우리 중 제일 높은 7봉 칠성봉과 주변 풍광.

비경이 멋진 6봉 두류봉을 내려 딛고 다시 7봉 칠성봉을 향한다. 동쪽으로 보이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남쪽으로의 풍광도 멋지다.

 

6봉 두류봉 내려딛기. 계단의 연속이지만 올라올 때 난간 보다는 덜 위험하고 훨씬 편하다.

 

6봉을 내려 딛으니 5봉 내려와 점심 먹을 때 지나걌던 한 무리의 단채 등산객이 식사 중 이다.

 

 

7봉 칠성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도 지나야 한다.

 

여덟 바위 봉우리 중 제일 놓은 7봉 칠성봉(598m)

해발높이만 볼 땐 고산에 비할 바 못되지만 산행 들머리 고도가 낮고, 여러 바위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 해서 체력 소모가 크다. 

 

7봉 칠성봉(598m)에서 바라본 6봉 두류봉(596m),  여자만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자랑스럽다는 둣 뽑내고 있다. 

 

6봉 두류봉에서 볼때 안 보여 7봉 칠성봉 바로 뒤에 숨어 있을 줄 알았던 8봉 적취봉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7봉 칠성봉(598m). 6봉 지나 점심 먹던 등산객이 따라와 찍어준다. 해의 고도가 높아 그늘져 정상석 이름이 잘 안보인다.

구미에서 왔다며 나이 묻기에 대답해 줬더니 놀란다.  예쁘고 매력있는 젊은 여인인데 자기는 그렇게 오래 못다닐 것 같단다.

 

7봉 칠성봉에서 줌으로 당겨본 8봉 적취봉(591m).과 깃대봉(609m).

 

7봉 칠성봉 바위 사이 비집고 내려 딛기도 그렇지만, 높낮이 차이가 많아 다리가 짧아 내려 딛기가 만만치 않다.

 

 

8봉 적취봉(591m) 오르며 뒤 돌아본 7봉 칠성봉(598m). 방금 내려딛은 것 같은데... 돌아보면 멀다.

 

7봉 칠성봉에 가려 잘 안보이던 섬들이 좀더 가까이 잘 보인다.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마복산과 팔영산 사이에 있어 마복산에서 보아도 팔영산 배경으로 멋지게 보일 것 같다.  

위 사진 우측으로 아래사진 모습이 이어지는 멋진 풍광이다.

한 발짝 가까이 오니 더 멋져 보여 마냥 서서 내려다보고 싶은 풍광이다.

 

7봉 칠성봉과 작별하고 8봉 적취봉을 향한다.  칠성봉과 아주 가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

 

7봉 칠성봉을 내려 딛고 다시 바위봉 오르기.

 

바위봉을 오르면 바로 8봉 적취봉 정상석이 나타나려니 했더니... 웬걸? 등산객 속이는 바위들 이다. 

 

8봉 적취봉 정상인 줄 알고 올라섰더니 정상석은 저만치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드디어 여덟개의 바위 봉우리 중 마지막 봉우리인 8봉 적취봉(591m).

정상 깃대봉(609m)은 더 가야 한다.

 

산행은 살아온 인생길 같은 것, 금방 지나온 것 같은데도 돌아보면 멀다.

7봉 칠성봉 뒤에 바로 8봉 적취봉이 있을 줄 알았더니...  바위로 이어진 능선 끝에서 7봉 칠성봉이 잘가라며 인사 한다. 

 

8봉 적취봉에선 한 무리의 등산객 속에 섞여 7봉 칠성봉과 선녀봉까지 넣고 인증 남긴다.

그동안 다른 봉우리들은 눈여겨 보질않아 몰랐는데 적취봉은 정상석 양쪽으로 글씨가 똑같다.

처음엔 반대쪽에서 올라 오느라 그대로 폼잡았더니 그늘져 뒤돌아 찍으니 밝고 배경도 훨씬 낫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계절에 날씨마저 쾌청하여 산행하기 딱 좋은 날. 아 나는 무슨 복에?

아직 하산할 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감사한 날.  

 

떠나기 아쉬워 한참을 머뭇거렸다. 마음은 깃대봉(609m)으로 가 영남면으로 하산 하고 싶은데, 

깃대봉 가려면 빨리 떠나야 하지만, 물이 부족하고, 체력 소모가 커 아쉽지만 마음 접고 능가사로 하산하려니 발이 더 안떨어진다. 

동행인이 있거나 물이 넉넉하면 가 볼 수도 있겠지만 혼자라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현재 시간 13시 50분, 느긋하게 다니느라 산행 시작 네 시간 넘게 걸렸고, 하산 할 체력도 남겨 두어야 한다.  

언젠가 또 고흥에 올 기회가 있다면 능가사가 아닌 남포 미술관 쪽에서 올라 깃대봉을 올라 보리라... 

 

8봉 적취봉 내려딛는 길.

 

 

바다정원을 내려다보며 하산 시작.

 

8봉 적취봉을 내려딛는 중 갈림길, 좌측으론 깃대봉, 우측으론 탑재로 가는 갈림길이다. 

단체로 온 일행들은 깃대봉 오른 후 영남면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하산 지점까지의 거리는 어느쪽으로 가나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다시 오르는 오르막은 많은 체력을 요구하니 마음 접는다

 

깃대봉은 가까이서 손짓하나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발 아래 보이는 바다와 섬들을 눈에 담는다.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여한없이 즐긴 산행이라 자신에게도 박수 보내며 조심 조심 내려 딛는다.   

 

8봉 적취봉 삼거리 갈림길에서 탑재로 가는 등산로, 그늘로 들어서니 순전히 돌만 깔린 너덜길 이다.

 

봉우리 위에서 종일 뙤약볕 쬐다 그늘에서 걸으니 한결 시원하다.

 

쉼터는 간간히 보이지만 쉬지않고 계속 내려 딛다 도중에 조금씩 흘러내리는 물이 보여 떠 마시고, 병에도 채웠다.  

물이 부족해 능선에서 느끼던 갈증을 계곡에 와 해소 시킨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편백나무 군락지에선 긴소매 옷도 걷어 피부에 공기 접촉도 시켜준다.  

 

 

탑재가 있는 임도 도착. 친구들에게 데리러 오랄까 하고 전화하니 불통 지역, 휴대폰이 전혀 반응이 없다. 

 

 

탑재 그늘막 쉼터에서 잠시 휴식. 휴대폰으로 셀카놀이 하니 음양 차이가 너무 커  색감이 제대로 안나온다.

 

다시 내려딛으니 계곡물 수량도 조금 더 늘어 더 시원하다.   

 

 

어느 곳은 등산로가 수로가 되고,

 

원점회귀 산행이라 지금은 날머리지만, 산행 시작했던 들머리 가까운 곳에 사방댐이 보인다.

 

 

 오전엔 보고도 못느꼈는데 하산하여 다시 보니 막대기둥 돌들은 전에 바위 봉우리마다 부여잡고 같이 사진 찍혔던 정상석 이다. 

산행 마치고 다내려왔다고 친구에게 전화하니 자기네들은 천등산 꼭대기에 있어 이곳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고 한다.

 

 

  

팔영산(八影山, 609m)은 전남 고흥군 영남면과 점암면에 걸쳐 있다.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늘어 섰는데,  산세도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정상에 오르면 다도해의 절경과 함께 고흥군 전체가 한눈에 보이고 멀리 여수까지 보인다. 
  1998년 7월 30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팔영산지구로 승격되었다.

 

 바위봉우리만 줌으로 당긴 모습. 아기자기한 암릉이 재밌기도 하지만 저 바위 봉우리 마다 내 두 발로 모두 걷고 내려오다니...

다시 보니 힘들만도 하겠단 생각 든다.

 

능가사(楞伽寺)는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 1644년(인조 22)에 벽천(碧川)이 중창하고 능가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1768년(영조 44)과 1863년(철종 14)에 각각 중수하였으며, 1993년에 응진전, 1995년에 사천왕문을 각각 수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정면 5칸, 측면 3칸에 팔작지붕을 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95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응진당, 종각, 천왕문(天王門), 요사채 등이 있다.


문화재로는 350여 년 전에 나무로 만든 뒤 개금한 불상 8위와 나무로 만든 뒤 도분(塗粉)한 불상 22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된 높이 157㎝의 범종(梵鐘)과 4.5m의 목조사천왕상(木造四天王像),
귀부(龜趺) 위에 세워진 높이 5.1m의 사적비(事蹟碑)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70호로 지정되어 있다.

 

봄꽃들 모두 지고 난 뒤 한여름에 뽑내는 배롱나무가 초가을 되도록 나 오기만을 기다려 주는 둣 하여 꽃에게도 고맙다. 

 

 

친구들이 오려면 시간 걸린다 하니 사천왕문 앞에서 셀카 찍으며 시간 보낸다.

산행 마친 현재 시각 15시 45분, 5시간이면 충분한 산행 시간인데 천천히 즐기느라 한 사긴 더 걸려 6시간이 소요 되었다. 

 

주차장 옆 문 활짝 열린 탐방 지원센터 들어가 앉아 있으니 유영봉에서 만났던 직원 분이 내려오셨느냐며 시원한 물을 주신다.

나이 묻기에 대답해 주니 그 연세에 어떻게, 그것도 혼자, 남자들도 쉽게 오르려 하지 않는 산을 다니느냐며,

특히 6봉(두류봉)은 직벽이라 아주 힘든데 고생하셨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내시다  

3년 후 목포에서 여수까지 새로 만드는 해안도로가 개통되면 차 갖고 다시 오라고 한다. 제발 그럴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을꼬?

 

천등산에서 오고 있다는 일행 기다리는 내가 지루해 보였던지, 직원 한 사람이 업무차 고흥읍 간다며

차 태워 준다기에  점안까지만 가서 내려달라 하여 친구 일행들을 만났다.

 

숙소집 도착하여 짐 내려놓고, 친구들 다 함께 바로 우렁 잡으러 나섰다.

 

마을 논에 우렁이 많다고 해 우렁 데쳐 넣고 강된장 끓여 호박잎 쪄서 저녁 반찬할까 하고 나섰더니

논에 벼포기도 빽빽하거니와 해가 진 후라 우렁이 잘 보이지 않아 대여섯 마리 잡다 포기 했다. 

 

나뭇가지를 꺾으면 ‘댕강’ 하고 부러진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댕강나무, 여러 종류 중 꽃댕강 나무를 이곳에 와 처음 본다. 

밭에 심어논 석류는 많으나 봄에 가물고 가을에 비가 많이 와 그런지 열매가 모두 병 든 모습이고, 아직 영글지 않아 딸 수가 없다. 

 

귀가 시간이 늦어 허겁지겁 밥 볶아 저녁 식사하며 혼자 팔영산 올라 멋진 경관 본게 미안하다 했더니

친구들은 친구들 대로 멋진곳 드라이브 하며 우주발사대 전망대에 가 아름다운 전망 감상하고, 맛있는 점심 먹고,

차로 천등산 꼭대기까지 올라 멋진 경관 구경했노라며 자랑을 하니 미안한 마음이 차츰 사그러 든다.

 

팔영산 산행은 버킷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 속에 품고 있던 꿈 하나를 이루었으니 역시 꿈은 꾸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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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귀목봉(1036m)  (0) 2017.09.05
괴산 막장봉(887m)  (0) 2017.08.22
단양 두악산(斗岳山, 723m)  (0) 2017.07.18